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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 상황을 살피겠습니다." 원담이 그 말을 따랐다. 곽도는 기주로 가서 원상을 만났다. 예를 다한 후, 원상이 물었다. "형님은 왜 오지 않습니까?" 곽도가 말했다. "병이 들어 군중에 있어 만나지 못했습니다." 원상이 말했다. "나는 아버지의 유언을 받아 나를 주인으로 세웠고, 형님을 거기장군으로 삼았습니다. 지금 조조의 군대가 압박하고 있으니, 형님이 선봉이 되어 주시고, 내가 뒤따라 병력을 지원하겠습니다." 곽도가 말했다. "군중에는 좋은 계책을 논의할 사람이 없으니, 심정남과 봉원도 두 사람을 보좌로 삼아 주십시오." 원상이 말했다. "나도 이 두 사람의 계책을 필요로 하니, 어떻게 떨어질 수 있겠습니까?" 곽도가 말했다. "그러면 두 사람 중 한 사람을 보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원상은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에게 추첨을 하게 하니, 봉기가 뽑혔다. 원상은 봉기에게 인수와 완장을 주어 곽도와 함께 원담의 군중으로 가게 했다. 봉기가 원담의 군중에 도착하니, 원담이 병이 없음을 보고 마음이 불안해졌다. 인수와 완장을 바치니, 원담이 크게 화를 내며 봉기를 죽이려 했다. 곽도가 은밀히 간언하여 말했다. "지금 조조의 군대가 압박하고 있으니, 일단 봉기를 여기 두어 원상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조조를 격파한 후에 기주를 다투는 것이 늦지 않습니다." 원담이 그 말을 따랐다. 곧바로 진영을 정비하고 이양으로 나아가 조조의 군대와 맞섰다. 원담이 대장 왕소를 보내 싸우게 하니, 조조는 서황을 보내 맞섰다. 두 장수가 몇 합을 겨루지 못하고, 서황이 한 칼에 왕소를 베었다. 조조의 군대가 기세를 몰아 공격하니, 원담의 군대가 크게 패배하였다. 원담은 패잔병을 이끌고 이양으로 돌아가, 사람을 보내 원상에게 구원을 요청하였다. 원상은 심배와 상의하여 병력 5천 명만을 보냈다. 조조는 구원군이 온 것을 알고, 악진과 이전을 보내 중간에 매복하고 양쪽에서 포위하여 모두 죽였다. 원담은 원상이 병력 5천 명만 보내고 중간에 모두 죽임을 당한 것을 알고 크게 화가 나서 봉기를 불러 꾸짖었다. 봉기가 말했다. "제가 주공에게 편지를 써서 직접 구원하러 오시게 하겠습니다." 원담이 봉기로 하여금 편지를 쓰게 하고, 사람을 보내 기주로 보내었다. 원상은 심배와 상의하였다. 심배가 말했다. "곽도는 계책이 많아, 지난번 다투지 않고 물러난 것은 조조의 군대가 경계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조조를 격파하면 반드시 기주를 다투러 올 것입니다. 구원군을 보내지 말고, 조조의 힘을 빌려 제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원상이 그 말을 따르고 병력을 보내지 않았다. 사자가 돌아와 보고하니, 원담이 크게 화를 내고 봉기를 죽이고 조조에게 항복하려고 하였다. 이 소식을 들은 첩자가 원상에게 비밀리에 알렸다. 원상이 심배와 상의하여 말했다. "원담이 조조에게 항복하여 함께 공격하면, 기주가 위험해질 것입니다." 그래서 심배와 대장 소유를 남겨 기주를 굳게 지키게 하고, 자신은 대군을 이끌고 이양으로 가서 원담을 구원하였다. 원상이 병중에 누가 선봉을 맡을 수 있는지 묻자, 대장 여광과 여상 형제가 자청하였다. 원상은 병력 3만 명을 보내 선봉으로 삼아 먼저 이양으로 보냈다. 원담은 원상이 직접 온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기뻐하여 조조에게 항복하려던 계획을 중단하였다. 원담은 성 안에 병력을 주둔시키고, 원상은 성 밖에 병력을 주둔시켜 서로 각을 이루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원희와 고간도 모두 병력을 이끌고 성 밖에 도착하여, 세 곳에 병력을 주둔시키고 매일 조조와 대치하였다. 원상이 여러 번 패배하고, 조조의 군대는 여러 번 승리하였다. 건안 8년 봄 3월에 조조는 병력을 나누어 공격하니, 원담, 원희, 원상, 고간 모두 크게 패배하고 이양을 버리고 도망쳤다. 조조는 병력을 이끌고 기주까지 추격하였다. 원담과 원상은 성에 들어가 굳게 지켰고, 원희와 고간은 성에서 30리 떨어진 곳에 진을 치고 허세를 부렸다. 조조의 군대는 연일 공격하였으나 함락시키지 못했다. 곽가가 진언하여 말했다. "원씨 가문은 장자를 폐하고 어린 아들을 세웠으니, 형제들 간에 권력을 다투고 각자 당파를 이루었습니다. 급히 몰아붙이면 서로 돕지 않을 것입니다.조조는 곽가의 말을 좋게 여겨, 가후를 태수로 임명하여 여양을 지키게 하고,

조홍에게 군사를 이끌고 관도를 수비하게 했다. 조조는 대군을 이끌고 형주로 진격했다. 원담과 원상이 조조의 군대가 물러갔다는 소식을 듣고 서로 축하했다. 원희와 고간은 각자 떠났다. 원담이 곽도와 신평과 상의하여 말했다. "나는 장자인데도 아버지의 사업을 계승하지 못했다. 원상은 계모의 자식인데도 큰 작위를 받았다.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곽도가 말했다. "주공께서는 성 밖에 병력을 집결시키고, 현부와 심배를 초대하여 술을 마시게 한 후, 매복한 병사들로 그들을 죽이면 대사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원담은 그 말을 따랐다. 마침 별가 왕수가 청주에서 와서, 원담이 이 계책을 말하자 왕수가 말했다. "형제는 좌우의 손과 같습니다. 지금 남과 싸우면서 스스로 손을 잘라내고 이길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습니다. 형제를 버리고 친하지 않는다면, 천하에 누가 주공을 따르겠습니까? 모함하는 자들이 형제를 이간질하여 하루의 이익을 얻으려 하니, 부디 귀를 막고 듣지 마십시오." 원담은 화를 내며 왕수를 쫓아내고, 사람을 보내 원상을 초대했다. 원상이 심배와 상의하자, 심배가 말했다. "이것은 분명 곽도의 계책입니다. 주공께서 가시면 반드시 간계에 빠질 것입니다. 차라리 이 기세를 타고 공격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상은 그 말을 따르고, 즉시 병력을 이끌고 출정했다. 원담이 원상이 병력을 이끌고 오는 것을 보고, 일이 탄로났음을 알고, 역시 병력을 이끌고 출정했다. 원상이 원담을 보자 크게 꾸짖었다. 원담도 꾸짖으며 말했다. "너는 아버지를 약으로 죽이고 작위를 빼앗더니, 이제는 형을 죽이려고 하느냐!" 두 사람이 직접 싸웠으나, 원담이 크게 패배했다. 원상은 직접 화살과 돌을 무릅쓰고 싸워 원담의 패잔병을 평원으로 몰아냈다. 원담이 곽도와 다시 상의하여 진군을 결의하고, 잠벽을 장수로 임명하여 병력을 이끌고 나아갔다. 원상도 병력을 이끌고 기주에서 나왔다. 두 군대가 대치하자, 잠벽이 나와서 욕설을 퍼부었다. 원상이 직접 나가 싸우려 하자, 대장 여광이 말을 타고 나가 잠벽과 싸웠다. 두 장수가 수십 합을 겨루다가, 여광이 잠벽을 베어 죽였다. 원담의 군대가 다시 패배하여 평원으로 도망쳤다. 심배가 원상에게 진군을 촉구하여 평원까지 추격했다. 원담이 버티지 못하고 평원으로 물러나 굳게 지켰다. 원상은 세 방향에서 성을 포위하고 공격했다. 원담이 곽도와 상의하여 말했다. "지금 성안의 식량이 적고, 적군의 기세가 강하여 맞설 수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사람을 보내 조조에게 항복하여, 조조가 병력을 이끌고 기주를 공격하게 하면, 원상이 반드시 구원하러 돌아갈 것입니다. 그때 장군께서 병력을 이끌고 양쪽에서 협공하면 원상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조조가 원상의 군대를 격파하면, 우리는 군사들을 모아 조조를 막을 수 있습니다. 조조의 군대는 멀리서 왔으니, 식량이 부족하여 스스로 물러갈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다시 기주를 차지하고 진격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원담이 그 말을 따르고, 사람을 보내 조조에게 항복하려 했다. 곽도가 말했다. "신평의 동생 신비는 평원의 현령으로, 말재주가 뛰어난 사람입니다. 그를 사자로 보내는 것이 좋겠습니다." 원담은 신비를 불러 서신을 주고, 군사 3천 명을 보내 신비를 호송했다. 신비는 밤낮으로 달려 조조의 진영에 도착했다. 조조는 서신을 읽고 신비를 진영에 머물게 하고, 문무백관과 상의했다.程昱이 말했다. "원담이 원상의 공격을 견디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항복한 것이니, 믿을 수 없습니다." 여건과 만총도 말했다. "승상께서 이미 병력을 이끌고 이곳에 왔는데, 어찌 다시 유표를 버리고 원담을 도울 수 있겠습니까?" 순유가 말했다. "세 분의 말씀이 옳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는, 천하가 어지러운 가운데 유표는 강남에서 발을 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는 사방에 뜻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원씨 가문은 네 주를 차지하고 있으며, 병력도 수십 만에 이릅니다. 두 형제가 화목하게 지키면, 천하의 대세는 알 수 없습니다. 지금 그들이 서로 공격하여 힘이 다해 저희에게 항복하니, 우리가 병력을 먼저 원상을 제거하고 그 변화를 지켜본 후 원담까지 제거하면, 천하는 평정될 것입니다.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조조는 크게 기뻐하며, 신비를 초대해 술을 마시며 말했다. "원담의 항복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원상의 군대가 과연 이길 수 있는지 말해보시오." 신비가 대답했다. "명공께서는 진실과 거짓을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원씨 가문은 연이어 패배하여 외부로는 병사들이 지쳤고, 내부로는 모신들이 처형되었습니다. 형제간의 불화로 나라가 둘로 나뉘었습니다. 더구나 기근과 천재로 백성들이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지혜로운 자나 어리석은 자나 모두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하늘이 원씨 가문을 멸하려는 때입니다. 지금 명공께서 병력을 이끌고 업을 공격하면, 원상이 돌아와 구원하지 않으면 둥지를 잃게 되고, 돌아와 구원하면 원담이 뒤를 칠 것입니다. 명공의 위세로 지친 병사를 공격하면, 가을 바람에 낙엽을 쓸어내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형주를 공격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입니다. 형주는 풍요로운 땅이라 백성이 순종하여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더구나 사방의 걱정 중에 가장 큰 것은 하북입니다. 하북이 평정되면 패업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명공께서 잘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조조는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신비와 더 일찍 만났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날로 군사를 이끌고 다시 기주로 돌아갔다. 현덕은 조조가 계략이 있을까 두려워 추격하지 않고, 군사를 이끌고 형주로 돌아갔다. 한편 원상은 조조의 군대가 하수를 건넜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군사를 이끌고 업으로 돌아가, 여광과 여상에게 후방을 맡겼다. 원담은 원상의 군대가 퇴각하는 것을 보고 크게 기뻐하며평원군마가 뒤따라왔다. 몇십 리도 가기 전에 포성이 울리고 두 군대가 동시에 출현했다. 왼쪽에는 여광, 오른쪽에는 여상, 두 형제가 원담을 막아섰다. 원담은 말을 멈추고 두 장수에게 말했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나는 두 장군을 홀대한 적이 없소. 그런데 왜 지금 나의 동생을 따라 나를 괴롭히는 것이오?" 두 장수는 그 말을 듣고 말에서 내려 원담에게 항복했다. 원담은 말했다. "나에게 항복하지 말고, 조승상에게 항복하시오." 두 장수는 원담을 따라 진영으로 돌아갔다. 원담은 조조의 군대가 도착하자, 두 장수를 데리고 조조를 만났다. 조조는 크게 기뻐하며, 자신의 딸을 원담에게 아내로 주기로 하고, 여광과 여상을 중매인으로 삼았다. 원담은 조조에게 기주를 공격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조는 말했다. "지금은 군량이 부족하여 운반하기가 어렵소. 내가 제수로부터 기수로 들어가 백구를 통해 군량을 공급한 후에 진군하겠소." 그리고 원담에게 평원에 머물라고 했다. 조조는 군대를 이끌고 이양으로 퇴각하고, 여광과 여상을 열후로 봉하여 군대에 두었다. 곽도는 원담에게 말했다. "조조가 딸을 시집보내는 것은 진심이 아닐 것이오. 또한 여광과 여상을 봉상하고 군대에 데리고 간 것은 하북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함이오. 나중에 반드시 우리에게 화를 입힐 것이오. 주공께서는 장군 인장을 두 개 만들어 몰래 사람을 시켜 두 여에게 보내어 내응하게 하시오. 조조가 원상을 무찌르면 그 틈을 타서 일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오." 원담은 그 말을 따라 장군 인장을 두 개 만들어 몰래 두 여에게 보냈다. 두 여는 인장을 받은 후 곧바로 조조에게 가져가 알렸다. 조조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원담이 몰래 인장을 보낸 것은 너희들을 내응하게 하여 내가 원상을 무찌른 후에 일을 도모하려는 것이오. 너희들은 잠시 받아들이고, 나는 따로 계획이 있소." 이로 인해 조조는 원담을 죽일 마음을 품게 되었다. 한편 원상은 심배와 상의하여 말했다. "지금 조조의 군대가 백구로 군량을 운반하고 있으니, 반드시 기주를 공격할 것이오. 어떻게 해야 하겠소?" 심배는 말했다. "무안장 윤개에게 모성에 주둔하여 상당으로 군량을 운반하게 하고, 저수의 아들 저곡에게 한단을 지키게 하여 멀리서 지원하게 하시오. 주공께서는 평원으로 진군하여 신속히 원담을 공격하시오. 먼저 원담을 제거한 후에 조조를 무찌르면 될 것이오." 원상은 크게 기뻐하며 심배와 진림을 기주에 남겨두고, 마연과 장의를 선봉으로 삼아 밤새 군대를 일으켜 평원을 공격했다. 원담은 원상의 군대가 가까이 온 것을 알고 조조에게 급히 구원을 요청했다. 조조는 말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기주를 얻겠소." 말을 마치자마자 허유가 허창에서 왔다. 원상이 다시 원담을 공격하는 것을 듣고 조조를 찾아와 말했다. "승상께서 여기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여야 두 원씨가 천둥에 맞아 죽기를

바라시는 것이오?" 조조는 웃으며 말했다. "나는 이미 예상했소." 그리고 조홍에게 먼저 업을 공격하게 하고, 자신은 군대를 이끌고 윤개를 공격했다. 군대가 도착하자 윤개가 군대를 이끌고 맞이했다. 윤개가 말을 타고 나오자 조조가 말했다. "허중강은 어디 있는가?" 허저가 응답하며 나와 말을 타고 윤개를 향해 돌진하자, 윤개는 손쓸 틈도 없이 허저에게 베여 말에서 떨어졌다. 남은 군사들은 모두 도망쳤다. 조조는 그들을 모두 항복시키고, 곧바로 한단을 향해 진군했다. 저곡이 군대를 이끌고 맞이했으나, 장료가 말을 타고 나와 저곡과 싸우니, 세 합도 되지 않아 저곡이 크게 패했다. 장료가 뒤쫓아가며 활을 쏘아 저곡을 말에서 떨어뜨렸다. 조조는 군대를 지휘하여 공격하니 모두 흩어졌다. 조조는 대군을 이끌고 기주로 향했다. 조홍은 이미 성 아래에 도착해 있었다. 조조는 삼군을 시켜 성 주위에 흙산을 쌓고, 몰래 지하도를 파서 공격하려 했다. 심배는 방어를 굳게 하고 법령을 매우 엄격히 하였다. 동문을 지키던 장수 풍례가 술에 취해 순찰을 소홀히 하자 심배가 크게 꾸짖었다. 풍례는 이를 앙심에 품고 몰래 성을 나가 조조에게 항복했다. 조조가 성을 공격할 계책을 묻자 풍례는 말했다. "돌문 안쪽의 흙이 두꺼우니 지하도를 파서 들어가면 됩니다." 조조는 풍례에게 300명의 장사를 지휘하게 하고 밤중에 지하도를 파서 성에 들어가게 했다. 한편 심배는 풍례가 항복한 후 매일 밤 직접 성에 올라 군대를 점검했다. 그날 밤 돌문 위에 올라 성 밖을 보니 불빛이 없었다. 심배는 말했다. "풍례가 반드시 군대를 이끌고 지하도로 들어오려 하고 있다." 급히 정병을 불러 돌을 운반해 돌문을 막으니, 문이 닫히며 풍례와 300명의 장사가 모두 흙더미에 깔려 죽었다. 조조는 이 계획이 실패하자 지하도를 파는 것을 중단하고 군대를 환수로 후퇴시키며 원상의 군대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원상이 평원을 공격하고 있을 때, 조조가 이미 윤개와 저곡을 무찌르고 대군이 기주를 포위했다는 소식을 듣고 군대를 철수시키고 구원하러 돌아갔다. 부장 마연이 말했다. "큰길로 가면 조조가 매복할 것이니, 작은 길로 가서 서산을 지나 부수구로 가서 조조의 진영을 습격하면 포위를 풀 수 있을 것입니다." 원상은 그 말을 따라 대군을 이끌고 먼저 가고, 마연과 장의는 후미를 맡았다. 이미 첩자가 이 소식을 조조에게 보고했다. 조조는 말했다. "그들이 큰길로 오면 피하겠지만, 서산의 작은 길로 오면 한 번의 전투로 잡을 수 있다. 원상이 불을 피워 신호를 보내 성 안과 연합하려 할 것이다. 나는 병력을 나누어 공격해야겠다." 조조는 군대를 나누어 대비했다. 원상은 부수구를 지나 양평에 이르러 양평정에 군대를 주둔시켰다. 여기는 기주에서 17리 떨어져 있고, 한쪽은 부수에 맞닿아 있었다. 원상은 군사들에게 장작과 마른 풀을 쌓게 하고, 밤이 되면 불을 피워 신호를 보내기로 했다. 주부 이부는 조조의 군도로 변장하고 성 아래에 이르러 크게 외쳤다. "문을 열어라!" 심배는 이부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성 안에 들어가 말했다. "원상이 이미 양평정에 군을 배치하고 신호를 기다리고 있으니, 성 안의 군사들도 불을 피워 신호를 보내야 한다." 심배는 성 안에 풀을 쌓아 불을 피우게 하여 소식을 전했다. 이부는 말했다. "성 안에 양식이 없으니 노인을 보내야 합니다."약한 병사들과 부녀자들이 항복해 나오면, 그들은 준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내가 병사들을 이끌고 백성들 뒤를 따라 공격하면 된다." 심배는 그의 의견에 따랐다. 다음 날, 성 위에 흰 깃발이 올랐고, 그 위에는 "기주 백성들이 항복한다"라고 쓰여 있었다. 조조가 말했다. "이것은 성 안에 양식이 없어 노약자들을 먼저 내보내는 것이다. 이후에 반드시 병사들이 나올 것이다." 조조는 장료와 서황에게 각각 3천 명의 병사를 이끌고 양쪽에 매복하라고 명령했다. 조조는 직접 말을 타고 깃발을 휘날리며 성 아래로 갔다. 과연 성문이 열리고 백성들이 노약자를 부축하며 흰 깃발을 들고 나왔다. 백성들이 모두 나오자, 성 안에서 병사들이 갑자기 튀어나왔다. 조조는 빨간 깃발을 흔들어 신호를 보내자, 장료와 서황의 병사들이

일제히 나와 적을 무찔렀다. 성 안의 병사들은 다시 성으로 돌아갔다. 조조는 직접 말을 몰아 다리 근처로 달려갔다가 성 안에서 쏟아지는 화살에 맞아 헬멧이 뚫릴 뻔했다. 여러 장수들이 급히 조조를 구해 진영으로 돌아왔다. 조조는 옷을 갈아입고 말을 바꿔 타고 장수들과 함께 상재를 공격했다. 상재는 직접 나와 맞섰다. 각지에서 온 군대가 일제히 몰려들어 양 군대가 혼전했다. 원상이 크게 패배했다. 원상은 병사를 이끌고 서산 아래로 퇴각하여 진을 쳤다. 사람을 보내 마연과 장의의 군사를 급히 불러들였다. 그러나 조조는 이미 여광과 여상을 보내 두 장수를 설득하여 투항하게 했다. 두 장수는 여광과 여상을 따라와 항복했고, 조조는 그들을 열후로 봉했다. 그날 밤 조조는 군사를 이끌고 서산을 공격했다. 먼저 여광, 여상, 마연, 장의를 보내 원상의 군량길을 차단했다. 원상은 서산을 지킬 수 없음을 알고 밤에 입구로 도망쳤다. 진영이 정돈되지 않았는데 사방에서 불길이 치솟고 매복한 병사들이 일제히 공격했다. 사람들은 갑옷을 입을 시간도, 말에 안장을 올릴 시간도 없었다. 원상의 군대는 크게 패배하여 50리나 도망갔다. 힘이 다해 어쩔 수 없이 예주 자사 음규를 조조의 진영에 보내 항복을 청했다. 조조는 겉으로는 허락하는 척했지만, 밤에 장료와 서황을 보내 야습을 감행했다. 원상은 인수와 관인을 버리고 중산으로 도망갔다. 조조는 군사를 돌려 기주를 공격했다. 허유가 계책을 내어 말했다. "왜 장하의 물을 터뜨려 성을 잠기게 하지 않습니까?" 조조는 그 계책에 따라 군사를 보내 성 밖에서 도랑을 파게 했다. 성을 둘러싸고 40리를 팠다. 심배는 성 위에서 조조의 군대가 도랑을 파는 것을 보고 얕게 파는 것을 보고 웃었다. "이것은 장하의 물을 끌어들이려는 것이 분명하다. 강이 깊어야 물이 넘치지, 이렇게 얕게 파서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심배는 대비하지 않았다. 그날 밤 조조는 군사를 열 배로 늘려 힘을 모아 파게 했다. 날이 밝자 폭이 두 자, 깊이가 두 자가 되어 장하의 물을 끌어들여 성 안으로 흘러들어갔다. 물은 몇 자 깊이로 차오르고, 양식마저 떨어져 병사들이 굶어 죽었다. 신비가 성 밖에서 창으로 원상의 인수와 옷을 매달아 성 안의 사람들에게 항복을 권유했다. 심배는 크게 화가 나 신비의 가족 80여 명을 성 위에서 참수하고 그 머리를 성 아래로 던졌다. 신비는 울부짖었다. 심배의 조카 심영은 신비와 두터운 사이였다. 심영은 신비의 가족이 해를 입은 것을 보고 원한을 품고 몰래 성문을 열어준다는 서신을 화살에 묶어 성 밖으로 쐈다. 군사가 그 서신을 주워 신비에게 전했고, 신비는 그 서신을 조조에게 바쳤다. 조조는 명령을 내려 기주에 들어가면 원씨 일가의 노약자를 해치지 말고, 항복하는 군사와 백성은 죽이지 말라고 했다. 다음 날 아침 심영은 서문을 크게 열어 조조의 병사를 들여보냈다. 신비가 말을 타고 먼저 들어가 군사들이 뒤따라 기주로 들어갔다. 심배는 성 남동쪽 망루에서 조조의 군대가 성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몇 명의 기사를 이끌고 사투를 벌였다. 그는 서황과 마주쳤다. 서황은 심배를 생포하여 성 밖으로 끌고 나갔다. 길에서 신비를 만났다. 신비는 이를 갈며 채찍으로 심배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도적놈아! 오늘이 네 죽는 날이다!" 심배는 신비를 욕하며 말했다. "이 도적놈아! 네가 조조를 끌어들여 기주를 무너뜨렸구나! 내가 너를 죽이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 서황은 심배를 풀어 조조에게 데려갔다. 조조가 말했다. "네가 성문을 열고 나를 맞이한 사람이 누구인지 아느냐?" 심배가 대답했다. "모른다." 조조가 말했다. "바로 네 조카 심영이 성문을 열었다." 심배는 화를 내며 말했다. "이 어린 놈이 이 지경까지 이르게 하다니!" 조조가 말했다. "어제 내가 성 아래에 있을 때, 왜 성 안에서 화살이 그렇게 많았느냐?" 심배가 말했다. "더 적은 것이 한스럽다! 더 적은 것이 한스럽다!" 조조가 말했다. "네가 원씨에게 충성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제 나에게 항복하겠느냐?" 심배가 말했다. "항복하지 않는다! 항복하지 않는다!" 신비는

땅에 엎드려 울며 말했다. "가족 80여 명이 모두 이 도적놈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승상께서 이 원한을 풀어주십시오!" 심배가 말했다. "나는 살아서는 원씨의 신하였고, 죽어서는 원씨의 귀신이 될 것이다. 네 같은 간사한 도적놈과는 다르다! 얼른 날 죽여라!" 조조는 그를 끌어내라고 명령했다. 형을 집행하기 전 심배는 말했다. "내 주인은 북쪽에 계시니, 내가 남쪽을 향해 죽을 수 없다!" 그는 북쪽을 향해 무릎을 꿇고 목을 내밀었다. 후세 사람들이 시를 지어 그를 탄식했다. "하북에 많은 명사가 있으나, 누가 심배만큼 충성스러운가? 그의 목숨은 어리석은 주군 때문에 잃었고, 그의 마음은 고대의 충신과 같았다. 충직한 말에는 숨김이 없고, 청렴하고 능력이 있어 탐욕이 없다. 죽음에 이르러서도 북쪽을 향했으니, 항복한 자들은 모두 부끄러워했다." 심배가 죽자, 조조는 그의 충성과 의리에 감탄하여 성 북쪽에 묻으라고 명령했다. 여러 장수들이 조조에게 성 안으로 들어가라고 청했다. 조조가 막 출발하려는데, 칼과 도끼를 든 병사들이 한 사람을 끌고 왔다. 조조가 보니, 바로 진림이었다. 조조가 말했다. "네가 전에 원소를 위해 격문을 썼을 때, 내 죄상만을 나열했으면 됐을 것을, 왜 내 조상과 아버지까지 모욕했느냐?" 진림이 대답했다. "화살이 시위에 걸리면 쏘지 않을 수 없지 않습니까?" 주변 사람들이 조조에게 그를 죽이라고 권했지만, 조조는 그의 재능을 아까워하여 용서하고 종사로 임명했다. 조조의 장남 조비는 자가 자환이고, 당시 나이 18세였다. 조비가 태어났을 때, 한 조각의 구름이 청자색으로 둥글게 하늘을 덮고 그 방을 감쌌다. 하루 종일 흩어지지 않았다. 기운을 보는 자가 조조에게 은밀히 말했다. "이것은 천자의 기운입니다. 후손이 크게 귀할 것입니다." 조비는 8세 때 이미 글을 지을 줄 알았고, 뛰어난 재능을 가졌으며, 고금의 지식을 통달하고, 말타기와 활쏘기를 잘하며, 검술을 좋아했다. 당시 조조가 기주를 함락시킬 때, 조비는 아버지를 따라 군중에 있었다. 조비는 직접 친위병을 이끌고 원소의 집으로 갔다. 말에서 내려 검을 빼어들고 들어갔을 때, 한 장수가 그를 막으며 말했다. "승상의 명령이 있어, 아무도 원소의 집에 들어갈 수 없다." 조비는 그를 꾸짖어 물러나게 하고 검을 들고 후당으로 들어갔다. 두 여인이 서로 안고 울고 있는 것을 보고 앞으로 나아가 그들을 죽이려 했다. "네 세대의 공후(공작과 후작)는 이미 꿈이 되었고, 한 가문의 가족들이 다시 재앙을 당하는구나." 그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다음 이야기를 지켜보자. 조비가 두 여인이 울고 있는 것을 보고, 검을 빼들어 그들을 죽이려 했다. 갑자기 붉은 빛이 가득 차서 검을 멈추고 물었다. "너희는 누구냐?" 한 여인이 대답했다. "저는 원 장군의 아내 유씨입니다." 조비가 물었다. "이 여자는 누구냐?" 유씨가 대답했다. "이 여자는 제 아들 원희의 아내 전씨입니다. 원희가 유주로 나가게 되어 전씨는 멀리 가기를 원치 않아 이곳에 남았습니다." 조비는 전씨를 끌어당겨 얼굴을 닦아보니, 전씨가 옥같은 피부와 꽃같은 얼굴을 가진 미인임을 알았다. 조비는 유씨에게 말했다. "나는 조승상의 아들이다. 너희 가족을 지켜주겠다. 걱정하지 말라." 조비는 검을 내려놓고 당 안에 앉았다. 한편, 조조는 장수들을 이끌고 기주성으로 들어가려 했다. 성문 앞에 도착하자 허유가 말을 타고 다가와 채찍으로 성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만, 네가 나를 얻지 못했으면 이 성문에 들어올 수 있었겠느냐?" 조조가 크게 웃었다. 장수들이 그 말을 듣고 모두 불쾌해했다. 조조가 원소의 집 앞에 도착하여 물었다. "누가 이 집에 들어갔느냐?" 지키던 장수가 대답했다. "세자가 안에 있습니다." 조조가 세자를 불러내 꾸짖었다. 유씨가 나와 절하며 말했다. "세자가 아니었으면 저희 가족을 지킬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전씨를 세자의 첩으로 바치겠습니다." 조조는 전씨를 불러 절하게 하였다. 조조가 보며 말했다. "정말 내 아들의 부인이로다!" 조조는 즉시 조비에게 전씨를 아내로 삼게 했다. 조조가 기주를 평정하고 직접 원소의 묘 앞에 가서 제사를 지내며 두 번 절하고 크게 슬퍼하며 울었다. 장수들에게 돌아보며 말했다. "옛날 내가 본초와

함께 병사를 일으킬 때, 본초가 나에게 물었다. '만약 일이 잘못되면 어느 곳을 의지할 수 있겠는가?' 내가 그에게 물었다. '너는 어떻게 하고 싶으냐?' 본초가 말했다. '나는 남쪽으로 하북을 차지하고 연대와 사막의 무리를 모아 남쪽으로 내려가 천하를 다투고자 한다.' 내가 대답했다. '나는 천하의 지혜와 힘을 맡아 도로써 다스리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 이 말이 어제 일처럼 생생한데 본초는 이미 죽었으니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모두가 한숨을 쉬었다. 조조는 금과 비단, 양식을 원소의 아내 유씨에게 주었다. 조조는 명령을 내려 말했다. "하북의 백성들이 전쟁의 고통을 겪었으니 올해의 세금을 모두 면제한다." 한편으로 조서를 작성하여 조정에 올렸고, 조조는 기주목을 자처했다. 어느 날, 허저가 말을 타고 동문으로 들어가다 허유를 마주쳤다. 허유가 허저를 불렀다. "너희들이 나 없으면 이 문을 출입할 수 있었겠느냐?" 허저가 화를 내며 말했다. "우리는 천 번 만 번 죽을 고비를 넘기며 피를 흘려 성을 탈환했는데, 네가 감히 자랑을 하느냐!" 허유가 욕을 하며 말했다. "너희는 모두 필부에 불과하다. 무엇을 말할 수 있겠느냐!" 허저가 크게 화를 내며 검을 뽑아 허유를 죽이고 그의 머리를 조조에게 가져가 말했다. "허유가 이렇게 무례하여 제가 죽였습니다." 조조가 말했다. "자원은 나와 오랜 친구인데, 그저 농을 했을 뿐이다. 왜 죽였느냐?" 조조는 깊이 허저를 꾸짖고 허유를 두텁게 장사 지내게 했다. 조조는 사람을 보내 기주의 현자를 찾게 했다. 기주 백성들이 말했다. "기 도위 최염은 자가 계규로, 청하 동무성 사람입니다. 여러 번 원소에게 계책을 올렸으나 원소가 듣지 않아 집에서 병을 핑계로 쉬고 있습니다." 조조는 곧 최염을 불러 본주 별가 종사로 임명하며 말했다. "어제 본주의 호적을 조사해 보니, 모두 삼십만 명이 있습니다. 대주라고 할 수 있지요." 최염이 말했다. "지금 천하가 분열되어 아홉 주가 갈라졌고, 원씨 형제가 서로 다투어 기주 백성들은 들판에 시체가 널려 있습니다. 승상께서는 백성들을 구하고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급선무인데, 먼저 호적을 조사하는 것이 본주 백성들이 바라던 바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조조가 그 말을 듣고 태도를 바꾸어 사과하고 그를 상빈으로 대접했다. 조조가 기주를 평정하고 사람을 보내어 원담의 소식을 탐문하게 했다. 당시 원담은 병사를 이끌고 감릉, 안평, 발해, 하간 등을 약탈하고 있었다. 원담은 원상이 중산으로 도망갔다는 소식을 듣고 군사를 이끌고 공격했다. 원상은 싸울 마음이 없어 유주로 도망가 원희에게 의탁했다. 원담은 모든 무리를 항복시킨 뒤 다시 기주를 도모하려 했다. 조조가 사람을 보내 불렀으나 원담이 오지 않았다. 조조가 크게 화를 내며 편지를 보내 혼인을 끊고 직접 대군을 이끌고 원담을 치러 평원까지 갔다. 원담이 조조가 직접 군사를 이끌고 온다는 소식을 듣고 사람을 보내 유표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유표가 현덕을 불러 상의했다. 현덕이 말했다. "지금 조조가 이미 기주를 평정하고 병세가 강성한데, 원씨 형제는 오래지 않아 조조에게 잡힐 것입니다. 구원해도 소용없습니다. 더구나 조조는 항상 형주와 양주를 엿보고 있으니, 우리는 병사를 키워 스스로 지켜야 합니다. 함부로 움직이지 말아야 합니다." 유표가 말했다. "그러면 어떻게 그들을 사과할 수 있겠소?" 현덕이 말했다. "원씨 형제에게 편지를 써서 화해를 명분으로 삼고 완곡한 말로 사과하면 됩니다." 유표가 그 말을 받아들여 먼저 사람을 보내 편지를 원담에게 전했다. 편지의 내용은 대략 이러했다. 군자는 어려움을 피할 때 원수의 나라로 가지 않습니다. 얼마 전 군께서 조조에게 무릎을 꿇고 항복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는 선인(先人)의 뜻을 잊고 형제의 의를 저버리며 동맹의 치욕을 남긴 것입니다. 만약 "기주"가 형제답지 않다면, 마음을 낮추어 따르도록 하십시오. 일이 정리된 후에 천하가 그 곡직(曲直)을 판단하게 하면, 이는 고귀한 도리 아니겠습니까? 또한 원상에게도 편지를 보냈다. 편지의 내용은 대략 이러했다. 청주는 천성이 급하여 곡직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군께서 먼저 조조를 제거하여 선공의 원한을 풀어주십시오. 일이 정리된 후에야

곡직을 논할 수 있으니, 이는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만약 미혹되어 돌아오지 않으면, 이는 한나라의 노대가 동곽에서 스스로 곤경에 빠져 전부의 이익을 남기게 되는 것입니다.원담은 편지를 받고 유표가 병력을 보내지 않을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자신이 조조와 싸울 수 없음을 깨닫고 평원을 버리고 남피로 도망쳤다. 조조는 남피까지 추격해 갔으나, 날씨가 추워져 강이 얼어붙어 배가 움직일 수 없었다. 조조는 지역 주민들에게 얼음을 깨고 배를 끌어오라고 명령했으나, 주민들은 도망쳤다. 조조는 크게 화가 나서 주민들을 잡아 죽이려 했다. 이를 들은 주민들은 직접 조조의 진영으로 와서 사죄했다. 조조는 말했다. "너희를 죽이지 않으면 내 명령이 통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를 죽이는 것도 나로서는 참을 수 없는 일이다. 빨리 산속으로 숨고 우리 군사들에게 잡히지 마라." 주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떠났다. 원담은 군사를 이끌고 성을 나와 조조의 군대와 맞섰다. 두 군대가 대치하자, 조조는 말을 타고 나와 원담을 향해 채찍을 휘두르며 욕설을 퍼부었다. "내가 너를 후하게 대했는데, 왜 배신하느냐?" 원담은 대답했다. "네가 내 영토를 침범하고, 내 성을 빼앗고, 내 아내와 자식을 탐내면서, 오히려 내가 배신했다고 말하는가?" 조조는 크게 화가 나서 서황을 내보냈다. 원담은 팽안을 맞서게 했다. 두 말이 맞붙자마자, 서황이 팽안을 베어 죽였다. 원담의 군대는 패배하여 남피로 도망쳤다. 조조는 군사를 보내 사방으로 포위했다. 원담은 급히 신평을 보내 항복을 약속하게 했다. 조조는 말했다. "원담은 변덕이 심하여 믿을 수 없다. 네 동생 신비는 내가 중용하고 있으니, 너도 여기에 남는 것이 좋겠다." 신평은 말했다. "승상의 말씀이 틀립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원씨를 섬겼으니, 어찌 배신할 수 있겠습니까?" 조조는 그를 붙잡을 수 없음을 알고 돌려보냈다. 신평은 원담에게 돌아가서 조조가 항복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담은 화를 내며 말했다. "네 동생이 조조에게 붙었으니, 너도 두 마음을 품은 것이냐?" 신평은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답답하여 기절했다. 원담은 그를 내보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죽었다. 원담은 후회했다. 곽도가 원담에게 말했다. "내일 모든 주민들을 앞세우고 군사를 뒤따르게 하여 조조와 결전을 벌이자." 원담은 그 말을 따랐다. 밤새 남피의 주민들을 모두 불러 모아 칼과 창을 들게 했다. 이튿날 아침, 성문을 모두 열고 군사를 뒤따르게 하고 주민들을 앞세워 조조의 진영으로 돌진했다. 양 군대는 아침부터 정오까지 치열한 전투를 벌였으나,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조조는 직접 말을 타고 산에 올라 북을 쳤다. 장수들은 이를 보고 힘을 내어 전진했다. 원담의 군대는 대패했고, 많은 주민들이 죽었다. 조홍은 용맹하게 돌진하여 원담을 만나 칼로 난도질했다. 결국 원담은 조홍에게 죽었다. 곽도는 전장의 혼란을 보고 급히 성으로 도망쳤다. 이를 본 악진이 활을 쏘아 곽도를 성 밖으로 떨어뜨렸다. 조조는 군사를 이끌고 남피에 들어가 주민들을 달랬다. 갑자기 한 무리의 군대가 나타났으니, 원희의 부장인 초촉과 장남이었다. 조조는 직접 군사를 이끌고 맞이했다. 두 장수는 무기를 버리고 항복했다. 조조는 그들을 열후로 봉했다. 또한 흑산적 장연이 군사 10만을 이끌고 항복하니, 조조는 그를 평북장군으로 봉했다. 조조는 명령을 내려 원담의 목을 걸고, 우는 자는 모두 죽이라고 했다. 한 사람이 베옷을 입고 원담의 목 아래에서 울고 있었다. 좌우가 그를 잡아 조조에게 데려왔다. 조조가 물었다. "너는 누구냐?" 그는 청주의 별가 왕수였다. 왕수는 말했다. "저는 원담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죽더라도 울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조는 말했다. "너는 내 명령을 알지 않느냐?" 왕수는 대답했다. "압니다." 조조는 말했다. "죽는 것이 두렵지 않느냐?" 왕수는 대답했다. "저는 생전에 그의 녹을 먹었으니, 그가 죽었을 때 울지 않는 것은 의리가 아닙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여 의리를 저버린다면, 어떻게 세상에 설 수 있겠습니까? 만약 원담의 시신을 수습하게 해주신다면, 죽어도 한이 없습니다." 조조는 말했다. "하북에는 의로운 사람이 참으로 많구나! 원씨가 그들을 잘 쓰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만약 그들을

잘 썼다면, 내가 어찌 이 땅을 차지할 수 있었겠는가!" 조조는 원담의 시신을 수습하게 하고, 왕수를 상빈으로 대우하며 사금중랑장으로 임명했다. 조조는 원상과 원희가 이미 요서로 도망쳤다는 말을 듣고 질문했다. "어떻게 해야 그들을 잡을 수 있겠는가?" 왕수는 대답하지 않았다. 조조는 말했다. "충신이군." 조조는 곽가에게 물었다. 곽가는 말했다. "원씨의 항복한 장수 초촉과 장남 등을 보내 그들을 공격하게 하십시오." 조조는 그 말을 따랐다. 초촉, 장남, 여광, 여상, 마연, 장의를 각각 본부 병사로 삼아 세 갈래로 나누어 유주를 공격하게 했다. 동시에 이전을 보내어 장연과 함께 병주를 공격하여 고간을 치게 했다. 원상과 원희는 조조의 군대가 다가오는 것을 알고 맞설 수 없음을 깨닫고 성을 버리고 군사를 이끌고 요서로 도망쳐 오환에게로 갔다. 유주의 자사 오환촉은 유주의 관리들을 모아 혈맹을 맺고 원씨를 배신하고 조조에게 붙기로 했다. 오환촉은 먼저 말했다. "나는 조승상이 이 시대의 영웅임을 안다. 이제 그에게 항복하겠다. 따르지 않는 자는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차례로 혈맹을 맺다가 별가 한형에게 이르렀다. 한형은 칼을 던지며 크게 외쳤다. "나는 원씨 부자로부터 큰 은혜를 입었으니, 이제 주인이 패망했는데도 지혜로 구하지 못하고 용기로 죽지 못하니, 의리가 부족하다! 북쪽으로 가서 조조에게 항복하는 일은 나는 하지 않겠다!" 모두 놀랐다. 오환촉은 말했다. "큰일을 이루려면 큰 의리를 세워야 한다. 일이 성사되느냐 안 되느냐는 한 사람에게 달려 있지 않다. 한형이 이리 뜻을 품고 있으니, 마음대로 하게 하라." 오환촉은 한형을 내보냈다. 오환촉은 성을 나와 세 갈래 군대를 맞이하여 조조에게 항복했다. 조조는 크게 기뻐하며 그를 진북장군으로 임명했다. 갑자기 정찰병이 보고했다. "악진, 이전, 장연이 병주를 공격하고 있는데, 고간이 호구관을 지키고 있어 공략할 수 없습니다." 조조는 직접 군사를 이끌고 갔다. 세 장수가 맞이하며 말했다. "고간이 관문을 지키고 있어 공격하기 어렵습니다." 조조는 장수들을 모아 고간을 무찌를 계책을 논의했다. 순유가 말했다. "고간을 무찌르려면 거짓 항복 계책이 필요합니다." 조조는 그 말을 따랐다. 항복한 장수 여광과 여상을 불러 귓속말로 지시했다.고간이 말했다. "우리는 본래 원씨의 옛 장수로, 어쩔 수 없이 조조에게 항복한 것이다. 조조는 사람을 속이며 우리를 홀대하니, 이제 옛 주인을 다시 섬기겠다. 어서 문을 열고 우리를 받아들여라." 고간은 믿지 않고 두 장수에게 성 위에서 말하게 했다. 두 장수는 갑옷을 벗고 말에서 내려 고간에게 말했다. "조조의 군대가 새로 도착했으니, 군심이 안정되지 않은 틈을 타 오늘 밤에 기습하자. 우리가 앞장서겠다." 고간은 기뻐하며 그 말을 따랐다. 그날 밤 두 여가 앞장서서 만여 명의 군사를 이끌었다. 조조의 진영에 도착했을 때, 뒤에서 큰 함성이 울리고 매복한 군사가 일제히 일어났다. 고간은 중계인 것을 알고 급히 호관성으로 돌아가려 했다. 악진과 이전은 이미 그곳을 점령했다. 고간은 길을 뚫고 탈출하여 선우에게로 달아났다. 조조는 군사를 이끌고 관문을 지키고 사람을 보내 고간을 추격했다. 고간이 선우의 땅에 도착했을 때 북방의 좌현왕을 만났다. 고간은 말에서 내려 절하며 말했다. "조조가 영역을 확장하려고 이제 왕의 땅을 침범하려 하니, 만약 구원을 청합니다. 함께 북방을 지켜야 합니다." 좌현왕은 말했다. "나는 조조와 원한이 없으니 어찌 내 땅을 침범하겠는가? 네가 나를 조조와 원수로 만들려 하는가!" 고간을 내쫓았다. 고간은 갈 곳이 없어 결국 유표에게 의탁하려 했다. 상로에 이르러 도위 왕염에게 살해되어 그의 머리가 조조에게 보내졌다. 조조는 왕염을 열후에 봉했다. 병주가 평정된 후, 조조는 오환을 서쪽으로 치려고 했다. 조홍 등이 말했다. "원희와 원상이 패하여 사막으로 도망쳤으니, 지금 우리가 군사를 이끌고 서쪽으로 가면 유비와 유표가 허도를 칠 틈을 탈 것입니다. 이는 큰 재앙이 될 수 있으니, 군사를 돌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곽가는 말했다. "여러 분의 말이 틀렸습니다. 주공이 비록 천하에 위세를 떨치지만, 사막의 사람들은 변방을 믿고 준비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을 갑자기

치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원소가 오환과 친분이 있어 원희와 원상 형제를 없애지 않으면 안 됩니다. 유표는 앉아서 말하는 손님일 뿐이니, 재능이 부족하여 유비를 제어할 수 없습니다. 중하게 두면 제어하지 못하고, 가볍게 두면 유비가 그를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비록 나라를 비우고 먼 곳으로 정벌하더라도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조조는 말했다. "곽가의 말이 옳다." 마침내 대소 삼군을 이끌고 수천 대의 수레를 끌고 전진했다. 황사로 덮인 사막에 광풍이 일고 길이 험하여 사람과 말이 가기 어려웠다. 조조는 군사를 돌릴 마음이 생겨 곽가에게 물었다. 이때 곽가는 병에 걸려 수레에 누워 있었다. 조조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내가 사막을 평정하려고 너를 먼 길에 고생시켜 병에 걸리게 하였으니, 내 마음이 편치 않다." 곽가는 말했다. "저는 승상의 큰 은혜를 입었으니, 죽어도 보답할 수 없습니다." 조조는 말했다. "나는 북방의 길이 험하여 군사를 돌리려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곽가는 말했다. "병사에게는 신속함이 중요합니다. 지금 천 리를 달려와 무겁고 많은 물자를 가지고 가는 것은 불리하니, 가벼운 병사로 기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길을 아는 자를 인도자로 삼아야 합니다." 곽가를 이주에 남겨 병을 치료하게 하고, 길을 안내할 사람을 구했다. 사람들이 원소의 옛 장수 전주를 추천하니, 조조는 그를 불러 물었다. 전주는 말했다. "이 길은 여름과 가을에 물이 많아 얕을 때는 수레와 말이 통하지 않고, 깊을 때는 배도 뜨지 않아 가장 어렵습니다. 군사를 돌려 노룡구를 지나 백탑의 험지를 넘어 가면, 빈 곳으로 나아가 유성에 가까이 갈 수 있으니 적의 허를 찌를 수 있습니다." 조조는 그 말을 따랐다. 전주를 정북장군으로 봉하고 길 안내자로 삼아 선봉에 세웠다. 장료가 그 뒤를 따르고, 조조는 직접 후방을 지휘하며 가벼운 기병으로 신속히 전진했다. 전주는 장료를 이끌고 백랑산에 이르러 원희와 원상이 모돈 등 수만 기병과 합류한 것을 보았다. 장료는 즉시 조조에게 알렸다. 조조는 말을 타고 높은 곳에 올라 모돈의 병사들이 정렬하지 않은 것을 보고 말했다. "적의 병사가 정렬되지 않았으니 공격할 수 있다." 장료에게 신호를 보냈다. 장료는 허저, 우금, 서황을 이끌고 네 갈래로 나누어 산을 내려가 힘을 다해 공격했다. 모돈의 군대는 크게 혼란에 빠졌다. 장료는 말을 달려 모돈을 베고 나머지 무리는 항복했다. 원희와 원상은 수천 기병을 이끌고 요동으로 도망쳤다. 조조는 군사를 거두어 유성에 들어가 전주를 유정후로 봉하고 유성을 지키게 했다. 전주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저는 의리를 저버리고 도망친 사람인데, 큰 은혜로 살아남았으니 다행입니다. 어찌 노룡의 성을 팔아 상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죽어도 후작을 받을 수 없습니다." 조조는 그의 의리를 칭찬하며 그를 의랑으로 임명했다. 조조는 선우의 사람들을 위로하고 준마 만 필을 얻어 그날 군사를 돌렸다. 당시 날씨가 춥고 가뭄이 들어 이백 리 동안 물이 없었다. 군사들은 식량이 부족하여 말을 잡아먹었다. 땅을 삼사 장 파야 겨우 물을 얻을 수 있었다. 조조는 이주에 돌아와 전쟁을 반대했던 사람들에게 큰 상을 주었다. "내가 전쟁을 감행한 것은 운이 좋아 성공한 것이다. 비록 승리했지만, 하늘이 도운 것이니 법으로 삼을 수 없다. 이전에 전쟁을 반대했던 것은 만년 안전을 위한 계책이니, 상을 주는 것이다. 앞으로는 말하기 어려워하지 말라." 조조가 이주에 도착했을 때, 곽가는 이미 며칠 전에 죽어 관청에 관이 놓여 있었다. 조조는 제사를 지내며 크게 울고 말했다. "곽가의 죽음은 하늘이 나를 버린 것이다!" 조조는 여러 관리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여러분은 모두 나와 같은 나이인데, 오직 곽가만이 가장 젊었다. 내가 후사를 맡기려 했으나, 중년에 요절하여 내 심장이 찢어지는구나!" 곽가의 측근이 곽가의 임종 때 쓴 편지를 올리며 말했다. "곽공이 임종 때 친필로 이 글을 쓰며 말하기를, '승상이 이 글에 따라 행동하면 요동의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조는

편지를 열어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탄식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 뜻을 알지 못했다. 다음날, 하후돈이 여러 사람과 함께 들어와 말했다. "요동태수 공손강이 오랫동안 복종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원희와 원상이 그에게 의탁하였으니...""후환이 될 것이니, 움직이기 전에 빨리 정벌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동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조조가 웃으며 말했다. "장군들의 위세를 빌리지 않아도 며칠 후면 공손강이 두 원씨 형제의 머리를 가져올 것입니다." 장수들은 모두 믿지 않았다. 한편, 원희와 원상은 수천 기병을 이끌고 요동으로 달아났다. 요동태수 공손강은 본래 양평 사람으로 무위장군 공손도의 아들이다. 그날 원희와 원상이 찾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부하 관원들을 모아 이 일을 의논했다. 공손공이 말했다. "원소가 살아있을 때는 늘 요동을 넘보던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제 원희와 원상이 패하여 의지할 곳이 없어 우리에게 온 것은 참새 둥지를 빼앗으려는 것입니다. 만약 이들을 받아들이면 후에 반드시 우리를 노릴 것입니다. 차라리 성 안으로 유인하여 죽이고 그 머리를 조조에게 바치면 조조가 반드시 우리를 중하게 대할 것입니다." 공손강이 말했다. "조조가 군사를 이끌고 요동으로 내려올까 두렵소. 두 원씨 형제를 받아들여 우리를 돕게 하는 것이 낫소." 공손공이 말했다. "사람을 보내어 정탐하게 하시오. 만약 조조의 군사가 내려오면 두 원씨를 남겨두고, 그렇지 않으면 죽여서 조조에게 보냅시다." 공손강이 그 말을 따랐다. 사람을 보내어 소식을 정탐하게 했다. 한편, 원희와 원상이 요동에 도착하여 두 사람이 밀담을 나누었다. "요동의 군사는 수만이니 조조와 맞설 수 있다. 잠시 몸을 의탁한 후 공손강을 죽이고 그의 땅을 빼앗아 힘을 길러 중원에 대항하여 하북을 회복하자." 의논이 끝나고 공손강을 만나러 갔다. 공손강은 이들을 관역에 머물게 하고 병을 핑계로 곧바로 만나지 않았다. 며칠 지나지 않아 정탐꾼이 돌아와 보고했다. "조조의 군사가 역주에 주둔하고 있으며 요동으로 내려올 의사는 없습니다." 공손강이 크게 기뻐하며, 먼저 도끼병을 벽장에 매복시켜 두 원씨 형제를 불러들였다. 예를 마치고 자리에 앉았다. 날씨가 춥자 원상이 침상 위에 이불이 없는 것을 보고 말했다. "자리를 펴주시오." 공손강이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너희 두 사람의 머리가 만 리를 가게 될 것이다! 무슨 자리냐?" 원상이 크게 놀랐다. 공손강이 꾸짖으며 말했다. "좌우는 무엇을 하는가!" 도끼병이 나와 자리에 앉은 두 사람의 머리를 베어 목상자에 담아 조조에게 보냈다. 당시 조조는 역주에서 군사를 주둔시키고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하후돈과 장료가 말했다. "요동으로 내려가지 않으려면 허도로 돌아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유표가 마음을 품을까 두렵습니다." 조조가 말했다. "두 원씨의 머리가 도착하면 즉시 군사를 돌리겠다." 장수들은 모두 속으로 웃었다. 갑자기 요동의 공손강이 사람을 보내어 원희와 원상의 머리를 보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모두 크게 놀랐다. 사자가 서신을 올리자, 조조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과연 곽가의 예상대로구나!" 사자를 크게 포상하고 공손강을 양평후 좌장군에 봉했다. 관원들이 물었다. "곽가의 예상과 어떻게 다른 것이었습니까?" 조조가 곽가의 서신을 꺼내 보였다. 서신의 내용은 이러했다. "지금 원희와 원상이 요동으로 간다고 들었습니다. 명공께서는 절대로 군사를 보내지 마십시오. 공손강은 오래전부터 원씨 가문이 요동을 삼키려는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두 원씨 형제가 의지하려 하면 반드시 의심할 것입니다. 만약 군사를 보내 공격하면 합심하여 적을 맞이할 것이니 급히 움직일 수 없고, 만약 천천히 대응하면 공손강과 원씨 가문이 스스로 싸울 것입니다. 그 형세는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관원들은 모두 기뻐하며 찬양했다. 조조는 관원들을 데리고 다시 곽가의 영전에 제사를 지냈다. 죽은 나이 서른여덟, 종군한 지 열한 해, 많은 공을 세웠다. 후세 사람들은 시로 찬양했다. "하늘이 낸 곽봉효, 호걸들 중 으뜸이라. 배 속엔 경서가 가득하고, 가슴엔 무략이 숨겨있네. 계책은 범려 같고, 전략은 진평 같네. 아쉽게도 일찍 죽어, 중원의 기둥이 기울었네." 조조는 군사를 이끌고 기주로 돌아와 사람을 먼저 보내어 곽가의 영구를 허도로 옮겨 장사지냈다. 정욱 등이 말했다. "북방이 이미 평정되었으니 이제 허도로 돌아가 남쪽을 정벌할

계책을 세워야 합니다." 조조가 웃으며 말했다. "내 오랫동안 그 뜻을 품고 있었소. 여러 군의 말이 내 뜻에 맞소." 그날 밤 기주 성 동쪽 망루에서 쉬며 난간에 기대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때 순유가 곁에 있었다. 조조가 말했다. "남쪽의 기운이 찬란하니 두렵소. 아직 도모할 수 없소." 순유가 말했다. "승상의 위세로 어찌 굴복하지 않겠습니까?" 바라보는 사이 갑자기 한 줄기 금빛이 땅에서 솟아올랐다. 순유가 말했다. "이는 반드시 땅속에 보물이 있을 것입니다." 조조가 망루에서 내려가 사람을 시켜 빛이 나는 곳을 파게 했다. 별빛이 남쪽을 가리키고, 금빛 보물이 북쪽 땅에서 나오니. 무엇을 얻었을까?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시라. 제27회: 미염공 천리주단기, 한수후 오관참육장 조조의 부하 장수들 중에서, 장료 외에 서황만이 관우와 교분이 깊었고, 나머지 장수들도 모두 존경하고 있었다. 오직 채양만이 관우를 복종하지 않았기에 오늘 그가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추격하려 했다. 조조가 말했다. "옛 주인을 잊지 않고, 떠나는 것도 명백히 알리니, 진정한 장부다. 너희도 모두 본받아야 한다." 채양을 꾸짖어 물러나게 하고, 추격하지 못하게 했다. 정욱이 말했다. "승상께서 관우를 매우 후하게 대접했는데, 지금 그가 인사도 없이 떠나고, 편지 하나로 떠나는 것은 큰 죄입니다. 만약 그를 놔두고 원소에게 돌아가게 한다면, 이는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격입니다. 추격해서 죽여 후환을 없애는 것이 좋겠습니다." 조조가 말했다. "내가 이미 그에게 허락했으니, 어찌 신의를 저버릴 수 있겠는가? 서로 주인을 위해 충성하는 것이니, 추격하지 말라." 그리고 장료에게 말했다. "관우는 금을 받고도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고, 관직도 그의 뜻을 바꾸지 못했으니, 이런 사람을 내가 깊이 존경한다. 그가 멀리 가지 않았을 테니, 내가 가서 작별 인사를 하고, 길비와 옷을 주어 후일을 기념하게 하겠다. 먼저 가서 그를 멈추게 하라." 장료는 명을 받고, 단기로 먼저 갔다. 조조는 수십 기를 이끌고 뒤따라 갔다. 관우가 탄 적토마는 하루에 천리를 달리지만, 수레를 호위하느라 말을 느리게 몰고 있었다.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큰 소리로 외쳤다. "관우, 잠시 멈추시오!" 뒤를 돌아보니 장료가 말을 타고 다가오고 있었다. 관우는 수레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큰 길로 가라고 지시하고, 자신은 적토마를 멈추고 청룡도를 고정시킨 채 물었다. "문원, 혹시 나를 추격하려는 것이오?" 장료가 말했다. "아닙니다. 승상께서 형님의 먼 길을 알고 작별 인사를 하러 오십니다. 저를 먼저 보내 멈추게 하신 것입니다." 관우가 말했다. "비록 승상의 철기병이 오더라도 나는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것이다!" 다리 위에서 기다렸다. 조조가 수십 기를 이끌고 빠르게 다가왔고, 뒤에는 허저, 서황, 우금, 이전 등이 있었다. 조조는 관우가 다리 위에 서서 칼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장수들에게 말을 멈추게 하고, 좌우로 나누어 섰다. 관우는 모두가 무기를 들지 않은 것을 보고 안심했다. 조조가 말했다. "관우, 어찌 이리 급하게 가시오?" 관우는 말 위에서 몸을 굽혀 답했다. "관우는 전에 승상께 말씀드렸듯이, 지금 옛 주인이 하북에 계시니, 급히 가야 합니다. 여러 번 찾아뵈었으나 뵙지 못해, 편지로 고별을 고하고, 금을 돌려드렸습니다. 승상께서 옛 약속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조조가 말했다. "나는 천하에 신의를 지키고자 하니, 어찌 앞서 한 말을 저버리겠소? 장군이 도중에 부족하지 않도록 길비를 준비해 드리겠소." 한 장수가 말 위에서 황금을 한 쟁반 건넸다. 관우가 말했다. "여러 번 은혜를 입었으니, 아직 여유가 있습니다. 이 황금은 장수들에게 상으로 주십시오." 조조가 말했다. "작은 은혜로 대공을 보답하고자 하니, 굳이 사양하지 마시오." 관우가 말했다. "작은 노력에 불과하니, 어찌 입에 올릴 수 있겠소." 조조가 웃으며 말했다. "관우는 천하의 의로운 사람이라, 내가 그를 붙잡지 못해 한스럽다. 비단옷 하나를 드리겠소, 작은 성의로 받아주시오." 한 장수가 말에서 내려 두 손으로 비단옷을 건넸다. 관우는 변이 있을까 두려워 말에서 내리지 않고 청룡도의 끝으로 비단옷을 걸쳐 입고, 말머리를 돌려 감사 인사를 하고

말했다. "승상께서 주신 옷을 감사히 받겠습니다. 후일에 다시 뵙겠습니다." 다리에서 내려 북쪽으로 떠났다. 허저가 말했다. "저 사람이 너무 무례합니다. 왜 잡지 않으십니까?" 조조가 말했다. "그는 한 사람 한 말인데, 우리가 수십 명이니, 어찌 의심하지 않겠는가? 내가 이미 한 말을 어길 수 없소." 조조는 다시 장수들을 이끌고 성으로 돌아가며, 도중에 관우를 생각하며 탄식했다. 조조가 돌아가는 것은 말하지 않겠다. 관우는 수레를 쫓아 약 30리를 갔으나 보이지 않았다. 관우는 마음이 불안해져 말을 몰아 사방을 찾았다. 갑자기 산 꼭대기에서 한 사람이 크게 외쳤다. "관 장군, 잠시 멈추시오!" 관우는 그를 바라보니, 한 젊은이가 황금 비단옷을 입고 창을 들고 말을 타고 있었고, 말 목 아래에는 머리 하나가 걸려 있었다. 백여 명의 보병을 이끌고 빠르게 다가왔다. 관우가 물었다. "너는 누구냐?" 젊은이는 창을 버리고 말에서 내려 땅에 엎드렸다. 관우는 속임수일까 두려워 말고삐를 잡고 칼을 들며 물었다. "장사, 이름을 밝히시오." 젊은이는 대답했다. "나는 본래 양양 사람으로, 성은 요, 이름은 화, 자는 원검입니다. 세상이 혼란하여 강호를 떠돌며, 오백여 명을 모아 약탈로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방금 동료 두원이 산 아래를 순찰하다가 두 여인을 잘못 납치해 갔습니다. 그들을 따라간 자의 말을 듣고, 대한의 유황숙 부인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장군께서 호송 중이라는 것을 듣고 즉시 산 아래로 모시고자 했으나, 두원이 불손한 말을 하자 제가 그를 죽였습니다. 지금 그 머리를 바치며 죄를 청합니다." 관우가 말했다. "두 부인은 어디에 계시오?" 요화가 말했다. "현재 산중에 있습니다." 관우는 급히 그들을 데려오라고 명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백여 명이 수레를 에워싸고 왔다. 관우는 말에서 내려 칼을 멈추고, 두 손을 모아 차 앞에서 묻기를, "두분 형수님께서 놀라지 않으셨습니까?" 두 부인이 말했다. "요 장군 덕분에 무사했습니다. 아니었으면 두원에게 모욕을 당할 뻔했습니다." 관우가 좌우에 물었다. "요화가 어찌 부인을 구했는가?" 좌우가 말했다. "두원이 산으로 납치해 가자 서로 한 명씩 아내로 삼고자 했습니다. 요화가 연유를 묻고 공경히 대하자, 두원이 따르지 않아 요화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관우가 말을 듣고 나서, 요화를 향해 절을 하며 감사 인사를 했다. 요화는 부하들을 보내 관우를 호송하고자 했지만, 관우는 그가 황건적 출신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요화가 다시 금과 비단을 바쳤지만 관우는 받지 않고 요화와 작별을 고했다. 요화는 부하들과 함께 산골짜기로 떠났다. 관우는 조조가 준 비단옷 이야기를 두 부인에게 알리고, 서둘러 수레를 몰고 길을 떠났다. 해가 지자 한 마을에 도착해 묵게 되었다. 마을 주인이 나와서 맞이하며 물었다. "장군의 성함이 무엇이오?" 관우가 예를 갖추어 말했다. "나는 유비의 동생 관우요." 노인이 기뻐하며 말했다. "혹시 안량과 문추를 베었던 그 관우가 아니오?" 관우가 대답했다. "바로 그 사람이오." 노인은 크게 기뻐하며 집으로 초대했다. 관우는 말했다. "수레에 두 부인이 타고 계시오." 노인은 아내와 딸을 불러 두 부인을 맞이하게 했다. 두 부인이 초당에 도착하자, 관우는 두 부인 옆에 서서 손을 모으고 있었다. 노인이 관우에게 앉으라고 했지만, 관우는 "두 분 형수님이 계신데 어떻게 앉을 수 있겠소?"라고 말했다. 노인은 아내와 딸에게 두 부인을 내실로 모시게 하고, 자신은 초당에서 관우를 접대했다. 관우가 노인의 이름을 물었다. 노인은 "내 성은 호, 이름은 화요. 환제 때 의랑을 지냈다가 고향으로 돌아왔소. 지금 내 아들 호반이 형양 태수 왕식 밑에서 종사로 있소. 장군께서 이곳을 지나시면 내 아들에게 편지 한 통 전해주시오." 관우가 이를 허락했다. 다음 날 아침 식사를 마치고 두 부인을 수레에 태운 후, 호화의 편지를 받아 헤어져 길을 떠났다. 동령관에 도착하자, 관문을 지키는 장수 공수는 군사 500명을 이끌고 흙 언덕 위에서 수비하고 있었다. 관우가 수레를 몰고 언덕 위로 올라가자, 군사들이 공수에게 보고했다. 공수가 나와 관우를 맞이했다. 관우가 말에서 내려 공수에게 예를 갖추었다.

공수가 물었다. "장군은 어디로 가시는 길이오?" 관우가 대답했다. "나는 승상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형님을 찾으러 하북으로 가는 길이오." 공수가 말했다. "하북의 원소는 승상과 적대 관계이오. 장군께서 가시려면 승상의 문서가 있어야 하오." 관우가 말했다. "길이 급하여 미처 받지 못했소." 공수가 말했다. "문서가 없으면 승상에게 보고한 후에야 통과시킬 수 있소." 관우가 말했다. "보고를 기다리면 내 일정이 늦어지오." 공수가 말했다. "법도가 그러하니 어쩔 수 없소." 관우가 말했다. "나를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것이오?" 공수가 말했다. "통과하고 싶다면 가족을 인질로 남기시오." 관우가 크게 화를 내며 칼을 들어 공수를 죽였다. 공수가 관문 안으로 도망쳐 북을 울리며 군사를 모아 말에 올라와 싸움을 걸었다. 공수가 크게 외쳤다. "이제 통과할 수 있겠소?" 관우가 수레를 뒤로 물리고 말을 타고 칼을 들어 바로 공수를 향해 달려갔다. 한 합 만에 공수의 시체가 말 아래에 떨어졌다. 군사들이 도망치자, 관우가 말했다. "군사들은 도망치지 마라. 내가 공수를 죽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너희와는 무관하다. 너희들의 입을 빌려 승상에게 전해다오. 공수가 나를 해치려 했기에 내가 그를 죽였다고 말이오." 군사들이 모두 말 앞에 절을 했다. 관우는 두 부인의 수레를 이끌고 낙양을 향해 출발했다. 이 소식이 낙양 태수 한복에게 전해졌다. 한복은 급히 장수들을 모아 상의했다. 아장 맹탄이 말했다. "승상의 문서가 없다면 이는 사사로운 행위이니 막지 않으면 죄를 면치 못할 것이오." 한복이 말했다. "관우는 용맹하여 안량과 문추도 그의 손에 죽었소. 지금 힘으로 대적할 수 없으니 계책으로 잡아야 하오." 맹탄이 말했다. "내게 계책이 있소. 먼저 사슴뿔로 관문을 막아두고, 내가 군사를 이끌고 나가 싸움을 걸어 패한 척하며 유인할 것이오. 공께서는 그를 향해 화살을 쏘시오. 관우가 말에서 떨어지면 사로잡아 허도로 보내면 큰 상을 받을 것이오." 상의가 끝나자, 사람이 와서 관우의 수레가 도착했다고 알렸다. 한복은 활을 당기고 화살을 꽂아 1천 명의 군사를 이끌고 관문 앞에 진을 쳤다. "오는 자는 누구냐?" 관우가 말 위에서 몸을 굽혀 대답했다. "나는 한수정후 관우라, 길을 빌리려 하오." 한복이 말했다. "승상의 문서가 있소?" 관우는 말했다. "일이 급하여 받지 못했소." 한복이 말했다. "나는 승상의 명을 받들어 이곳을 지키며 간첩을 잡고 있소. 문서가 없으면 이는 도망자요." 관우가 화를 내며 말했다. "동령의 공수는 이미 내가 죽였소. 너도 죽고 싶으냐?" 한복이 말했다. "누가 나와서 그를 잡겠느냐?" 맹탄이 말을 타고 나와 쌍칼을 휘두르며 관우에게 달려들었다. 관우는 수레를 뒤로 물리고 말을 타고 칼을 들어 맞섰다. 맹탄은 세 합을 넘기지 못하고 말머리를 돌려 도망쳤다. 관우가 그를 쫓아갔다. 맹탄은 관우를 유인할 생각이었으나, 관우의 말이 빨라 일찌감치 따라잡혔다. 단 한 칼에 두 동강이 났다. 관우가 말을 돌려 돌아오자, 한복이 문 앞에 숨어 있다가 힘껏 화살을 쏘아 관우의 왼팔에 맞췄다. 관우가 입으로 화살을 뽑아내고 피가 멈추지 않자, 말을 몰아 한복에게 달려가 군사를 흩어버렸다. 한복이 피할 틈도 없이 관우의 칼에 머리와 어깨가 함께 잘려 나갔다. 군사들은 흩어져 도망쳤고, 관우는 수레를 지키며 길을 떠났다. 관우는 비단으로 화살 상처를 묶고, 길에서 기습이 두려워 오래 머물지 않고 밤새 이수관으로 향했다. 이 관문을 지키는 장수는 병주 출신 변희로, 유성추를 잘 다루는 황건적 출신이었다. 나중에 조조에게 귀순하여 이 관문을 지키게 되었다. 그는 관우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계책을 세웠다. 관문 앞 진국사에 200여 명의 도끼병을 매복시키고, 관우를 절로 유인하여 신호탄을 쏘기로 했다.변희는 관우를 해치려는 계략을 꾸몄다. 모든 준비를 마친 후, 그는 관문 밖으로 나가 관우를 맞이했다. 관우가 변희가 마중 나오는 것을 보고 말에서 내려 인사를 했다. 변희가 말했다. "장군의 명성이 천하에 떨치니, 누가 존경하지 않겠습니까! 이제 황숙에게 돌아가시는 것을 보니 충의가 대단하십니다!" 관우는 공수를 죽인 일과 한복을 죽인

일을 이야기했다. 변희가 말했다. "장군이 그들을 죽인 것은 옳은 일이었습니다. 제가 승상에게 대신 보고하겠습니다." 관우는 크게 기뻐하며 함께 말을 타고 이수관을 지나 진국사 앞에서 내렸다. 승려들이 종을 울리며 나와서 맞이했다. 그 진국사는 한명제의 어명으로 세워진 절로, 그 절에는 30여 명의 승려가 있었다. 그 중에는 관우와 같은 고향 사람인 법명 푸징이라는 승려가 있었다. 푸징은 이미 상황을 알고 있었고, 관우에게 다가와 인사하며 말했다. "장군, 포동을 떠난 지 몇 년이 되었습니까?" 관우가 대답했다. "거의 20년이 되었습니다." 푸징이 말했다. "장군은 저를 기억하지 못하십니까?" 관우가 대답했다. "오래 떠나 있어 기억하지 못하겠습니다." 푸징이 말했다. "저의 집은 장군의 집과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습니다." 변희는 푸징이 고향 이야기를 하자 비밀이 새어 나갈까 두려워 꾸짖었다. "장군을 모시고 잔치에 초대하려 하는데, 승려가 왜 그리 말이 많은가!" 관우가 말했다. "고향 사람을 만나는데 어찌 옛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있겠소?" 푸징은 관우를 대사로 초대해 차를 대접했다. 관우가 말했다. "두 부인이 수레에 계시니 먼저 차를 대접해주시오." 푸징은 차를 준비해 두 부인에게 먼저 대접한 후, 관우를 대사로 초대했다. 푸징이 손으로 들고 있던 칼을 들어 보이며 눈짓을 했다. 관우는 그 뜻을 알아차리고 부하들에게 칼을 준비하라고 명령했다. 변희는 관우를 법당으로 초대해 잔치를 벌였다. 관우가 말했다. "변군이 관우를 초대한 것이 좋은 의도요? 아니면 나쁜 의도요?" 변희가 대답하기 전에, 관우는 벽 뒤에 숨어 있는 자객들을 발견하고 변희에게 크게 꾸짖었다. "나는 너를 좋은 사람으로 여겼는데, 어찌 감히 이런 짓을 하는가!" 변희는 일이 발각된 것을 알고 크게 소리쳤다. "모두 공격하라!" 그러나 자객들이 움직이기도 전에 관우는 칼을 뽑아 그들을 모두 베었다. 변희는 법당을 뛰쳐나가 복도로 도망쳤다. 관우는 칼을 버리고 큰 칼을 집어들고 변희를 쫓았다. 변희는 비밀 무기를 꺼내 관우를 공격했으나, 관우는 칼로 이를 막아내고 변희를 쫓아가 한 칼에 두 동강을 내었다. 관우는 다시 돌아와 두 부인을 보호했다. 주위에 있던 군사들은 관우를 보고 모두 도망쳤다. 관우는 푸징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스승님이 아니었으면 이 도적에게 당할 뻔했습니다." 푸징이 말했다. "이곳은 이제 저에게 위험하니, 저도 다른 곳으로 떠나겠습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겠습니다. 장군도 몸 건강히 계십시오." 관우는 감사 인사를 하고, 수레를 끌고 형양으로 떠났다. 형양 태수 왕식은 한복과 친척 관계였다. 관우가 한복을 죽였다는 소식을 듣고 관우를 해치기로 결심했다. 왕식은 사람을 보내 관문을 지키게 했다. 관우가 도착하자 왕식은 관문 밖으로 나와 웃으며 맞이했다. 관우는 형님을 찾으러 가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왕식이 말했다. "장군께서 길을 달려오시느라 부인들이 피로하실 테니, 성 안으로 들어가 여관에서 하룻밤 쉬시고 내일 떠나시는 게 좋겠습니다." 관우는 왕식의 친절한 태도를 보고 두 부인과 함께 성 안으로 들어갔다. 여관에서는 이미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다. 왕식은 관우를 잔치에 초대했으나, 관우는 거절했다. 왕식은 사람을 보내 잔치 음식을 여관으로 보냈다. 관우는 길에서 피곤한 두 부인을 잘 모시고, 자신도 갑옷을 벗고 쉬었다. 왕식은 비밀리에 부하 호반을 불러 명령했다. "관우는 승상을 배반하고 도망친 죄가 있으며, 길에서 태수와 장수를 죽였다. 그의 죄는 가볍지 않다. 그는 무예가 뛰어나니, 오늘 밤 군사 천 명을 모아 여관을 포위하고, 각자 횃불을 들어 3경이 되면 불을 질러라. 누구든지 상관없이 모두 불태워 죽여라. 나는 군사를 이끌고 지원하겠다." 호반은 명령을 받고 군사를 모아 마른 장작과 불쏘시개를 여관 앞에 가져다 놓고 준비를 마쳤다. 호반은 생각했다. "나는 오래전부터 관우의 이름을 들었지만 그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한 번 보고 싶구나." 그는 여관으로 가서 여관 관리인에게 물었다. "관장군은 어디 계신가?" 관리인이 대답했다. "정청에서 책을 읽고 계십니다." 호반은 몰래 정청으로 가서 관우가 왼손으로 수염을 잡고 등불 아래에서 책을 읽는 것을 보았다. 호반은 그 모습을

보고 감탄하며 말했다. "정말 천인(하늘의 사람)이로구나!" 관우가 물었다. "누구냐?" 호반은 들어가 절하며 말했다. "형양 태수의 부하 호반입니다." 관우가 말했다. "혹시 허도 성 밖에 있는 호화의 아들이 아니냐?" 호반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관우는 부하에게 짐 속에서 책을 꺼내 호반에게 주었다. 호반은 책을 읽고 크게 감탄하며 말했다. "충신을 죽일 뻔했구나!" 호반은 비밀리에 말했다. "왕식이 장군을 해치려 합니다. 그가 비밀리에 사람을 보내 여관을 포위하고 3경에 불을 지르려 합니다. 제가 먼저 성문을 열어 놓을 테니, 장군께서는 빨리 준비하여 성을 나가십시오." 관우는 크게 놀라 급히 갑옷을 입고 칼을 들어 말에 올라탔다. 두 부인을 수레에 태우고 여관을 나가니, 과연 군사들이 횃불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관우는 급히 성문으로 향했다. 성문이 이미 열려 있었다. 관우는 수레를 몰고 급히 성을 나왔다. 호반은 다시 돌아가 불을 질렀다. 관우가 몇 리 가지 않아 뒤에서 횃불이 빛나며 군사들이 쫓아왔다. 앞장선 왕식이 크게 외쳤다. "관우, 도망가지 마라!" 관우는 말을 멈추고 크게 꾸짖었다. "이 비열한 놈!""내가 너와 원한이 없는데, 어찌하여 불을 질러 나를 죽이려 하느냐?" 왕식이 말을 타고 창을 들고 곧장 관우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관우는 허리를 반으로 잘라 두 동강을 내었다. 군사들은 모두 도망쳤다. 관우는 수레를 빨리 몰고 가며 호반에게 감사를 표했다. 화주 경계에 이르렀을 때, 누군가 유연에게 알렸다. 유연은 수십 기병을 이끌고 성 밖으로 나와 맞이했다. 관우는 말 위에서 몸을 굽히며 말했다. "태수님, 그동안 평안하셨습니까?" 유연이 말했다. "공께서는 지금 어디로 가시려 하오?" 관우가 대답했다. "승상에게 작별을 고하고 형님을 찾으러 가는 길입니다." 유연이 말했다. "현덕은 지금 원소에게 있는데, 원소는 승상의 원수입니다. 어찌 공을 받아들이겠습니까?" 관우가 대답했다. "예전에 약속한 바가 있어 반드시 가야 합니다." 유연이 말했다. "지금 황하 나루터는 험난하여, 하후돈의 부장 진기가 지키고 있어 통과하지 못할 것입니다." 관우가 말했다. "태수님, 배를 준비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유연이 말했다. "배는 있으나 감히 준비할 수 없습니다." 관우가 말했다. "전에 내가 안량과 문추를 죽일 때, 태수님을 도와준 적이 있습니다. 오늘 한 번의 배를 빌려주지 않으시겠습니까?" 유연이 말했다. "하후돈이 알게 되면 반드시 벌을 받을 것입니다." 관우는 유연이 쓸모없는 사람임을 알고, 수레를 몰고 나아갔다. 황하 나루터에 도착하자 진기가 군사를 이끌고 나와서 물었다. "네가 누구냐?" 관우가 대답했다. "나는 한수정후 관우다." 진기가 물었다. "지금 어디로 가느냐?" 관우가 대답했다. "하북으로 가서 형님을 찾으러 가는 길이다. 나루터를 빌리려고 왔다." 진기가 물었다. "승상의 공문은 어디 있느냐?" 관우가 대답했다. "나는 승상의 명령을 받지 않는다. 무슨 공문이 필요하겠느냐?" 진기가 말했다. "나는 하후돈 장군의 명령으로 이 나루터를 지키고 있다. 네가 날개가 있어도 지나갈 수 없을 것이다!" 관우가 크게 화를 내며 말했다. "내가 지금까지 길에서 얼마나 많은 적을 죽였는지 아느냐?" 진기가 대답했다. "너는 무명 장수나 죽였지, 감히 나를 죽일 수 있겠느냐?" 관우가 화를 내며 말했다. "너는 안량과 문추에 비해 어떠냐?" 진기가 크게 화를 내며 말을 몰아 칼을 들고 곧장 관우에게 달려들었다. 두 말이 교차하자마자, 관우의 칼이 올라가며 진기의 머리가 떨어졌다. 관우가 말했다. "내 앞을 막는 자는 이미 죽었으니, 나머지는 놀라지 말고 빨리 배를 준비하라." 군사들이 급히 배를 준비하여 강가에 대었다. 관우는 두 부인을 배에 모시고 강을 건넜다. 황하를 건너면 바로 원소의 지역이었다. 관우는 다섯 개의 관문을 지나며 여섯 명의 장수를 베어냈다. 후세 사람들은 시를 지어 이렇게 노래했다. "인수를 걸고 금을 봉하며 한나라 승상을 떠나 형님을 찾으러 먼 길을 떠난다. 적토마를 타고 천 리를 달리며, 청룡언월도로 다섯 관문을 지나간다. 충성과 의로움이 우주를 뚫고, 영웅의 이름이 천하에 떨친다. 홀로 장수를 베어내니 무적이며, 고금에 이름을 남긴다." 관우는 말 위에서 자신에게 말했다. "나는 길에서 사람을 죽이려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다. 조조가 이를 알게 되면 나를 은혜를 저버린 사람으로 여길 것이다." 길을 가던 중, 북쪽에서 한 기사가 달려오며 크게 외쳤다. "운장, 잠깐 멈추시오!" 관우가 말을 멈추고 보니, 손건이었다. 관우가 말했다. "남양에서 헤어진 후로 소식이 어찌 되었소?" 손건이 대답했다. "유벽과 공도는 장군이 군을 물린 후 다시 남양을 빼앗았습니다. 저를 하북으로 보내 원소와 화목을 맺고, 현덕과 함께 조조를 무너뜨릴 계획을 세우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하북의 장수들이 서로 시기하여, 전풍은 아직도 감옥에 갇혀 있고, 저수는 물러나서 쓰이지 않으며, 심배와 곽도는 각자 권력을 다투고 있습니다. 원소는 의심이 많아 결정을 내리지 못합니다. 제가 유황숙과 상의하여 먼저 몸을 피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지금 황숙은 이미 남양으로 가서 유벽과 합류했습니다. 장군께서 모르고 원소에게 가면 해를 입을까 두려워 저를 보내 맞이하러 오게 했습니다. 다행히 여기서 만나게 되었소. 장군께서는 빨리 남양으로 가서 유황숙과 합류하시오." 관우는 손건에게 두 부인에게 인사드리게 했다. 두 부인은 손건에게서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관우는 손건의 말대로 하북으로 가지 않고 남양으로 향했다. 길을 가던 중, 뒤에서 먼지가 일며 한 무리의 군사가 다가왔다. 앞장선 이는 하후돈이었다. "관우, 도망가지 마라!" 여섯 장수를 베고도 길을 막는 이가 다시 나타났으니, 관우는 어떻게 이 상황을 벗어날 것인가? 제31회: 조조가 창정을 깨고 본초를 무찌르다, 현덕이 형주로 가 유표에게 의탁하다 조조가 원소가 패한 것을 틈타 군마를 정비하고 추격했다. 원소는 두건을 쓰고 단옷을 입고 800여 기를 이끌고 이양 북쪽 강가로 달아났다. 대장 장의거가 진영에서 나와 맞이했다. 원소는 이전 일을 장의거에게 말하니, 장의거는 흩어진 병사들을 불러 모았다. 병사들이 원소가 있는 것을 듣고 다시 모여들어 군세가 회복되었다. 그들은 기주로 돌아가기로 합의했다. 군이 이동하던 중, 밤에 황량한 산에서 숙영했다. 원소는 진중에서 멀리서 울음소리를 듣고 몰래 나가 들으니, 패전한 병사들이 모여 형제를 잃고 동료와 친지를 잃은 고통을 호소하며 가슴을 치며 울고 있었다. 모두가 "전풍의 말을 들었더라면 우리가 어찌 이 재앙을 당했겠는가!"라고 말했다. 원소는 크게 후회하며 말했다. "내가 전풍의 말을 듣지 않아 병사들이 패하고 장수들이 죽었으니, 이제 돌아가서 그를 어떻게 보겠는가!" 다음 날, 말을 타고 가던 중 봉기가 군대를 이끌고 와서 맞이했다. 원소는 봉기에게 말했다. "내가 전풍의 말을 듣지 않아 이 패배를 당했다. 이제 돌아가서 그를 볼 면목이 없다." 봉기는 이를 비웃으며 말했다. "풍이 감옥에서 주군의 패배 소식을 듣고 손뼉을 치며 웃으며 말하길, '내 예측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원소는 크게 화를 내며 말했다. "이 놈이 감히 나를 비웃다니! 반드시 죽여야겠다!" 그래서 사자를 보내어 보검을 가지고 기주의 감옥에서 전풍을 죽이게 했다. 한편, 전풍은 감옥에 있었다. 어느 날, 감옥 관리가 와서 전풍을 축하하며 말했다. "주군께서 큰 패배를 당했으니 이제 그대가 중용될 것입니다." 전풍은 웃으며 말했다. "나는 이제 죽을 것이다!" 감옥 관리가 물었다. "모두가 그대를 축하하는데 어찌 죽는다고 말하는가?" 전풍이 말했다. "원장군은 외면은 관대하지만 내심은 시기심이 많아 충성을 기억하지 않는다. 만약 승리하면 나를 용서할 수 있지만, 지금 패배했으니 부끄러워서 나를 살려두지 않을 것이다." 감옥 관리가 믿지 않았다. 갑자기 사자가 검을 들고 와서 원소의 명령을 전하며 전풍의 목을 취하려 하니, 감옥 관리가 놀랐다. 전풍이 말했다. "나는 이미 죽을 줄 알고 있었다." 감옥 관리들이 모두 눈물을 흘렸다. 전풍이 말했다. "대장부가 천지간에 태어나 주인을 알아보지 못하고 섬기는 것은 지혜가 없는 것이다! 오늘 죽는 것은 무엇이 아깝겠는가!" 그리고는 스스로 목을 베어 죽었다. 후세 사람들이 시를 지어 말했다: "어제는 저수가 군중에서 죽고, 오늘은 전풍이 감옥에서 죽네. 하북의 기둥이 모두 부러졌으니, 원초가 어찌 가문과 나라를 잃지 않겠는가?" 전풍이 죽자, 이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탄식했다. 원소는 기주로

돌아가 마음이 혼란스러워 정사를 돌보지 않았다. 그의 부인 유씨가 후사를 세우라고 권했다. 원소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는데, 장남 원담은 자가 현충으로 청주를 지키고 있었고, 차남 원희는 자가 현혁으로 유주를 지키고 있었으며, 삼남 원상은 자가 현부로 후처 유씨의 소생으로 용모가 출중하여 원소가 매우 사랑하여 곁에 두었다. 관도에서 패전한 후, 유씨는 원상에게 후사를 세우라고 권했다. 원소는 심배, 봉기, 신평, 곽도 네 사람과 이를 상의했다. 원래 심배와 봉기는 원상을 지지하고, 신평과 곽도는 원담을 지지했다. 네 사람은 각기 지지하는 바가 있었다. 그때 원소는 네 사람에게 말했다. "지금 외환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내정은 일찍 정해야 한다. 나는 후사를 세우고자 한다. 장남 원담은 성격이 강하고 살생을 좋아하며, 차남 원희는 성격이 유약하여 대사를 이루기 어렵다. 삼남 원상은 영웅의 기상이 있어 현자를 예우하고 선비를 존경하니, 내가 그를 세우고자 한다. 그대들의 의견은 어떠한가?" 곽도가 말했다. "세 아들 중에서 원담이 장남이며 지금 외지에 있습니다. 주군께서 장남을 폐하고 막내를 세우는 것은 혼란의 싹을 자라는 것입니다. 지금 군세가 조금 꺾였고 적군이 경계를 압박하고 있는데, 어찌 다시 부자 형제 간에 서로 싸우게 할 수 있겠습니까? 주군께서는 적을 막는 계책을 먼저 생각하시고, 후사를 세우는 일은 나중에 논의하셔야 합니다." 원소는 망설이며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갑자기 원희가 6만 군사를 이끌고 유주에서 오고, 원담이 5만 군사를 이끌고 청주에서 오고, 외손 고간이 5만 군사를 이끌고 병주에서 와서 각각 기주에 도착하여 전투를 도왔다. 원소는 기뻐하며 다시 군마를 정비하고 조조와 싸우러 갔다. 그때 조조는 승리한 군사를 이끌고 강가에 진을 쳤다. 한 지역의 사람들이 밥과 술을 들고 나와 맞이했다. 조조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을 보고 장막 안으로 들여와 앉히고 물었다. "노인의 나이가 어떻게 되십니까?" 그들이 대답했다. "모두 백 살 가까이 됩니다." 조조가 말했다. "우리 군사가 귀향을 놀라게 해 매우 미안합니다." 노인들이 말했다. "환제 때, 황성이 초, 송의 경계에 나타났고, 요동 사람 은규가 천문을 잘 관측하여 이곳에서 묵으면서 노인들에게 말하길, '황성이 건상에 나타나 이곳을 비추니, 50년 후에 양, 패 사이에서 진인이 일어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지금 계산해보니 꼭 50년이 되었습니다. 원본초는 백성을 중과세하여 백성들이 모두 원망했습니다. 승상께서는 인의를 베푸는 군사를 일으켜 백성을 위로하고 죄를 벌하시니, 관도에서 원소의 백만 군사를 격파하셨습니다. 이는 당시 은규의 말에 부합하며, 백성들은 태평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조조가 웃으며 말했다. "어찌 감히 노인의 말씀을 감당하겠습니까?" 그리고 술과 음식을 가져다 노인들에게 주고 보냈다. 그는 군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만약 시골에 내려가서 가축을 죽이는 자는 사람을 죽인 죄와 같이 하겠다." 그러자 군사들과 백성들이 모두 복종했다. 조조는 마음속으로 매우 기뻐했다. 이때 원소는 네 주의 병력을 모아 20-30만 군사를 이끌고 창정 아래에 진을 쳤다.조조가 군을 이끌고 나아가 진을 쳤다. 다음 날, 양군이 서로 대치하며 진형을 갖추었다. 조조가 여러 장수를 이끌고 출진하니, 원소도 세 아들과 외조카 및 문무관을 이끌고 진 앞으로 나왔다. 조조가 말했다. "본초(원소)가 계책이 다해 힘이 다했으니, 어찌 항복할 생각을 하지 않는가? 칼이 목에 닿기 전에 후회할 것이다!" 원소가 크게 화를 내며 여러 장수를 돌아보며 말했다. "누가 나가서 싸우겠느냐?" 원상(원소의 셋째 아들)이 아버지 앞에서 능력을 보이고자 쌍칼을 휘두르며 말을 타고 나섰다. 조조가 여러 장수에게 물었다. "저 자는 누구인가?" 알아보는 자가 대답했다. "저자는 원소의 셋째 아들 원상입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 장수가 창을 들고 나섰다. 조조가 보니, 이는 서황의 부장 사관이었다. 두 기사가 서로 맞붙었으나, 세 합을 넘기지 못하고 원상이 말을 돌려 달아났다. 사관이 추격하자, 원상이 활을 쏘아 사관의 왼쪽 눈을 맞혀 떨어뜨렸다. 원소가 아들이 승리한 것을 보고 채찍을 휘두르며 큰 병력을 몰아 혼전을 벌였다. 큰 전투가 벌어졌고, 양군은

금을 울려 군사를 물렸다. 조조는 여러 장수와 함께 원소를 무너뜨릴 계책을 논의하였다. 정욱이 '십면매복'의 계책을 제안하여 조조에게 군을 물려 강가에 매복하고, 원소를 유인하여 강가로 끌어내어 죽음의 싸움을 벌이도록 하자고 하였다. 조조가 그 계책을 받아들였다. 좌우로 각각 다섯 부대로 나누었다. 좌측 첫 부대는 하후돈, 두 번째는 장요, 세 번째는 이점, 네 번째는 악진, 다섯 번째는 하후연이었다. 우측 첫 부대는 조홍, 두 번째는 장합, 세 번째는 서황, 네 번째는 우금, 다섯 번째는 고람이었다. 중군은 허저가 선봉이었다. 다음 날, 열 개의 부대가 먼저 나아가 매복을 마쳤다. 밤이 되자, 조조는 허저에게 군을 이끌고 나아가 진을 치는 척하게 하였다. 원소의 다섯 진이 모두 일어났다. 허저가 군을 돌려 달아나니, 원소가 군을 이끌고 추격하였다. 새벽이 되자, 강가에 이르렀고, 조조의 군이 퇴로가 없었다. 조조가 크게 외쳤다. "앞에 길이 없으니, 모든 군사는 죽음을 각오하고 싸워라!" 모든 군사가 돌아서서 힘을 다해 나아갔다. 허저가 말을 타고 앞장서서 열 명 이상의 장수를 베었다. 원소의 군이 크게 혼란에 빠졌다. 원소가 급히 군을 물렸으나, 뒤에서 조조의 군이 추격해왔다. 가는 도중, 한 번의 북소리가 울리자, 좌측에서 하후연, 우측에서 고람이 군을 이끌고 나왔다. 원소는 세 아들과 외조카를 모아 죽음을 각오하고 피의 길을 뚫어 도망쳤다. 십 리도 못 가서, 좌측에서 악진, 우측에서 우금이 나와 원소의 군을 죽였다. 피가 강물을 이루고, 시체가 널려 있었다. 다시 몇 리도 못 가서, 좌측에서 이점, 우측에서 서황이 나와 원소의 군을 죽였다. 원소와 그의 아들들은 크게 놀라 달아나 옛 진으로 들어가 군사를 쉬게 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좌측에서 장요, 우측에서 장합이 나와 진을 공격하였다. 원소가 급히 말을 타고 창정으로 달아났다. 사람과 말이 지쳐 쉬려고 할 때, 뒤에서 조조의 대군이 추격해왔다. 원소는 목숨을 걸고 도망쳤다. 가는 도중, 좌측에서 조홍, 우측에서 하후돈이 길을 막았다. 원소가 크게 외쳤다.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지 않으면 반드시 잡힐 것이다!" 힘을 다해 돌파하여 중간에서 빠져나왔다. 원희와 고간은 모두 화살에 상처를 입었다. 군마는 거의 전멸했다. 원소는 세 아들을 안고 통곡하다가 기절하였다. 사람들이 급히 구하니, 원소의 입에서 피가 멈추지 않았다. 원소가 탄식하며 말했다. "내가 여러 전투를 치렀지만, 오늘 이처럼 참담한 적은 없다! 이는 하늘이 나를 버린 것이다! 너희는 각기 본주로 돌아가, 반드시 조조와 승부를 가릴 것을 맹세하라!" 그러고는 신평과 곽도에게 급히 원담을 따라 청주로 가서 정비하라 하였다. 원희는 유주로, 고간은 병주로 돌아가 사람과 말을 정비하라 하였다. 원소는 원상과 함께 기주로 들어가 병을 치료하며, 원상과 심배, 봉기에게 군사를 맡겼다. 한편, 조조는 창정에서 큰 승리를 거두고, 삼군을 크게 상 주며 기주의 실태를 탐색하게 하였다. 첩자가 돌아와 보고하였다. "원소는 병에 걸려 누워있고, 원상과 심배는 성을 굳게 지키고 있으며, 원담, 원희, 고간은 모두 본주로 돌아갔습니다." 모두가 조조에게 급히 공격하라고 권하였다. 조조가 말했다. "기주는 식량이 풍부하고, 심배는 계책이 있으니 급히 공격할 수 없다. 지금 곡식이 들판에 있으니, 백성의 농사를 망치지 않도록 가을 수확 후에 공격하겠다." 말을 나누는 중, 순욱의 편지가 도착하였다. "유비가 여남에서 유벽, 공도 수만 명의 무리를 얻었습니다. 승상이 군을 이끌고 하북으로 출정한 것을 듣고, 유벽을 여남에 남겨두고 유비가 직접 군을 이끌고 허창을 공격하려 합니다. 승상께서는 급히 군을 돌려 이를 막아야 합니다." 조조가 크게 놀라, 조홍을 남겨 강가에 군을 주둔시켜 허세를 부리고, 자신은 대군을 이끌고 여남으로 유비를 맞으러 갔다. 한편, 현덕은 관우, 장비, 조운 등과 군을 이끌고 허도를 공격하려 하였다. 양산 근처에 이르렀을 때, 조조의 군과 맞닥뜨렸다. 현덕은 양산 아래에 진을 쳤다. 군을 세 부대로 나누었다. 운장은 동남쪽에, 장비는 서남쪽에, 현덕과 조운은 정남쪽에 진을 쳤다. 조조의 군이 이르자, 현덕이 군을

이끌고 나왔다. 조조가 진을 갖추고 현덕을 불러 말했다. 현덕이 말에서 내려 깃발 아래 나아왔다. 조조가 채찍으로 가리키며 꾸짖었다. "내가 너를 상객으로 대우했는데, 어찌 의리를 저버리고 은혜를 잊었느냐?" 현덕이 말했다. "너는 한나라 재상의 이름을 빌려 실은 나라의 도적이다! 나는 한실 종친으로 천자의 밀명을 받아 반역자를 토벌하러 왔다!" 그러고는 말 위에서 의대조를 낭독하였다. 조조가 크게 화를 내며 허저에게 출전하라고 하였다. 현덕의 뒤에서 조운이 창을 들고 말을 타고 나왔다. 두 장수가 서로 맞붙어 삼십 합을 겨루어 승부를 가리지 못하였다. 갑자기 큰 함성이 일어나더니, 동남쪽에서 운장이 돌파해 왔고, 서남쪽에서 장비가 군을 이끌고 돌파해 왔다. 세 곳에서 일제히 공격하였다. 조조의 군이 멀리 와서 피곤하여 대적하지 못하고 크게 패하여 도망쳤다. 현덕이 승리하여 진으로 돌아왔다.다음 날, 조운을 보내 싸움을 걸었다. 조조의 군대는 열흘 동안 나오지 않았다. 현덕은 다시 장비를 보내 싸움을 걸게 했으나, 조조의 군대는 역시 나오지 않았다. 현덕의 의심은 더 커졌다. 갑자기 공도가 양식을 운반하러 왔는데, 조조의 군대에게 포위되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현덕은 급히 장비를 보내 구원하라고 했다. 또 하후돈이 군을 이끌고 뒤에서 유남을 바로 치러 갔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현덕은 크게 놀라며 말했다. "이렇게 되면, 앞뒤로 적을 맞아 들 곳이 없구나!" 급히 운장을 보내 구원하라고 했다. 두 군대는 모두 떠났다. 며칠 후, 말 탄 전령이 와서 하후돈이 이미 유남을 함락시켰고, 유벽이 성을 버리고 도망갔으며, 운장이 지금 포위당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현덕은 크게 놀랐다. 또 장비가 공도를 구하러 갔으나 역시 포위당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현덕은 급히 군을 돌리려 했으나, 조조의 군대가 뒤에서 습격할까 두려웠다. 갑자기 진영 밖에서 허저가 싸움을 걸어왔다. 현덕은 감히 출전하지 못했다. 날이 밝기를 기다려 군사들에게 배불리 먹게 하고, 보병이 먼저 나서고 기병이 뒤따랐다. 진영 안에서는 헛된 소문을 퍼뜨렸다. 현덕이 진영을 떠나 몇 리를 갔을 때, 흙산을 돌아가니 횃불이 일제히 밝아지며 산 위에서 큰 소리로 외쳤다. "유비를 놓치지 마라! 승상이 여기서 기다리고 있다!" 현덕은 길을 찾아 달아났다. 조운이 말했다. "주공,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를 따라오십시오." 조운이 창을 들고 말을 타며 길을 열었다. 현덕은 쌍고검을 뽑아 뒤따랐다. 싸움이 한창일 때, 허저가 추격해와 조운과 격전을 벌였다. 뒤에서 우금과 이점이 또 도착했다. 현덕은 상황이 위급해져 황급히 도망쳤다. 뒤에서 함성이 점점 멀어질 때, 현덕은 깊은 산 속 외딴 길로 혼자 말을 타고 도망쳤다. 날이 밝아오자, 옆에서 한 무리의 군사가 돌진해 나왔다. 현덕은 크게 놀라 보니, 유벽이 패잔병 천여 기를 이끌고 현덕의 가족을 호송해 오고 있었다. 손건, 간옹, 미방도 도착해 말했다. "하후돈의 군세가 매우 강해 성을 버리고 도망쳤습니다. 조조의 군대가 추격해왔으나 운장이 막아서 겨우 탈출했습니다." 현덕이 말했다. "운장은 지금 어디에 있소?" 유벽이 말했다. "장군께서 먼저 가시고, 나중에 다시 의논합시다." 몇 리를 더 가자, 북소리가 울리며 앞에서 한 무리의 군사가 나왔다. 선두의 장수는 장합이었다. 그는 크게 외쳤다. "유비는 빨리 말에서 내려 항복하라!" 현덕이 퇴각하려 하자, 산 위에서 붉은 깃발이 일렁이며 한 군대가 산골짜기에서 나왔다. 선두의 장수는 고람이었다. 현덕은 앞뒤로 길이 막혀 하늘을 우러러 크게 외쳤다. "하늘은 어찌하여 나를 이토록 궁지에 몰아넣는가! 이리 된 이상, 죽는 것이 낫겠다!" 현덕은 검을 뽑아 자결하려 했다. 유벽이 급히 말리며 말했다. "제가 죽음을 무릅쓰고 길을 뚫어 장군을 구하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고람과 맞붙었으나, 세 합도 못 되어 고람에게 베여 말에서 떨어졌다. 현덕은 크게 놀라 싸우려 했으나, 고람의 후군이 갑자기 혼란에 빠지더니, 한 장수가 돌진해와 창을 휘둘러 고람을 말에서 떨어뜨렸다. 보니, 조운이었다. 현덕은 크게 기뻐했다. 조운은 말을 타고 창을 휘둘러 후군을 흩어놓고, 다시 전군으로 가서 장합과 혼자 싸웠다. 장합은 조운과 서른 합 넘게

싸우다가 말을 돌려 도망쳤다. 조운은 기세를 몰아 돌진했으나, 장합의 군대가 산골짜기를 지키고 있어 길이 좁아 나갈 수 없었다. 길을 뚫으려 할 때, 운장, 관평, 주창이 삼백 군사를 이끌고 도착했다. 양쪽에서 협공하여 장합을 물리쳤다. 모두 골짜기를 빠져나와 산 아래 험한 곳에 진을 쳤다. 현덕은 운장을 보내 장비를 찾게 했다. 원래 장비는 공도를 구하러 갔으나, 공도는 이미 하후연에게 죽임을 당했다. 장비는 분투하여 하후연을 물리치고 계속 추격했으나, 악진의 군대에게 포위당했다. 운장은 패잔병을 만나 자취를 따라가 악진을 물리치고 장비와 함께 현덕을 만났다. 전령이 와서 보고했다. "조조의 대군이 추격해옵니다." 현덕은 손건 등에게 가족을 보호하며 먼저 가라고 했다. 현덕은 관우, 장비, 조운과 함께 뒤에서 싸우며 후퇴했다. 조조는 현덕이 멀리 도망가자, 군을 거두고 추격하지 않았다. 현덕의 패잔병은 천 명도 채 되지 않아 허겁지겁 도망쳤다. 한 강에 이르러 현지 사람에게 물어보니, 한강이었다. 현덕은 임시로 진을 쳤다. 현지 사람들은 현덕을 알아보고 양과 술을 바쳐 모래사장에서 함께 마셨다. 현덕은 한탄하며 말했다. "여러 분은 모두 왕좌의 재능을 지녔는데, 불행히도 나 유비를 따르게 되었소. 나의 명이 다해 여러분을 누추하게 만들었구려. 오늘 몸을 의지할 곳도 없어 여러분에게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 두렵소. 여러분은 나를 버리고 현명한 주인을 찾아 공명을 세우시오." 사람들은 모두 얼굴을 가리고 울었다. 운장이 말했다. "형님의 말씀이 틀렸소이다. 옛날 고조께서 항우와 천하를 다툴 때, 여러 번 패하셨으나, 구리산 전투에서 승리하여 사백 년의 기초를 세우셨소. 승패는 병가의 상도이니, 어찌 스스로 뜻을 꺾으려 하십니까?" 손건이 말했다. "성패는 때가 있는 법이니,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오. 이곳에서 형주가 멀지 않습니다. 유경승(유표)이 구주를 다스리고 있으며, 병력도 강하고 양식도 충분합니다. 더구나 공과 한실의 종친이시니, 왜 그를 찾지 않으십니까?" 현덕이 말했다. "다만 그가 받아주지 않을까 두렵소." 손건이 말했다. "제가 먼저 가서 유경승과 이야기를 나누어, 그가 나와 주공을 맞이하게 하겠습니다." 현덕은 크게 기뻐하며 손건을 밤에 형주로 보냈다. 군에 도착해 유표를 만났다. 예를 갖춘 후, 유표가 물었다. "공이 현덕과 함께 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왔소?" 손건이 말했다. "유공은 천하의 영웅으로, 비록 병력은 적고 장수는 드물지만, 뜻은 사직을 바로 세우고자 합니다. 유남의 유벽과 공도는 원래 친분이 없었지만, 목숨을 걸고 따라왔습니다. 명공과 유공은 모두 한실의 후손이십니다. 지금 유공이 새로 패하셔서 강동으로 가 손중모에게 의지하려고 합니다. 제가 말리기를, '혈육을 저버리고 먼 곳으로 가면 안 된다. 형주의 유장군은 현명한 인재를 예우하니, 사내들이 그를 따르는 것이 마치 물이 동쪽으로 흐르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현덕이 말했다. "우리 같은 종족이 아닌가?" 이로 인해 유표가 특별히 손건을 보내어 말하게 하니, 유표가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현덕은 나의 아우이다. 오랫동안 만나고 싶었으나 만나지 못했다. 이제 와주니 정말 다행이다." 채모가 간언하여 말했다.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유비는 먼저 여포를 따랐고, 그 후 조조를 섬겼으며, 최근에는 원소에게 의지했으나 모두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그의 인성을 충분히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그를 받아들인다면, 조조가 반드시 우리에게 군사를 보낼 것이고, 괜히 싸움을 일으키게 될 것입니다. 차라리 손건의 목을 베어 조조에게 바치면, 조조가 반드시 주공을 중히 여길 것입니다." 손건은 정색하며 말했다.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유비 장군은 국가에 충성심을 가진 사람으로, 조조, 원소, 여포 등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이전에 그들을 따랐던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제 유비 장군이 한나라의 후손임을 듣고, 같은 종족이라는 의리 때문에 천리를 달려 찾아온 것입니다. 어찌하여 헛된 말을 하여 현덕을 질투하는 것입니까?" 유표는 이 말을 듣고 채모를 꾸짖으며 말했다. "내 뜻은 이미 정해졌으니, 더 이상 말하지 마라." 채모는 부끄러워하며 나갔다. 유표는 손건을 먼저 보내어 현덕에게 보고하게 하고, 직접 성 밖 30리까지 나가 맞이했다. 현덕이 유표를

만나 매우 공손하게 예를 갖췄다. 유표 또한 그를 후하게 대우했다. 현덕은 관우, 장비 등을 데리고 유표에게 인사하러 갔고, 유표는 현덕과 함께 형주로 들어가 거처를 나누어 주었다. 한편 조조는 현덕이 이미 형주로 가서 유표에게 의지했다는 소식을 듣고 군사를 일으켜 공격하려 했다. 정욱이 말하였다. "원소가 아직 제거되지 않았는데, 급히 형주와 양양을 공격하면, 만약 원소가 북쪽에서 기습한다면 승패를 알 수 없습니다. 차라리 허도로 돌아가 군사를 키우고 힘을 길러, 내년 봄에 먼저 원소를 격파한 후 형주와 양양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북의 이익을 한 번에 거둘 수 있습니다." 조조가 그의 말을 옳게 여겨 군사를 이끌고 허도로 돌아갔다. 건안 8년, 봄 정월, 조조는 다시 군사를 일으킬 것을 논의했다. 먼저 하후돈과 만총을 보내어 여남을 지키게 하여 유표를 막고, 조인과 순욱을 남겨 허도를 지키게 하며, 자신은 대군을 이끌고 관도로 나아가 진을 쳤다. 한편 원소는 작년부터 감기와 토혈 증상이 있어 지금에서야 조금 나아져 허도를 공격하려고 했다. 심배가 간언하여 말하였다. "작년 관도와 창정에서 패배한 후 군심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으니, 깊은 해자와 높은 보루로 군사와 민중의 힘을 기르는 것이 좋습니다." 마침 의논하는 중, 갑자기 조조가 군사를 이끌고 관도로 진격하여 기주를 공격한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원소가 말했다. "군사가 성 아래에 도착하여 하천에 이르면 그때 막으면 이미 늦습니다. 내가 직접 대군을 이끌고 나가서 맞이하겠습니다." 원상이 말했다. "아버지의 병세가 아직 완쾌되지 않았으니, 멀리 출정해서는 안 됩니다. 제가 군사를 이끌고 나가 적을 맞이하겠습니다." 원소가 이를 허락하여 사람을 보내어 청주에서 원담을 데려오고, 유주에서 원희를, 병주에서 고간을 데려와 네 곳에서 동시에 조조를 격파하려 했다. 마침 여남에서 전투의 북소리가 울렸고, 이제 기북에서 다시 군사가 움직였다. 승패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보자. 제25회: 둔토산에서 관우가 세 가지 조건을 약속하고 백마에서 조조를 구해 포위를 풀다 한편, 정욱이 계책을 내어 말했다. "운장은 만인의 적수이니, 지모로써만 그를 잡을 수 있습니다. 지금 즉시 유비의 휘하에 있던 투항한 병사들을 하비로 보내 관우를 만나게 하고, 도망쳐 돌아왔다고 말하게 하여, 성 안에서 내응하게 하십시오. 그런 다음 관우를 전장으로 유인하여 거짓으로 패배한 척 도망쳐 다른 곳으로 유인하고, 정예병으로 그의 귀로를 차단한 후 설득해야 합니다." 조조는 그 계책에 따라 즉시 서주에서 투항한 병사 수십 명을 하비로 보내어 관우에게 항복하게 했다. 관우는 그들을 구병이라 생각하고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 다음 날, 하후돈이 선봉으로 나서 5천 병력을 이끌고 도전을 걸었다. 관우는 나가지 않았고, 하후돈은 사람을 시켜 성 아래에서 욕설을 퍼부었다. 관우는 크게 분노하여 3천 명의 병력을 이끌고 성을 나와 하후돈과 싸웠다. 십여 합을 겨루더니, 하후돈은 말을 돌려 도망쳤다. 관우는 20리쯤 쫓아갔으나 하비가 걱정되어 병력을 이끌고 돌아왔다. 갑자기 포성이 울리며, 왼쪽에는 서황, 오른쪽에는 허저가 길을 막았다. 관우는 길을 뚫고 도망쳤으나, 양쪽에서 매복한 병사들이 강궁을 쏘아댔다. 관우는 이를 뚫고 다시 돌아가려 했지만 서황과 허저가 막아섰다. 관우는 힘을 다해 두 사람을 물리치고 하비로 돌아가려 했으나, 하후돈이 또 길을 막아 싸움을 걸었다. 관우는 날이 저물 때까지 싸웠으나 돌아갈 길이 없었다. 결국 한 흙산에 올라 병력을 주둔시켰다. 조조의 군대는 흙산을 에워쌌다. 관우가 산 위에서 하비를 바라보니 성 안에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이는 투항한 병사들이 성문을 열어주어, 조조가 대군을 이끌고 성 안으로 들어가 불을 지른 것이었다. 관우는 하비에 불이 난 것을 보고 놀라 밤새 몇 번이나 산을 내려가려 했으나, 모두 화살에 맞아 돌아왔다. 날이 밝자 다시 내려가려 했으나, 갑자기 한 사람이 말을 타고 산으로 올라왔다. 보니 장요였다. 관우는 맞이하며 말했다. "문원, 나와 싸우러 왔느냐?" 장요가 말했다. "아닙니다. 옛정을 생각하여 찾아왔습니다." 그는 칼을 버리고 말에서 내려 관우와 인사를

나누고 산 정상에 앉았다. 관우가 말했다. "문원, 나에게 무슨 할 말이 있는가?" 장요가 말했다. "옛날 형님이 제 동생을 구해주셨는데, 오늘 동생이 어찌 형님을 구해드리지 않겠습니까?" 관우가 말했다. "그러면 나를 도우러 온 것이냐?" 장요가 말했다. "그것도 아닙니다." 관우가 말했다. "그럼 왜 여기에 온 것이냐?" 장요가 말했다. "현덕의 생사는 모르고, 익덕의 생사도 알지 못합니다. 어젯밤 조조가 하비를 함락시켰으나, 군민들은 무사합니다. 현덕의 가족을 보호하라고 명하여 놀라지 않게 하였습니다. 이렇게 대우하니, 동생이 특별히 형님께 알리러 온 것입니다." 관우가 화내며 말했다. "이 말은 나를 설득하려는 것이냐. 나는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것이다. 당장 돌아가라." 장요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형님의 이 말은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지 않겠습니까?" 관우가 말했다. "나는 충의로 죽을 뿐, 어찌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겠느냐?" 장요가 말했다. "형님이 지금 죽으면 세 가지 죄가 있습니다." 관우가 말했다. "그 세 가지 죄가 무엇이냐?" 장요가 말했다. "처음에 유비와 형님이 결의할 때, 생사를 함께 하기로 맹세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유비가 패했는데 형님이 죽으면, 유비가 다시 일어나 형님의 도움을 구하려 할 때, 형님은 없지 않습니까? 그게 첫 번째 죄입니다. 유비가 가족을 형님께 맡겼는데, 형님이 죽으면 두 부인은 의지할 곳이 없으니, 유비의 부탁을 저버리는 것입니다. 그게 두 번째 죄입니다. 형님의 무예는 뛰어나고 경서에도 능통한데, 유비와 함께 한실을 바로잡을 생각은 하지 않고, 무모하게 죽으려 하니 어찌 의롭다 할 수 있겠습니까? 그게 세 번째 죄입니다. 이 세 가지 죄가 있으니, 동생이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관우가 잠시 생각하며 말했다. "네가 나에게 세 가지 죄가 있다고 했으니,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 장요가 말했다. "지금 사방이 조조의 병사입니다. 형님이 항복하지 않으면 죽을 것입니다. 죽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으니, 차라리 조조에게 항복하십시오. 그러고 나서 유비의 소식을 알아내어 그를 찾아가면 됩니다. 그러면 두 부인도 보호할 수 있고, 도원결의도 저버리지 않으며, 쓸모 있는 몸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이익이 있으니, 형님은 잘 생각해 보십시오." 관우가 말했다. "네가 세 가지 이익을 말했으니, 나도 세 가지 조건이 있다. 승상이 이를 들어준다면 무장을 벗겠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세 가지 죄를 받고 죽겠다." 장요가 말했다. "승상은 마음이 넓으시니 어찌 들어주지 않겠습니까? 그 세 가지 조건을 말씀해 주십시오." 관우가 말했다. "첫째, 나는 유비와 맹세를 하여 한실을 돕기로 했으니, 나는 한 황제에게 항복할 뿐, 조조에게는 항복하지 않는다. 둘째, 두 부인은 유비의 봉록으로 생활하게 하고, 모든 사람은 그 집에 드나들지 못하게 한다. 셋째, 유비의 행방을 알게 되면 천리만리라도 그를 찾아갈 것이다. 이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어기면, 항복하지 않겠다. 문원, 빨리 돌아가 보고해라." 장요가 이를 약속하고 말을 타고 돌아가 조조를 만났다. 먼저 한 황제에게 항복하고 조조에게는 항복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말하니, 조조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한 황제의 승상이니, 한이 곧 나다. 이를 들어주겠다." "내가 황숙의 봉록을 배로 더해 주겠다. 외부와의 엄격한 금지는 가법이니 의심할 이유가 없다." 장요가 다시 말했다. "현덕의 소식을 알게 되면 아무리 멀어도 반드시 갈 것이다." 조조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러면 내가 운장을 키우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나? 이 일은 어렵다." 장요가 말했다. "예전 예양이 주군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는가? 유현덕이 운장을 대하는 것은 그저 은혜가 깊을 뿐이다. 승상이 더 큰 은혜를 베풀어 그의 마음을 얻으면, 운장이 승상에게 복종하지 않을 리가 없다." 조조가 말했다. "문원의 말이 옳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받아들이겠다." 장요가 다시 돌아가 이 말을 관우에게 전했다. 관우가 말했다. "그렇다면 잠시 승상이 군사를 물리게 하라. 내가 성에 들어가 두 숙모를 만나 이 일을 알리고 나서 투항하겠다." 장요가 이 말을 다시 조조에게 전했다. 조조는

즉시 군사를 열 리 밖으로 물리라고 명령했다. 순욱이 말했다. "위험합니다. 속임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조조가 말했다. "운장은 의로운 사람이다. 반드시 신의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곧 군사를 물렸다. 관우는 군사를 이끌고 하비로 들어갔다. 백성들이 안전하게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마침내 관저로 가서 두 숙모를 만났다. 감부인과 미부인이 관우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나와 맞이했다. 관우는 계단 아래에서 절하며 말했다. "두 숙모를 놀라게 해서 제 죄입니다." 두 부인이 물었다. "황숙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관우가 말했다. "모르겠습니다." 두 부인이 물었다. "그럼 두 숙부는 지금 어떻게 하실 겁니까?" 관우가 말했다. "제가 성 밖으로 나가 죽을 각오로 싸웠으나 흙산에 갇혔습니다. 장요가 투항을 권유하여 제가 세 가지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조조가 모두 받아들여 군사를 물리고 제가 성에 들어올 수 있게 했습니다. 숙모의 의견을 듣지 못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두 부인이 그 세 가지 조건이 무엇인지 물었다. 관우가 그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설명했다. 감부인이 말했다. "어제 조조의 군사가 성에 들어왔을 때 우리 모두는 죽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무 일도 없었고, 군사들도 감히 문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숙부께서 이미 약속을 받으셨으니 우리에게 물을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나중에 조조가 황숙을 찾으러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관우가 말했다. "숙모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두 부인이 말했다. "숙부께서 알아서 하시지요. 여자의 의견을 물을 필요 없습니다." 관우가 작별을 고하고 수십 기를 이끌고 조조를 만나러 갔다. 조조가 직접 영문으로 나와 맞이했다. 관우가 말에서 내려 절하자 조조가 급히 예를 갖추었다. 관우가 말했다. "패장으로서 죽이지 않은 은혜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조조가 말했다. "운장의 충의로움을 늘 흠모했는데 오늘 이렇게 만나게 되어 평생의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 관우가 말했다. "문원이 세 가지 조건을 전했는데, 승상께서 모두 허락하셨으니 말 바꾸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조조가 말했다. "내가 한 말을 어떻게 잊겠소?" 관우가 말했다. "제가 황숙의 소식을 알게 되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따라갈 것입니다. 이때 인사드릴 겨를이 없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조조가 말했다. "현덕이 살아 있다면 당연히 따라가야지요. 다만 전란 중에 이미 죽었을까 두렵습니다. 걱정 마시고 소식을 기다리시오." 관우가 절하며 감사 인사를 했다. 조조가 연회를 열어 그를 대접했다. 다음 날 군사를 이끌고 허창으로 돌아갔다. 관우는 짐을 챙기고 두 숙모를 마차에 모시고 직접 호위하며 갔다. 길에서 역관에 머물렀다. 조조는 그를 유혹하려고 관우를 두 숙모와 같은 방에 머물게 했다. 관우는 촛불을 들고 문 밖에 서서 밤새 지켰다. 조조가 이를 보고 더욱 감탄했다. 허창에 도착하자 조조는 관우에게 관저를 하나 주었다. 관우는 한 집을 두 구역으로 나누어 안쪽 문에는 늙은 군사 열 명을 배치해 지키게 하고, 자신은 바깥쪽에 거주했다. 조조가 관우를 데리고 헌제를 배알하니, 황제가 그를 편장군으로 임명했다. 관우가 감사 인사를 하고 돌아왔다. 다음 날 조조가 큰 연회를 열어 여러 모사와 무사들을 초대하고 관우를 상석에 앉혔다. 또 비단과 금은기물을 준비하여 선물했다. 관우는 모두 두 숙모에게 보관하게 했다. 관우가 허창에 도착한 후 조조는 그를 극진히 대접했다. 작은 연회는 3일, 큰 연회는 5일마다 열었고, 미녀 열 명을 보내 관우를 모시게 했다. 관우는 모두 안쪽으로 보내어 두 숙모를 모시게 했다. 또 3일마다 한 번씩 안쪽 문 밖에서 몸소 예를 갖추며 두 숙모의 안부를 물었다. 두 부인이 황숙의 소식을 물으면, 관우는 "숙부께서 알아서 하십시오"라고 답했다. 조조는 이를 듣고 다시 한 번 관우의 의로움에 감탄했다. 어느 날 조조는 관우가 입고 있는 녹색 비단 전포가 낡은 것을 보고, 그의 치수를 재어 새로운 비단으로 전포를 만들어 선물했다. 관우는 이를 받아 기존 전포 아래에 입고, 위에는 여전히 낡은 전포를 덧입었다. 조조가 웃으며 말했다. "운장은

왜 이렇게 검소한가?" 관우가 말했다. "제가 검소한 것이 아닙니다. 낡은 전포는 황숙께서 주신 것이니, 이를 입으면 형의 얼굴을 보는 것 같아, 승상께서 새로 주신 것을 위에 입고 형의 은혜를 잊을 수 없어서입니다." 조조가 탄식하며 말했다. "참으로 의로운 사람이로다!" 그러나 입으로는 감탄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불편했다. 어느 날 관우가 관저에 있을 때, 갑자기 내관에서 두 부인이 땅에 쓰러져 울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관우가 옷을 정돈하고 내문 밖에 무릎을 꿇고 두 숙모에게 무슨 일인지 물었다. 감부인이 말했다. "어젯밤 황숙이 흙구덩이에 빠진 꿈을 꾸었습니다. 깨어나 미부인과 이야기했더니, 아마도 저승에서 고생하고 계신 것 같아 슬퍼서 울었습니다." 관우가 말했다. "꿈은 믿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이는 숙모께서 황숙을 그리워하여 생긴 일일 뿐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조조가 관우를 연회에 초대하기 위해 사람을 보낸 때였다. 관우는 두 숙모께 작별 인사를 드리고 조조를 만나러 갔다. 조조는 관우의 눈가에 눈물이 맺힌 것을 보고 이유를 물었다. 관우는 말했다. "두 숙모께서 형님을 그리워하며 울고 계시니, 저도 슬퍼집니다." 조조는 웃으며 위로하고 계속해서 술을 권했다. 관우는 취하여 수염을 만지며 말했다. "나라에 보답하지 못하고 형님을 배신하다니, 이는 사람이 할 일이 아닙니다!" 조조가 물었다. "운장의 수염은 몇 가닥인가?" 관우가 대답했다. "약 수백 가닥입니다. 매년 가을에는 세네 가닥이 빠집니다. 겨울에는 검은 비단 주머니로 감싸서 끊어지지 않게 합니다." 조조는 비단으로 주머니를 만들어 관우에게 주었다. 다음 날, 조정에 나아가 황제를 배알했다. 황제는 관우의 가슴에 걸린 비단 주머니를 보고 물었다. 관우는 대답했다. "신의 수염이 길어 승상께서 주머니를 하사하셨습니다." 황제는 그 자리에서 수염을 풀어 보라고 명령했다. 수염이 배까지 내려오자 황제는 말했다. "진정한 미염공이로구나!" 그래서 사람들은 모두 관우를 미염공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조조가 관우를 연회에 초대했다. 연회가 끝나고 조조는 관우를 배웅하며 그의 말이 야윈 것을 보고 물었다. "공의 말이 왜 이리 말랐소?" 관우가 대답했다. "제 몸이 무거워 말이 견디지 못해 늘 야윕니다." 조조는 즉시 새로운 말을 준비하게 했다. 잠시 후, 그 말이 끌려왔는데, 그 말의 몸은 불탄 것 같았고 매우 웅장했다. 조조가 말했다. "공이 이 말을 아시오?" 관우가 말했다. "혹시 여포가 타던 적토마가 아니오?" 조조가 말했다. "그렇소." 그리고 안장과 고삐까지 함께 관우에게 주었다. 관우는 두 번 절하며 감사 인사를 했다. 조조는 불쾌하게 말했다. "내가 미녀와 금은보화를 줄 때는 절하지 않더니, 이제 말 하나에 기뻐하며 절을 하다니, 사람보다 말이 귀한가?" 관우가 말했다. "이 말은 하루에 천 리를 갈 수 있습니다. 만약 형님의 소식을 알게 되면 하루 만에 찾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조조는 놀라며 후회했다. 관우가 작별하고 떠났다. 후에 이런 시가 있다: "세 나라를 누비며 영웅으로 이름을 날렸고, 한 집에 나누어 살며 의기를 높였네. 간사한 재상이 헛된 예로 대우했지만, 관우는 조조에게 굴복하지 않았다." 조조는 장료에게 물었다. "내가 운장을 잘 대우했는데도 왜 그는 항상 떠나려 하는가?" 장료가 말했다. "제가 그의 마음을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날, 장료는 관우를 만났다. 예를 갖춘 후, 장료가 말했다. "제가 형님을 승상께 추천했는데, 불편한 점은 없었소?" 관우가 대답했다. "승상의 후의를 깊이 감사히 여기오. 다만 제 몸은 여기 있지만 마음은 황숙에게 있어 떠날 생각을 버릴 수 없소." 장료가 말했다. "형님의 말이 틀렸소. 세상사는 경중을 가리지 않으면 안 되오. 현덕이 형님을 대우하는 것이 승상보다 나을 것이 없는데, 왜 떠나려 하시오?" 관우가 말했다. "저도 조공께서 저를 잘 대우해 주시는 것을 알지만, 제가 유황숙의 은혜를 깊이 받아 함께 죽기로 맹세했소. 이를 배신할 수 없소. 저는 끝내 여기 남지 않을 것이오. 반드시 공을 세워 조공께 보답한 후에 떠날 것이오." 장료가 말했다. "만약 현덕이 이미 세상을 떠났다면 형님은 어디로 가겠소?" 관우가 대답했다. "저는 그를

따라 저승으로 갈 것이오." 장료는 관우가 끝내 여기 남지 않을 것을 알고 물러나 조조에게 그대로 보고했다. 조조는 탄식하며 말했다. "주인을 잊지 않는 것은 진정한 의사로구나!" 순욱이 말했다. "그가 공을 세운 후에 떠난다고 하니, 공을 세우지 않게 하면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조조는 그 말에 동의했다. 한편 현덕은 원소에게서 날마다 걱정에 시달렸다. 원소가 물었다. "현덕 공은 왜 항상 걱정이 많소?" 현덕이 대답했다. "둘째 형의 소식도 모르고, 가족은 조조의 손에 있으니, 위로는 나라에 보답하지 못하고 아래로는 가족을 지킬 수 없으니 어찌 걱정하지 않겠소?" 원소가 말했다. "나는 오래전부터 허도로 진군하려 했소. 지금 봄이 따뜻해지니 군사를 일으키기 좋소." 그러자 조조를 공격할 계획을 논의했다. 전풍이 간언했다. "전에 조조가 서주를 공격했을 때 허도가 비어 있었는데, 그때 진군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서주가 이미 함락되었고 조조의 군세가 강하니 가볍게 적을 맞서지 않는 것이 좋소. 오래 견디며 기회를 엿보는 것이 더 나을 것이오." 원소가 말했다. "생각해보겠소." 그리고 현덕에게 물었다. "전풍이 나에게 견고히 지킬 것을 권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오?" 현덕이 말했다. "조조는 임금을 속이고 백성을 괴롭히는 도적이오. 명공께서 그를 토벌하지 않으면 천하의 대의를 잃을까 두렵소." 원소가 말했다. "현덕 공의 말이 옳소." 그래서 군사를 일으키기로 했다. 전풍이 다시 간언했다. 원소가 화를 내며 말했다. "너희들은 글만 알고 무를 경시하여 나에게 대의를 잃게 하는구나!" 전풍이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저의 간언을 듣지 않으면 군사를 일으켜도 승리하지 못할 것이오." 원소가 크게 화를 내며 그를 참하려 했다. 현덕이 간곡히 말려서 감옥에 가두었다. 저수는 전풍이 감옥에 갇힌 것을 보고 그의 친족을 모아 재산을 모두 나누어주고 말했다. "나는 군사를 따라가리니, 승리하면 위세가 모든 곳에 미칠 것이고, 패하면 내 몸 하나도 보전하지 못할 것이오!" 모두 눈물을 흘리며 그를 전송했다. 원소는 대장 안량을 선봉으로 삼아 백마를 공격하라고 했다. 저수가 말했다. "안량은 성격이 좁고 비록 용맹하나 독자적으로 맡기기 어렵소." 원소가 말했다. "내 장수를 네가 어찌 알겠느냐?" 대군이 발하여 이양에 이르렀다. 동소 태수 유연이 허창에 급히 구원을 요청했다. 조조는 급히 군사를 일으켜 적을 맞서기 위해 논의했다. 관우가 이를 듣고 조조를 찾아가 말했다. "승상께서 군사를 일으키신다 하니, 제가 선봉을 맡고 싶습니다." 조조가 말했다. "아직 장군께 부탁드릴 일이 없소. 일이 생기면 청하겠소." 관우는 물러났다. 조조는 15만 군사를 이끌고 세 갈래로 나누어 진군했다. 길에서 유연의 급한 문서를 또 받았다. 조조는 먼저 5만 군사를 이끌고 직접 백마로 갔다. 산 앞의 평야에 안량의 선봉 정병 10만이 진을 치고 있었다. 조조는 놀라며 여포의 옛 장수 송헌을 돌아보며 말했다. "나는 네가 여포의 부하였던 용맹한 장수라 들었소. 이제 안량과 한 번 싸워보겠소?"송헌은 명령을 받고 창을 들고 말을 타고 진 앞으로 나갔다. 안량이 칼을 휘두르며 말을 타고 문기 아래 서 있었다. 송헌의 말이 다가오자 안량은 크게 외치며 말을 몰아 맞섰다. 세 합이 채 되지 않아 칼을 휘둘러 송헌을 진 앞에서 베었다. 조조는 크게 놀라며 말했다. "진정한 용장이로다!" 위속이 말했다. "내 동료를 죽였으니, 복수하러 가겠다!" 조조가 이를 허락했다. 위속은 말에 올라 창을 들고 진 앞으로 나가 안량을 크게 욕했다. 안량은 더 말하지 않고 말을 몰아 한 합 만에 위속을 머리 위로 칼을 휘둘러 말 아래로 베었다. 조조가 말했다. "이제 누가 감히 맞설 수 있겠는가?" 허저가 응답하며 나가 안량과 이십 합을 싸웠으나 패하여 본진으로 돌아왔다. 제장들은 두려워 떨었다. 조조는 군을 거두어들였고, 안량도 군을 이끌고 물러갔다. 조조는 연이은 두 장수의 패배에 마음이 우울해졌다. 정욱이 말했다. "어떤 한 사람이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조조가 누구냐고 물었다. 정욱이 말했다. "관공이 아니면 안 됩니다." 조조가 말했다. "그가 공을 세우고 떠날까 두렵다." 정욱이

말했다. "유비가 있다면 반드시 원소에게 투항할 것입니다. 지금 만약 운장이 원소의 군사를 격파하면, 원소는 유비를 의심하여 죽일 것입니다. 비가 죽으면, 운장은 어디로 가겠습니까?" 조조는 크게 기뻐하며 사람을 보내 관공을 초청했다. 관공은 즉시 두 숙모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말했다. "숙모님, 이번에 가면 황숙의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관공은 청룡언월도를 들고 적토마를 타고 몇 명의 부하를 이끌고 백마로 가서 조조를 만났다. 조조는 안량이 연달아 두 장수를 죽인 이야기를 하며 그의 용맹을 칭찬하며 관공에게 상의했다. 관공이 말했다. "제가 살펴보겠습니다." 조조는 술을 준비하여 대접했다. 갑자기 안량이 싸움을 걸어왔다는 소식이 들렸다. 조조는 관공을 데리고 흙산 위로 올라가서 지켜보았다. 조조와 관공이 앉고, 제장들이 둘러섰다. 조조는 산 아래 안량의 진영을 가리키며 깃발이 선명하고 창과 칼이 빽빽하게 배열되어 엄중하고 위엄이 있다고 말했다. 관공이 말했다. "제가 보기에 이는 흙닭과 기와 개에 불과합니다." 조조가 다시 가리키며 말했다. "휘장을 가리키며 금갑옷을 입고 칼을 든 자가 바로 안량이다." 관공이 바라보며 조조에게 말했다. "제가 보기에 안량은 고작 머리 걸고 목숨 파는 자에 불과합니다." 조조가 말했다. "경솔히 여기지 마시오." 관공이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비록 재주 없지만, 만군 중에서 그의 머리를 베어오겠습니다." 장료가 말했다. "군중에서 농담은 금물입니다. 운장을 가볍게 여기지 마시오." 관공은 맹렬히 말을 타고 청룡언월도를 거꾸로 들고 산 아래로 뛰어내려갔다. 봉황의 눈이 동그랗게 떠지고 누에의 눈썹이 똑바로 서서 진영을 직선으로 돌파했다. 관공은 안량을 향해 달려갔다. 안량은 휘장 아래에서 관공이 돌진해 오는 것을 보았다. 관공의 적토마가 이미 안량 앞에 도달했다. 안량은 대처할 겨를도 없이 관공에게 일격을 당해 말 아래로 쓰러졌다. 관공은 말에서 내려 안량의 머리를 베어 말의 목 아래에 묶고 다시 말에 올라 칼을 들고 진영을 나왔다. 그는 마치 무인 지경에 들어온 것 같았다. 하북의 병사들은 크게 놀라 싸우지도 않고 스스로 어지러워졌다. 조조의 군대는 기세를 타고 공격하여 죽은 자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았고, 말과 장비를 많이 탈취했다. 관공은 말을 타고 산 위로 올라가니 제장들이 모두 축하했다. 관공은 안량의 머리를 조조에게 바쳤다. 조조는 말했다. "장군은 진정 신인이로구나!" 관공이 말했다. "제가 무엇을 자랑하겠습니까! 제 동생 장비는 백만 군중에서 장수의 머리를 가져오는 것이 마치 주머니에서 물건을 꺼내는 것과 같습니다." 조조는 크게 놀라며 좌우를 돌아보며 말했다. "앞으로 장비를 만나면 경솔히 대하지 마라." 옷깃 안쪽에 쓰게 하여 기억하게 했다. 한편, 안량의 패잔병은 도망쳐 돌아가다가 원소를 만나 패배를 보고했다. 붉은 얼굴에 긴 수염을 가진 용맹한 장수가 단기필마로 진영에 들어와 안량을 베고 갔다고 하였다. 원소는 크게 놀라며 물었다. "이 자가 누구냐?" 저수가 말했다. "이는 틀림없이 유현덕의 동생 관운장일 것입니다." 원소는 크게 화를 내며 유현덕을 가리키며 말했다. "네 동생이 내 사랑하는 장수를 베었으니, 네가 반드시 공모했을 것이다. 너를 남겨둘 이유가 없다!" 칼 도끼를 부르는 자에게 명하여 유현덕을 끌어내어 베라고 하였다. 처음에는 손님이 되었다가 이제는 같은 계급의 죄수가 되었다. 유현덕의 목숨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 다음 이야기를 보자. 제19회: 하비성에서 조조가 군을 몰아 싸우고, 백문루에서 여포가 운명하다. 고순이 장료를 이끌고 관우의 진영을 공격하고, 여포는 직접 장비의 진영을 공격했다. 관우와 장비는 각각 나가 싸웠고, 현덕은 군을 두 갈래로 나누어 지원했다. 여포는 군을 나누어 뒤에서 공격해오니, 관우와 장비의 군은 모두 패배하고, 현덕은 수십 기의 군사와 함께 패성으로 달아났다. 여포가 뒤쫓아오자, 현덕은 급히 성 위의 군사들에게 다리를 내리라고 외쳤다. 여포도 곧 도착했다. 성 위에서는 화살을 쏘려 했으나, 현덕을 맞힐까 두려워하지 못 했다. 여포는 그 틈을 타 성문으로 들어와 군사들이 방어하지 못하고 모두 흩어져 도망쳤다. 여포는 군사를 이끌고 성으로 들어왔다. 현덕은 사태가 급하다고 생각하여 집으로 가지 못하고 아내와 아이들을 버리고 서문으로

도망쳤다. 여포는 현덕의 집에 도착하니 미축이 나와 맞이하며 말했다. "대장부는 남의 아내와 자식을 해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이제 장군과 천하를 다투는 자는 조조뿐입니다. 현덕은 늘 연문에서의 은혜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부디 장군께서는 그를 헤아려 주십시오." 여포는 "나도 현덕과 오래된 친구인데 어찌 그의 아내와 자식을 해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며, 미축에게 현덕의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서주로 가서 보호하게 했다. 여포는 군을 이끌고 산동 연주의 경계로 가고, 고순과 장료는 소패를 지키게 했다. 이때 손건은 이미 성 밖으로 도망쳤다. 관우와 장비도 각각 사람들을 모아 산중에 머물렀다. 현덕이 홀로 말을 타고 도망치고 있을 때, 뒤에서 한 사람이 따라오니 손건이었다. 현덕은 "지금 내 두 형제의 생사를 알 수 없고, 아내와 아이들은 흩어졌으니 어찌하면 좋겠는가?"라고 말했다. 손건이 "차라리 조조에게 가서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라고 말했다. 현덕은 그 말을 따라, 작은 길을 따라 허도로 갔다. 길을 가다가 양식이 떨어져 마을에 들어가 음식을 구걸하니, 유비가 왔다고 하니 모두가 다투어 음식을 주었다. 어느 날 한 집에서 묵게 되었는데, 그 집의 소년이 나와 인사를 하며 이름을 물었다. 그는 사냥꾼 유안이었다. 유안은 유비가 온 것을 듣고 야생 고기를 구하려 했으나, 얻지 못하자 아내를 죽여서 고기를 내었다. 현덕이 "이게 무슨 고기인가?"라고 묻자, 유안이 "늑대 고기입니다."라고 대답했다. 현덕은 의심하지 않고 배불리 먹고, 저녁에 잠을 잤다. 아침에 떠나기 위해 뒤뜰에서 말을 찾다가, 한 여자가 부엌에서 죽어 있는 것을 보고 팔의 살이 모두 베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현덕은 놀라 물어보니, 어젯밤 먹은 고기가 그의 아내의 고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덕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말을 타고 떠났다. 유안은 현덕에게 "본래는 당신을 따라가고 싶지만, 어머니가 계셔서 멀리 갈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현덕은 감사의 인사를 하고 길을 나섰다. 양성에 이르렀을 때, 먼지가 하늘을 덮고 큰 군대가 오는 것을 보았다. 현덕은 조조의 군대임을 알고 손건과 함께 중군으로 가서 조조를 만났다. 현덕은 패성에서의 실패와 두 형제와 아내 아이들을 잃은 이야기를 모두 말했다. 조조도 그 이야기에 눈물을 흘렸다. 또 유안이 아내를 죽여 음식을 내었다는 이야기도 말하니, 조조는 손건에게 금 100냥을 주어 유안에게 보내라고 했다. 군대가 제북에 이르렀을 때, 하후연 등이 맞이하여 진영에 들어가며 형 하후돈이 한쪽 눈을 잃고 병상에 누워있다고 말했다. 조조는 하후돈의 병상을 찾아보고 먼저 허도로 돌아가 요양하게 했다. 한편으로는 사람을 보내 여포의 현재 위치를 탐색하게 했다. 정탐병이 돌아와 보고하기를, 여포가 진궁, 장패와 함께 태산의 도적들과 결탁하여 연주의 여러 군을 공격하고 있다고 했다. 조조는 즉시 조인에게 3천 병사를 이끌고 패성을 공격하게 하고, 자신은 대군을 이끌고 현덕과 함께 여포와 싸우러 갔다. 산동에 이르러 소관에 가까워졌을 때, 태산의 도적 손관, 오돈, 윤례, 창희가 3만여 병사를 이끌고 길을 막았다. 조조는 허저에게 싸우게 했고, 네 장수가 동시에 출전했다. 허저가 힘을 다해 싸우니 네 장수가 버티지 못하고 각각 패주했다. 조조는 그 틈을 타 공격하여 소관까지 추격했다. 정탐병이 여포에게 급히 보고하니, 여포는 이미 서주로 돌아가 소패를 구하려고 진궁과 함께 출발했다. 진궁을 남겨두고 작은 패성을 지키게 했다. 진궁이 출발하면서, 진궁의 부친 진규가 진궁에게 말했다. "예전에 조공이 동방의 일을 모두 너에게 맡긴다고 했으니, 이제 여포가 패할 것이니 이를 도모하라." 진궁이 대답했다. "외부의 일은 제가 알아서 할 것이니, 만약 여포가 패배하면 부친께서는 미축과 함께 성을 지키고 여포를 들이지 마십시오. 저는 여포를 탈출시키는 계획을 세우겠습니다." 진규가 말했다. "여포의 아내와 아이들이 있어 그 마음이 복잡할 텐데 어찌할 것이냐?" 진궁이 대답했다. "저에게도 계획이 있습니다." 진궁은 여포를 만나 말했다. "서주가 사면으로 공격받으니, 조조가 반드시 힘을 다해 공격할 것입니다. 저는 먼저 퇴로를 생각해야 합니다. 돈과 양식을

하비로 옮기고, 만약 서주가 포위되면 하비의 양식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주공께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여포는 "원룡의 말이 옳다. 아내와 아이들을 함께 하비로 옮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송헌과 위속에게 아내와 아이들과 돈과 양식을 보호하여 하비로 옮기게 했다. 자신은 군을 이끌고 진궁과 함께 소관을 구하려 했다. 중간에 진궁이 "제가 먼저 가서 조조의 군대의 허실을 살펴본 후 주공께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여포는 이를 허락하고, 진궁은 먼저 소관에 도착했다. 진궁이 도착하자, 진궁과 장수들이 맞이했다. 진궁이 말했다. "온후께서 여러분이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것을 크게 꾸짖으시며, 책망하러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진궁이 말했다. "지금 조조의 병세가 강하니, 경솔하게 나아가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관문을 굳게 지키고 주공께서 패성을 깊이 지키도록 권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진궁은 고개를 끄덕였다. 밤에 진궁은 성 위에서 보니, 조조의 군대가 관문 아래까지 다가왔다. 그는 밤을 틈타 세 통의 편지를 써서 화살에 매달아 성 아래로 쏘았다.다음 날 진궁에게 작별을 고하고 말을 타고 여포에게 가서 말하였다. "관문에 있는 손관 등이 모두 관문을 바치려 하니, 제가 진궁을 남겨두고 지키게 했습니다. 장군께서 황혼에 공격하면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포가 말하였다. "공이 아니면 이 관문을 지킬 수 없었을 것이오." 여포는 진등을 먼저 관문으로 보내어 진궁에게 불을 신호로 사용할 것을 약속하게 했다. 진등은 곧바로 진궁에게 가서 말하였다. "조조의 병사들이 작은 길로 관문 안에 들어왔으니, 서주가 위태로울 것입니다. 공께서는 빨리 돌아가야 합니다." 진궁은 군사를 이끌고 관문을 버리고 떠났다. 진등은 관문에 불을 질렀다. 여포는 어둠 속에서 진궁의 군사와 함께 서로 혼란에 빠져 싸웠다. 조조의 병사들이 신호 불을 보고 일제히 공격해왔다. 손관 등은 각자 흩어져 도망쳤다. 여포는 밤새 싸우다 날이 밝아서야 계략임을 알게 되었다. 급히 진궁과 함께 서주로 돌아갔다. 성문 앞에 다다르자 성 위에서 화살이 쏟아졌다. 미축이 적루 위에서 외쳤다. "너는 우리 주군의 성을 빼앗았으니 이제 우리 주군에게 돌려줘야 한다. 너는 이 성에 다시 들어올 수 없다." 여포가 크게 화내며 말했다. "진규는 어디 있는가?" 미축이 대답했다. "내가 이미 죽였다." 여포가 진궁을 돌아보며 말했다. "진등은 어디 있는가?" 진궁이 대답했다. "장군께서 아직도 이 간사한 자를 찾으십니까?" 여포는 군사들을 시켜 진등을 찾도록 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 진궁이 여포에게 소패로 가자고 권했다. 여포는 이를 따랐다. 길을 가던 중 갑자기 한 무리의 군사가 나타났다. 알고 보니 고순과 장료였다. 여포가 물었다. "진등이 주공이 포위되었다고 보고하여 우리가 급히 왔습니다." 진궁이 말했다. "또다시 간사한 자의 계략입니다." 여포가 화를 내며 말했다. "내 반드시 이 자를 죽일 것이다!" 여포는 말을 몰아 소패에 이르렀다. 성 위에 모두 조조의 깃발이 꽂혀 있었다. 원래 조조가 이미 조인을 시켜 성을 빼앗고 군사를 지키게 했던 것이다. 여포는 성 아래에서 진등을 향해 큰소리로 욕을 퍼부었다. 진등이 성 위에서 여포를 향해 말했다. "나는 한나라의 신하로서 어찌 반역자를 섬기겠는가?" 여포가 크게 화내며 성을 공격하려 했으나, 갑자기 뒤에서 함성이 들려왔다. 한 무리의 군사가 다가왔는데, 앞장선 장수는 바로 장비였다. 고순이 나가 맞섰으나 이기지 못했다. 여포가 직접 나섰다. 싸우던 중 다시 함성이 들려왔다. 이번엔 조조가 직접 대군을 이끌고 공격해왔다. 여포는 이길 수 없음을 알고 군사를 이끌고 동쪽으로 도망쳤다. 조조의 병사들이 뒤쫓았다. 여포는 사람과 말이 지쳐갈 때, 갑자기 한 무리의 군사가 길을 막았다. 앞장선 장수가 말 위에서 칼을 휘두르며 큰소리로 외쳤다. "여포, 도망치지 마라! 나는 관운장이다!" 여포는 급히 싸웠다. 뒤에서 장비가 따라왔다. 여포는 싸울 마음이 없어 진궁 등과 함께 길을 뚫고 하비로 도망쳤다. 후성의 군사가 이들을 맞아주었다. 관우와 장비는 서로 만나며 눈물을 흘리며 헤어진 일을 이야기했다. 관우가 말했다. "나는 해주에서 소식을 듣고 여기에 왔다." 장비가 말했다. "나는 망당산에서 지내다가 오늘 이렇게

만나게 되었다."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군사를 이끌고 현덕을 찾아가 땅에 엎드려 울며 인사했다. 현덕은 슬픔과 기쁨이 함께하여 두 사람을 데리고 조조를 찾아갔다. 조조는 서주로 들어갔다. 미축이 맞이하여 가족들이 무사함을 알렸다. 현덕은 매우 기뻤다. 진규 부자도 조조를 찾아와 인사했다. 조조는 큰 연회를 열어 여러 장수를 대접했다. 조조는 중앙에 앉고 진규는 왼쪽, 현덕은 오른쪽에 앉았다. 나머지 장수들은 차례로 앉았다. 연회가 끝난 후, 조조는 진규 부자의 공을 칭찬하며 열 개의 현을 봉하고 진등을 복파장군으로 임명했다. 조조는 서주를 얻은 것에 크게 기뻐하며 하비를 공격할 것을 논의했다. 정욱이 말했다. "여포는 이제 하비 한 성만 남았으니, 너무 급하게 몰면 반드시 죽기 살기로 싸워서 원술에게 투항할 것입니다. 여포와 원술이 합세하면 공격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지금은 능력 있는 자를 시켜 회남의 길을 지키게 하고, 내부로는 여포를 방어하고 외부로는 원술을 막아야 합니다. 더구나 지금 산동에는 아직 장패와 손관 등의 무리가 귀순하지 않았으니, 이들을 방어하는 것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조조가 말했다. "나는 산동의 여러 길을 맡겠다. 회남의 길은 현덕에게 부탁하겠다." 현덕이 말했다. "승상의 명령을 어찌 감히 거역하겠습니까?" 다음 날, 현덕은 미축과 간옹을 서주에 남기고 손건, 관우, 장비와 함께 군사를 이끌고 회남의 길을 지키러 갔다. 조조는 군사를 이끌고 하비를 공격했다. 여포는 하비에서 군량이 충분하고 사수의 험준함을 믿고 안심하고 있었다. 진궁이 말했다. "지금 조조의 군사가 오고 있으니, 그들의 진영이 아직 안정되지 않았을 때 공격하면 이길 수 있습니다." 여포가 말했다. "나는 여러 번 패하여 쉽게 나갈 수 없다. 그들이 공격해오면 사수로 떨어뜨리겠다." 진궁의 말을 듣지 않았다. 며칠 후, 조조의 군사가 진영을 안정시켰다. 조조는 여러 장수를 데리고 성 아래에 이르러 여포에게 말하였다. "듣기로는 봉선이 다시 원술과 결혼하려 한다고 하여 내가 군사를 이끌고 왔다. 원술은 반역자인데, 공은 동탁을 토벌한 공이 있지 않은가? 지금 어찌 그 공을 버리고 반역자에게 가려 하는가? 만약 성이 함락되면 후회해도 늦을 것이다! 일찍 항복하여 왕실을 돕는다면, 후작의 지위를 잃지 않을 것이다." 여포가 말했다. "승상, 물러가시오. 상의할 시간이 필요하오." 진궁이 여포 옆에서 조조를 향해 욕을 하며 말했다. "이 간사한 도적아!" 화살을 쏘아 조조의 깃발을 맞추었다. 조조가 진궁을 향해 말했다. "내가 반드시 너를 죽일 것이다!" 군사를 이끌고 물러났다. 조조가 성을 공격하자, 진궁이 여포에게 말했다. "조조가 멀리서 왔으니 오래 버티지 못할 것입니다. 장군께서는 보병과 기병을 이끌고 성 밖에 주둔하고, 제가 남은 군사를 이끌고 성을 지키겠습니다. 조조가 장군을 공격하면 제가 뒤에서 공격하고, 성을 공격하면 장군께서 뒤에서 구원하시면 됩니다. 열흘 정도만 버티면 조조의 군량이 다할 것이니, 한 번의 공격으로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이는 서로 지원하는 형세입니다." 여포가 말했다. "공의 말이 지극히 옳소." 여포는 부대로 돌아가 군장을 준비했다. 겨울이었으므로 부하들에게 솜옷을 많이 챙기라고 지시했다. 여포의 아내 엄씨가 이를 듣고 나와 물었다. "당신은 어디로 가려고 하십니까?" 여포가 진궁의 계책을 말하자, 엄씨는 말했다. "당신이 성을 버리고 아내와 자식을 버리고 먼 곳으로 가신다면, 만약 변고가 생기면 저는 어떻게 장군의 아내로 남을 수 있겠습니까?" 여포는 망설이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사흘 동안 나가지 않았다. 진궁이 들어와 말했다. "조조의 군대가 사방에서 성을 포위하고 있으니 빨리 나가지 않으면 곤경에 빠질 것입니다." 여포가 말했다. "멀리 나가는 것보다 성을 지키는 것이 낫소." 진궁이 말했다. "조조의 군량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허도로 가서 군량을 가져오게 했으니, 이를 끊는 것이 좋습니다." 여포가 그 말을 듣고 다시 엄씨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엄씨는 울며 말했다. "장군께서 출전하시면 진궁과 고순이 성을 지킬 수 있겠습니까? 만약 일이 잘못되면 후회해도 소용없습니다. 저는 예전에 장안에서 이미 장군에게 버림받았으나, 다행히 방서가 저를 숨겨주어 다시 장군과 만났습니다.

이번에도 저를 버리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장군의 앞길이 멀지만, 제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여포는 그 말을 듣고 근심하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초선을 찾았다. 초선이 말했다. "장군께서 저와 함께 계셔야 합니다. 가벼이 출전하지 마십시오." 여포가 말했다. "걱정하지 마시오. 내게는 화극과 적토마가 있으니 누가 감히 나에게 가까이 오겠소?" 여포는 진궁에게 말했다. "조조의 군량이 도착했다는 것은 속임수일 것입니다. 조조는 계책이 많아 감히 움직일 수 없습니다." 진궁이 나가서 한숨을 쉬며 말했다. "우리 모두 매장할 곳도 없겠구나!" 여포는 하루 종일 나가지 않고 엄씨와 초선과 함께 술을 마시며 근심을 풀었다. 모사 허사와 왕해가 여포를 찾아와 계책을 제안했다. "지금 원술이 회남에서 세력이 강성합니다. 장군께서 예전에 그와 혼인을 약속했으니, 지금 다시 요청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의 군대가 오면 내외로 협공하여 조조를 쉽게 무너뜨릴 수 있을 것입니다." 여포가 그 계책을 따르고 즉시 편지를 써서 두 사람을 보내기로 했다. 허사가 말했다. "군대가 길을 열어주어야 좋겠습니다." 여포는 장요와 학맹에게 군사 천 명을 이끌고 나가게 했다. 그날 밤 이경에 장요가 앞서고 학맹이 뒤따라 허사와 왕해를 보호하며 성을 빠져나갔다. 현덕의 진영을 지나갈 때 여러 장수들이 추격했으나 미치지 못하고 이미 성을 벗어났다. 학맹은 군사 오백 명을 이끌고 허사와 왕해를 따라갔다. 장요는 군사의 절반을 이끌고 돌아와 성을 지키려 했다. 이때 운장이 길을 막아섰다. 교전이 일어나기 전에 고순이 군사를 이끌고 나와 성으로 돌아갔다. 한편 허사와 왕해는 수춘에 도착해 원술을 만났다. 원술이 말했다. "이전에 나의 사신을 죽이고 혼인을 어겼으니, 지금 다시 온 이유는 무엇이오?" 허사가 말했다. "이는 간사한 계책에 속은 것입니다. 명공께서 양해해 주십시오." 원술이 말했다. "너희 주군이 조조의 군대에 포위되지 않았다면 어찌 딸을 나에게 주겠소?" 왕해가 말했다. "명공께서 도와주지 않으시면 순망치한의 위기에 처할 것입니다. 이는 명공의 복이 아닙니다." 원술이 말했다. "여포는 신의를 지키지 않는 자니, 먼저 여자를 보내고 나서 군대를 보내겠소." 허사와 왕해는 어쩔 수 없이 작별하고 학맹과 함께 돌아갔다. 현덕의 진영 근처에 이르러 허사가 말했다. "낮에는 지나갈 수 없으니, 한밤중에 우리가 먼저 가고 학 장군이 후방을 맡아야 합니다." 밤에 현덕의 진영을 지나 허사와 왕해가 먼저 갔다. 학맹이 뒤따르던 중 장비가 진영을 나와 길을 막았다. 학맹은 단 한 합도 못 버티고 장비에게 생포되었고, 오백 명의 군사도 모두 흩어졌다. 장비는 학맹을 생포하여 현덕에게 데려갔다. 현덕은 그를 대군영으로 데려가 조조에게 보였다. 학맹은 혼인을 요청하며 구원을 청한 일을 모두 말했다. 조조는 크게 화를 내며 학맹을 군문 앞에서 참수하고, 각 진영에 명을 내려 엄중히 방어하라고 했다. 현덕은 군영으로 돌아가 관우와 장비에게 말했다. "우리는 회남의 요충지에 있으니, 둘째 아우는 특히 조심하여 절대 조조의 군령을 어기지 마라." 장비가 말했다. "도적 한 명을 잡았을 뿐인데 조조가 칭찬은커녕 오히려 겁을 주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현덕이 말했다. "그렇지 않다. 조조는 많은 군사를 통솔하니 군령이 없으면 어찌 사람들을 복종시키겠느냐? 아우는 이를 어기지 말라." 관우와 장비는 응답하고 물러났다. 한편 허사와 왕해가 돌아와 여포를 만나 원술이 먼저 여자를 보내라고 한 후에 군대를 보내겠다고 전했다. 여포가 말했다. "어떻게 보내겠소?" 허사가 말했다. "지금 학맹이 잡혔으니 조조가 이미 우리의 계획을 알았을 것입니다. 만약 장군께서 직접 호송하지 않으면 누가 중원을 뚫고 나갈 수 있겠습니까?" 여포가 말했다. "오늘 보내겠소." 허사가 말했다. "오늘은 흉신이 지키는 날이니 갈 수 없습니다. 내일이 길일이니, 술해시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여포는 장요와 고순에게 군사 삼천 명을 이끌고 작은 수레를 준비하게 했다. "나는 이백 리 밖까지 호송하겠소. 그 후에 너희 둘이 보내라." 다음날 밤 이경에 여포는 딸을 솜으로 감싸고 갑옷으로 싸매어 등에 메고 화극을 들고 말을 탔다. 성문을 열고 나갔다.여포가 먼저 성을 나가고, 장요와 고순이

따랐다. 현덕의 진영 앞에 이르렀을 때, 북소리가 울리며 관우와 장비가 길을 막아섰다. "도망가지 마라!" 여포는 싸울 생각이 없었고, 길을 뚫고 나가려고만 했다. 현덕이 군사를 이끌고 와서 두 군대가 혼전하였다. 여포는 비록 용맹하였으나, 몸에 여자를 묶고 있어 부상을 두려워하여 격렬하게 싸우지 못했다. 후방에서 서황과 허저가 몰려오며 "여포, 도망가지 마라!"라고 외쳤다. 여포는 군사들이 너무 빨리 다가오는 것을 보고, 다시 성으로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 현덕은 군을 수습하고, 서황과 다른 장수들도 각자 진영으로 돌아갔다. 여포는 성으로 돌아와서 마음이 답답하여 술만 마셨다. 한편, 조조는 성을 공략한 지 두 달이 되었으나 함락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날, 하내 태수 장양이 군사를 이끌고 동시로 와서 여포를 구원하려 했지만, 부장 양추가 그를 죽이고 머리를 조조에게 바치려고 하다가 장양의 심복 장수 수고에게 살해당하고 대성으로 도망쳤다. 조조는 이 소식을 듣고 즉시 사환을 보내 수고를 추격하여 참수하라고 명령했다. 조조는 장수들을 모아놓고 말했다. "장양은 스스로 멸망했지만, 북쪽에 원소의 걱정이 있고, 동쪽에는 유표와 장수의 위협이 있으며, 하비를 오래 포위했으나 함락시키지 못했다. 나는 여포를 포기하고 허도로 돌아가 잠시 전쟁을 멈추는 것이 어떻겠소?" 순유가 급히 말렸다. "안 됩니다. 여포는 여러 번 패배하여 기세가 꺾였습니다. 군대는 장수를 주인으로 삼으니, 장수가 쇠약해지면 군대도 싸우려는 마음이 없어집니다. 지금 여포의 기운은 회복되지 않았고, 진궁의 계책도 확정되지 않았으니, 속히 공격하면 여포를 생포할 수 있습니다." 곽가가 말했다. "제가 한 가지 계책이 있는데, 하비성을 즉시 무너뜨릴 수 있으며, 이는 20만 군사보다 나을 것입니다." 순욱이 말했다. "혹시 기수의 물을 터뜨리는 것입니까?" 곽가가 웃으며 말했다. "바로 그 뜻입니다." 조조는 크게 기뻐하며 즉시 군사들에게 두 강의 물을 터뜨리라고 명령했다. 조조의 군사들은 모두 높은 지대에 위치하여, 물이 하비성을 잠기게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하비성은 동문만 물에 잠기지 않았고, 나머지 모든 문은 물에 잠겼다. 군사들이 여포에게 급히 보고했다. 여포는 말했다. "내게는 적토마가 있으니 물을 마치 평지처럼 건널 수 있다. 무엇이 두렵겠느냐!" 여포는 매일 아내와 첩들과 함께 좋은 술을 마시며 즐겼다. 술과 색에 지나치게 빠져서 몸이 쇠약해졌다. 어느 날 거울을 보며 놀라 말했다. "내가 술과 색에 빠져 몸이 상했다! 오늘부터 이를 경계해야겠다." 여포는 성 안에 술을 마시는 자는 모두 처형하라고 명령했다. 한편, 후성은 말 15마리가 후방 병사에게 도난당해 현덕에게 바치려 하다가, 이를 알아차리고 후방 병사를 죽여 말을 되찾았다. 여러 장수들이 후성을 축하했다. 후성은 술 5~6석을 빚어 여러 장수들과 함께 마시려 했으나, 여포의 처벌을 두려워하여 먼저 술 5병을 여포에게 바치며 말했다. "장군의 위엄 덕분에 잃은 말을 되찾았습니다. 여러 장수들이 축하하러 와서 술을 빚었으나, 감히 마음대로 마시지 못하고 먼저 바칩니다." 여포는 크게 화를 내며 말했다. "내가 금주령을 내렸는데, 감히 술을 빚어 마시다니, 이는 반란을 도모하는 것이 아니냐!" 여포는 후성을 끌어내어 처형하라고 명령했다. 송헌과 위속 등이 들어와서 용서를 구했다. 여포는 말했다. "내 명령을 어겼으니 마땅히 참수해야 한다. 그러나 여러 장수들을 봐서 백 대를 치고 풀어주겠다!" 여러 장수들이 다시 간청하자, 겨우 오십 대를 치고 풀어주었다. 여러 장수들은 모두 낙심하였다. 송헌과 위속이 후성의 집을 찾아가니, 후성이 울면서 말했다. "그대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죽었을 것이다!" 송헌이 말했다. "여포는 아내와 자식만 사랑하고 우리를 풀과 같이 여긴다." 위속이 말했다. "군사가 성을 포위하고, 물이 해자를 둘러싸니, 우리는 죽을 날만 기다릴 뿐이다!" 송헌이 말했다. "여포는 인정도 의리도 없으니, 우리도 그를 버리고 떠나는 것이 어떻겠는가?" 위속이 말했다. "그것은 대장부의 행동이 아니다. 차라리 여포를 사로잡아 조조에게 바치는 것이 낫다." 후성이 말했다. "나는 말을 쫓다가 벌을 받았고, 여포가 의지하는 것은 적토마이다. 그대들이 정말로 성문을 열어 여포를 사로잡는다면, 내가 먼저 말을 훔쳐 조조에게 가겠다." 세 사람이 계획을

세웠다. 그날 밤 후성은 몰래 마구간에 가서 적토마를 훔쳐 동문으로 달려갔다. 위속이 성문을 열어주고, 쫓는 척하며 후성을 보냈다. 후성은 조조의 진영에 도착하여 말을 바치고, 송헌과 위속이 흰 깃발을 신호로 성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조는 이 소식을 듣고 수십 장의 포고문을 성 안으로 쏘아 보냈다. 포고문에는 "대장군 조조는 황제의 명을 받들어 여포를 정벌한다. 대군을 저항하는 자는 성이 함락되는 날, 온 집안이 참수될 것이다. 위로는 장교부터 아래로는 백성까지, 여포를 사로잡아 바치거나 그의 머리를 바치는 자는 높은 상을 받을 것이다." 다음날 새벽, 성 밖에서 함성이 진동했다. 여포는 크게 놀라, 창을 들고 성에 올라가 각 문을 점검하며, 위속이 후성을 놓치고 말을 잃은 것을 질책하며 처벌하려 했다. 성 아래의 조조 군사들이 성 위의 흰 깃발을 보고, 성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여포는 직접 맞서 싸울 수밖에 없었다. 새벽부터 정오까지 싸운 후, 조조 군사들이 잠시 물러났다. 여포는 문루에서 잠시 쉬다가 의자에 앉아 잠들었다. 송헌이 주변 사람들을 물리치고, 여포의 창을 훔쳐서 위속과 함께 여포를 포박했다. 여포는 잠에서 깨어나 급히 주변 사람들을 불렀으나, 모두 두 사람에게 살해당했다. 흰 깃발을 올리자, 조조 군사들이 성 아래로 몰려왔다. 위속이 크게 외쳤다. "여포를 생포하였다!" 하후연은 믿지 않았으나, 송헌이 여포의 창을 던지자 성문을 열었다. 조조 군사들이 성으로 들어갔다.조조의 군대가 성에 들어가자, 고순과 장요는 서문에서 물에 갇혀 나오지 못하고 포로가 되었다. 진궁은 남문으로 달아나다가 서황에게 잡혔다. 조조가 성에 들어가 즉시 물을 빼고, 백성들을 안심시키는 포고문을 내렸다. 한편, 현덕과 함께 백문루에 앉아, 관우와 장비가 옆에 서 있었다. 잡혀온 사람들을 불러내어 심문하는데, 여포는 비록 키가 크고 힘이 셌지만, 밧줄에 꽁꽁 묶여 있었다. 여포가 외쳤다. "너무 세게 묶었으니, 좀 느슨하게 해주시오!" 조조가 말했다. "호랑이를 묶는데 느슨할 수는 없다." 여포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내가 너희들을 후하게 대했는데, 어찌하여 나를 배반했느냐?" 송헌이 대답했다. "아내와 첩의 말을 듣고, 장수들의 계책을 듣지 않으니, 어찌 후하다고 할 수 있겠소?" 여포는 말을 잇지 못했다. 곧이어 고순이 끌려왔다. 조조가 물었다. "할 말이 있는가?" 고순은 대답하지 않았다. 조조가 화가 나서 참수하라고 명령했다. 서황이 진궁을 데리고 왔다. 조조가 말했다. "공태, 오랜만이오." 진궁이 대답했다. "너의 마음이 옳지 않아서 내가 너를 버린 것이다." 조조가 말했다. "나의 마음이 옳지 않다면, 어찌하여 여포를 따랐는가?" 진궁이 대답했다. "여포는 무모하지만, 너처럼 간사하고 교활하지는 않다." 조조가 말했다. "공은 자신을 지혜롭다고 생각했을 터인데, 지금 어찌된 일인가?" 진궁이 여포를 보며 말했다. "이 사람이 내 말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내 말을 들었다면, 오늘의 패배는 없었을 것이다." 조조가 물었다. "오늘의 일은 어찌해야 하겠소?" 진궁이 크게 외쳤다. "오늘은 죽을 날이다!" 조조가 말했다. "공은 그럴지라도, 공의 어머니와 처자는 어찌하겠소?" 진궁이 대답했다. "나는 효로써 천하를 다스리는 자가 남의 부모를 해치지 않는다고 들었소. 또한 인정을 베푸는 자는 남의 제사를 끊지 않는다고 하였소. 어머니와 처자의 생사는 명공에게 달려 있소. 내 몸은 이미 잡혔으니, 곧 죽여주시오. 더 바랄 것이 없소." 조조는 진궁을 아끼고 싶어했다. 진궁은 계단을 내려가며, 조조의 부하들이 막으려 했으나 진궁을 막을 수 없었다. 조조는 눈물을 흘리며 배웅했다. 진궁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조조는 부하들에게 말했다. "공태의 어머니와 처자를 허도로 보내어 잘 모시도록 하라. 게을리 하는 자는 참수할 것이다." 진궁은 이를 듣고도 말하지 않고, 목을 내밀어 형을 받았다. 모두가 눈물을 흘렸다. 조조는 진궁의 시신을 관에 담아 허도에 묻었다. 후세 사람들은 이를 두고 시를 지었다. "생사에 두 마음 없으니, 장부는 참으로 장하도다! 금석의 논의에 따르지 않고, 기둥 같은 재주를 헛되이 하였네. 주군을 보필함이 진정 가상하고, 부모를 떠남이 참으로 가련하도다. 백문에서 죽는 날, 누가 공태와 같으리!" 조조가

진궁을 배웅하며 내려올 때, 여포가 현덕에게 말했다. "공은 손님으로 앉아있고, 나는 죄수로 묶여 있소. 어찌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이오?" 현덕은 고개를 끄덕였다. 조조가 올라오자, 여포가 외쳤다. "명공이 두려워하는 것은 나 여포뿐이오. 이제 내가 항복했으니, 명공이 대장이 되고 내가 부장이 되면 천하를 평정하는 것이 어렵지 않소." 조조는 현덕을 돌아보며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오?" 현덕이 대답했다. "공은 정양과 동탁의 일을 보지 못했소?" 여포가 현덕을 보며 말했다. "이 자는 가장 신의 없는 자로다!" 조조는 여포를 끌어내어 교수형에 처하라고 명령했다. 여포는 현덕을 돌아보며 말했다. "큰 귀 놈아! 원문에서 화살을 쏠 때를 기억하지 못하느냐?" 이때 한 사람이 크게 외쳤다. "여포, 죽을 때는 죽는 것이오. 무엇이 두렵소?" 모두가 보니, 검술을 잡은 장요가 끌려온 것이었다. 조조는 여포를 교수형에 처한 후, 그의 머리를 베어 효수하라고 명령했다. 후세 사람들은 이를 두고 시를 지었다. "홍수가 내려 하비를 덮치니, 그해 여포가 생포되었네. 적토마는 천리를 달릴 수 있으나, 방천극은 헛되이 남았도다. 호랑이를 묶을 때는 느슨하게 하지 말고, 매를 기를 때는 배불리지 말라. 아내를 그리워하여 진궁의 간언을 듣지 않으니, 큰 귀 놈을 헛되이 욕했도다." 또 다른 시는 현덕을 두고 말했다. "사람을 해치는 굶주린 호랑이를 묶을 때는 느슨하게 하지 말라. 동탁과 정양의 피가 아직 마르지 않았네. 현덕이 이미 아버지를 먹는 자를 알았다면, 차라리 조조를 해치는 것이 나았으리." 무사들이 장요를 끌고 왔다. 조조는 장요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사람은 매우 낯이 익소." 장요가 대답했다. "복양성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어찌 잊었소?" 조조가 웃으며 말했다. "그대도 기억하는구려!" 장요가 대답했다. "다만 아쉬울 뿐이오." 조조가 물었다. "무엇이 아쉽소?" 장요가 대답했다. "그날 불이 크지 않아 그대를 태워 죽이지 못한 것이오!" 조조가 크게 화를 내며 말했다. "패장 주제에 감히 나를 욕보이다니!" 조조는 칼을 뽑아 직접 장요를 죽이려 했다. 장요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목을 내밀었다. 조조의 뒤에서 한 사람이 팔을 잡고, 한 사람이 앞에서 말렸다. "승상, 잠시 손을 멈추시오!" 제18회: 가후가 적을 예측하고 승리를 결정하며, 하후돈이 눈을 잃고 먹다 가후는 조조의 의도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계략을 세워 이에 대응하고자 했다. 그는 장수를 향해 말했다. "제가 성 위에서 보니, 조조가 성을 세 번이나 돌아보았습니다. 그는 성 동남쪽의 벽돌과 흙의 색깔이 새것과 오래된 것이 다르며, 사슴뿔 방어 시설이 대부분 파괴된 것을 보고 이곳을 공격하려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서북쪽에 거짓으로 방어를 강화하여 그를 속이고, 그가 동남쪽에서 성에 오를 때를 기다려 매복한 병력으로 그를 잡을 수 있습니다." 장수는 이에 동의했다. 조조는 정찰병의 보고를 받고 기뻐하며 말했다. "내 계략에 걸려들었구나!" 그는 군사들에게 서북쪽을 공격하는 척하며, 밤이 되면 동남쪽으로 몰래 접근하도록 명령했다. 조조의 군대는 밤이 되자 동남쪽으로 이동하여 성벽을 기어올랐다. 그러나 갑자기 포성이 울리고 매복한 병력이 일제히 일어났다. 조조 군은 급히 후퇴했으나, 장수가 이끄는 병력이 뒤를 쫓아 큰 패배를 당했다. 조조는 5만 명 이상의 병력을 잃고 많은 군수품을 잃었다. 가후는 장수에게 유표에게 편지를 보내어 후방을 공격하도록 권유했다. 유표는 즉시 병력을 일으키려 했으나, 손책이 호구에 병력을 주둔시켰다는 보고를 받고 망설였다. 그러나 그의 참모 괴량은 "지금 조조가 패배한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라고 권유했다. 유표는 황조에게 요새를 지키게 하고 자신은 병력을 이끌고 안중현으로 향했다. 조조는 양성에서 유수에 이르러 갑자기 말 위에서 크게 울었다. 병사들이 이유를 묻자 조조는 "작년에 여기서 내 장수 전위를 잃었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군사를 주둔시키고 전위의 혼을 위로하는 제사를 지냈다. 조조는 전위, 조앙, 조안민 등을 위해 제사를 지냈고, 전장에서 죽은 군사들을 위해서도 제사를 지냈다. 다음 날, 순욱이 보낸 사람이 와서 "유표가 장수를 도와 안중에 병력을 주둔시키고 우리의 귀로를 차단하려 합니다."라고 보고했다. 조조는

"내 계획이 이미 정해졌으니, 안중에 도착하면 장수를 반드시 격파할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조조는 군사를 이끌고 안중현 경계에 도착했다. 유표의 군대는 요새를 지키고 있었고, 장수의 군대가 뒤따라왔다. 조조는 밤에 군사들에게 길을 개척하고 매복을 준비하라고 명령했다. 새벽이 되자 유표와 장수의 군대는 조조의 군대가 적은 것을 보고 공격했다. 그러나 조조의 매복병이 일제히 일어나 두 군대를 대파했다. 조조는 안중현 경계를 넘어 요새 밖에 진을 쳤다. 유표와 장수는 패배한 병력을 재정비하고 다시 만났다. 유표는 "또다시 조조의 계략에 당했다!"고 한탄했다. 장수는 "다시 계획을 세우자!"고 답했다. 순욱은 정탐을 통해 원소가 허도를 공격하려 한다는 소식을 조조에게 전했다. 조조는 군대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장수는 이를 추격하려 했으나 가후는 이를 만류했다. 유표는 "지금 추격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것이다."라며 강하게 권유했다. 결국 장수는 군사를 이끌고 추격했으나, 다시 패배했다. 가후는 "이제는 추격해도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장수는 이를 믿고 다시 추격했다. 조조의 군대는 예상대로 크게 패배했고, 많은 군수품을 잃고 도망쳤다. 장수는 이를 추격했으나, 갑자기 나타난 조조의 매복병에 의해 추격을 중단하고 돌아갔다. 유표는 가후에게 물었다. "왜 처음에는 추격하지 말라고 하고, 나중에는 추격하라고 했습니까?" 가후는 "조조는 비록 패배했지만, 그의 군대에는 여전히 강한 장수가 있어 추격하면 패배할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추격할 때는 조조가 허도로 빨리 돌아가야 했기 때문에 방비가 허술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가후의 높은 견해를 이해한 유표와 장수는 그에게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후는 유표에게 돌아가라고 권하고, 장수에게는 양성을 지키라고 하면서 각자 군대를 흩어지게 했다. 한편, 조조는 행군 중에 후군이 장수에게 추격당했다는 보고를 받고 급히 돌아가 구원에 나섰다. 그러나 장수의 군대는 이미 후퇴한 후였다. 패한 군사들이 조조에게 보고했다. "만약 산 뒤에서 온 이 부대가 중간 길을 막지 않았다면 모두 포로로 잡혔을 것입니다." 조조는 급히 묻기를 "그 자가 누구냐?" 그 사람이 창을 잡고 말에서 내려 조조에게 절하며 말했다. "저는 진위중랑장, 강하 평춘 사람, 성은 이, 이름은 통, 자는 문달입니다." 조조가 물었다. "여기 어떻게 오게 되었나?" 이통이 대답했다. "근처에 주둔하고 있다가 승상께서 장수와 유표와 싸운다는 소식을 듣고 특별히 구원하러 왔습니다." 조조는 기뻐하며 이통을 건공후로 봉하고, 유표와 장수를 방비하기 위해 유남 서쪽 경계를 지키게 했다. 이통은 절을 올리고 떠났다. 조조가 허도로 돌아가자 손책의 공로를 표문으로 올려 토역장군으로 봉하고 오후의 작위를 내렸다. 또한 강동으로 사자를 보내어 유표를 방어하고 토벌하도록 명령했다. 조조가 궁으로 돌아오자 여러 관리들이 인사했다. 순욱이 물었다. "승상께서 안중에서 천천히 움직이셨는데, 어떻게 반드시 승리할 줄 아셨습니까?" 조조가 대답했다. "그들은 후퇴할 길이 없으니 반드시 죽을 각오로 싸울 것이다. 나는 느리게 유인하여 몰래 그들을 도모했기 때문에 반드시 이길 줄 알았다." 순욱은 그 말에 감탄했다. 곽가가 들어오자 조조가 물었다. "그대는 왜 늦었는가?" 곽가는 소매에서 편지 한 통을 꺼내어 조조에게 바치며 말했다. "원소가 사람을 보내어 승상에게 편지를 전하며 공손찬을 공격하려고 군량과 병력을 빌리고자 합니다." 조조가 말했다. "내가 듣기로 원소가 허도를 도모하려 한다고 하더니, 이제 내가 돌아오니 또 다른 꾀를 부리는구나." 그리고 편지를 뜯어 내용을 보았다. 그 글이 교만하게 쓰여 있는 것을 보고 곽가에게 물었다. "원소가 이렇게 무례한데 내가 그를 토벌하고자 하나 힘이 부족하니 어찌하면 좋겠는가?" 곽가가 대답했다. "유항의 싸움을 아시지 않습니까? 고조가 오직 지략으로 이겼듯이, 항우가 비록 강했으나 결국 포로가 되었습니다. 지금 원소에게는 열 가지 패배가 있고, 승상께는 열 가지 승리가 있습니다. 원소의 병력이 비록 많지만 두려워할 것이 없습니다. 원소는 예법이 많고 절차가 번거로우나, 승상께서는 자연스럽게 대처하니 이것이 도리의 승리입니다. 원소는 역동적으로 행동하지만, 승상께서는 순리에 따라 지휘하니 이것이 의리의 승리입니다. 환제와 영제 이래로 정치는 너그러움에서 실패했으나, 원소는 너그러움을 취하고 승상께서는 엄격함으로 고쳐나가니 이것이 통치의 승리입니다. 원소는 외부에는

너그러우나 내부에는 의심이 많아 친척을 많이 기용하지만, 승상께서는 외부는 간단하고 내부는 명확하여 인재를 기용하니 이것이 도량의 승리입니다. 원소는 많은 꾀를 내지만 결단력은 부족하고, 승상께서는 계책을 얻으면 곧바로 실행하니 이것이 꾀의 승리입니다. 원소는 명예를 독차지하려 하지만, 승상께서는 지극한 성실로 사람을 대하니 이것이 덕의 승리입니다. 원소는 가까운 자만 돌보고 먼 자를 소홀히 하지만, 승상께서는 걱정 없이 모든 것을 돌보니 이것이 인의 승리입니다. 원소는 참언을 듣고 혼란스러워지지만, 승상께서는 침윤이 행해지지 않으니 이것이 명철함의 승리입니다. 원소는 옳고 그름이 혼란스럽지만, 승상께서는 법도가 엄격하고 명확하니 이것이 문치의 승리입니다. 원소는 허세를 부리기를 좋아하고 병법의 요점을 모르지만, 승상께서는 적은 병력으로 많은 병력을 이기며 병법을 신처럼 사용하니 이것이 무력의 승리입니다. 승상께서는 이 열 가지 승리를 가지고 있으니 원소를 물리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조조가 웃으며 말했다. "그대의 말이 맞다면, 내가 어찌 대처할 수 있겠는가?" 순욱이 말했다. "곽 봉효의 열 가지 승리와 패배에 대한 말이 저의 의견과 일치합니다. 원소의 병력이 많지만 두려워할 것이 없습니다." 곽가가 말했다. "서주에 있는 여포가 실로 우리의 큰 근심거리입니다. 지금 원소가 북쪽으로 공손찬을 정벌하는 동안 우리는 그가 멀리 떠나 있는 틈을 타 먼저 여포를 제거하고 동남쪽을 정리한 후에 원소를 도모하는 것이 최상의 계책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원소를 공격하는 동안 여포가 허도로 쳐들어올 것이니 해가 적지 않을 것입니다." 조조는 그의 말을 옳게 여겨 동쪽으로 여포를 정벌할 계획을 세웠다. 순욱이 말했다. "먼저 사람을 보내어 유비와 약속하고 그의 회답을 기다린 후에 군대를 움직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조조는 그의 말을 따랐다. 한편으로는 현덕에게 편지를 보내고, 한편으로는 원소에게 후하게 대우하며 원소를 대장군 태위로 봉하고 기주, 청주, 유주, 병주의 도독을 겸하게 하였다. 밀서를 보내어 이렇게 답하였다. "공께서 공손찬을 토벌하시면 내가 도울 것입니다." 원소가 그 편지를 받고 크게 기뻐하며 곧바로 군대를 이끌고 공손찬을 공격했다. 한편, 여포는 서주에 있을 때마다 손님들을 맞이하여 연회를 열 때 진규 부자는 언제나 여포의 덕을 칭송하였다. 진궁이 이를 못마땅하게 여겨 기회를 틈타 여포에게 말했다. "진규 부자가 장군을 아첨하는 것은 그들의 마음을 알 수 없으니 잘 방비해야 합니다." 여포는 화를 내며 말했다. "네가 무슨 근거로 참언을 하여 좋은 사람을 해치려 하느냐?" 진궁은 나가며 탄식했다. "충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니 우리들이 반드시 재앙을 당할 것이다." 그는 여포를 떠나고 싶었으나 차마 떠나지 못했다. 또한 사람들이 비웃을까 두려워하여 하루 종일 우울해했다. 어느 날, 그는 몇 명의 기병을 데리고 소패 지역으로 사냥을 나가 우울함을 풀려고 했다. 그러다가 관도 위에서 한 기수가 말을 타고 급히 달려가는 것을 보았다. 진궁은 의심스러워 사냥터를 버리고 기병을 이끌고 작은 길로 쫓아가 물었다. "너는 어디에서 온 사자이냐?" 그 사자는 여포의 부하인 것을 알고 당황하여 대답하지 못했다. 진궁은 그의 몸을 수색하라고 명령했고, 현덕이 조조에게 보낸 밀서를 발견했다. 진궁은 그 사자와 편지를 함께 여포에게 데려갔다. 여포가 그 이유를 묻자 사자가 대답했다. "조승상이 저를 유주로 보내어 편지를 전하게 했습니다. 이제 회신을 받아 돌아가려는 길입니다. 편지 내용은 알지 못합니다." 여포가 편지를 뜯어 읽어보았다.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명령을 받들어 여포를 도모하려 하니 어찌 밤낮으로 마음을 쓰지 않겠습니까? 다만 병력이 적고 장수가 부족하여 감히 가볍게 움직일 수 없습니다. 승상께서 대군을 일으키신다면, 저는 반드시..."여포는 크게 놀라며 말했다. "조조 놈이 감히 이럴 수가!" 그는 사자를 참수하고, 먼저 진궁과 장패를 보내어 태산의 도적 손관, 오돈, 윤례, 창희와 결속하여 산동 연주 여러 군을 취하게 했다. 고순과 장료에게는 패성을 공격하여 현덕을 치게 하고, 송헌과 위속에게는 서쪽으로 여남과 영을 취하게 했다. 여포는 중군을 총지휘하며 세 갈래로 구원하게 했다. 한편, 고순 등이 군을 이끌고 서주를 떠나 소패에 다다르자,

누군가 현덕에게 이를 알렸다. 현덕은 급히 사람들과 상의했다. 손건이 말했다. "속히 조조에게 급보를 보내야 합니다." 현덕이 말했다. "누가 허도로 가서 급보를 전할 수 있겠는가?" 그때 한 사람이 나서며 말했다. "제가 가겠습니다." 보니 현덕과 같은 고향 사람으로, 성은 간, 이름은 옹, 자는 헌화였다. 현재 그는 현덕의 막하에 있었다. 현덕은 곧바로 간옹에게 서신을 써 주며 밤낮으로 허도로 가서 원군을 요청하게 했다. 동시에 성을 지킬 장비를 정비했다. 현덕은 남문을, 손건은 북문을, 운장은 서문을, 장비는 동문을 지키게 했다. 미축과 그의 동생 미방에게는 중군을 지키며 아내와 아이들을 보호하게 했다. 원래 미축에게는 여동생이 있었는데, 현덕의 첩으로 시집갔기 때문에 중군을 맡긴 것이었다. 고순의 군이 도착하자, 현덕은 적루에서 물었다. "내가 여포와 아무런 원한이 없는데 어찌하여 군을 이끌고 여기에 왔는가?" 고순이 말했다. "네가 조조와 결탁하여 우리 주군을 해치려 하니, 이제 일이 드러났다. 왜 스스로 포박하지 않는가?" 말을 마치자마자 군을 이끌고 성을 공격했다. 현덕은 성문을 닫고 나오지 않았다. 다음 날, 장료가 군을 이끌고 서문을 공격했다. 운장은 성 위에서 그에게 말했다. "공의 품격은 비범한데 어찌하여 도적에게 몸을 맡겼는가?" 장료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운장은 그가 충의가 있는 사람임을 알고 더 이상 악한 말을 하지 않고, 전투에도 나서지 않았다. 장료는 군을 이끌고 동문으로 퇴각했다. 장비가 나가서 맞서 싸우려 했다. 이를 안 관우가 급히 동문으로 달려가 보니, 장비가 이제 막 성을 나서고 장료의 군은 이미 퇴각하고 있었다. 장비가 쫓아가려 하자, 관우가 급히 불러들였다. 장비가 말했다. "저들이 두려워서 퇴각하는데 왜 쫓아가지 않는가?" 관우가 말했다. "저 사람의 무예는 너와 나보다 못하지 않다. 내가 정당한 말로 감동시켜 자책하는 마음이 생겨서 우리와 싸우지 않은 것이다." 장비가 깨닫고는 사졸들에게 성문을 굳게 지키게 하고 더 이상 전투에 나서지 않았다. 간옹이 허도에 도착하여 조조를 만나 전황을 모두 보고했다. 조조가 즉시 모사들을 모아 의논하며 말했다. "내가 여포를 공격하려 하는데, 원소가 방해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유표와 장수가 후방을 어지럽힐까 걱정이다." 순유가 말했다. "두 사람은 최근에 패배하여 감히 가벼이 움직이지 못할 것입니다. 여포는 용맹하니, 만약 원술과 결탁하여 회수와 사수를 종횡한다면 급히 도모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곽가가 말했다. "지금은 그가 처음 배반했으니, 군심이 아직 따르지 않을 때 신속히 공격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조는 그의 말을 따라 즉시 하후돈에게 하후연, 여건, 이전과 함께 군 오만을 이끌고 먼저 출발하게 하고, 자신은 대군을 이끌고 차례로 진군했다. 간옹도 함께했다. 일찍이 정탐병이 이를 고순에게 알렸다. 고순이 여포에게 급히 보고했다. 여포는 먼저 후성, 학맹, 조성을 시켜 이백여 기병을 이끌고 고순을 지원하게 하고, 패성에서 삼십 리 떨어진 곳에서 조조의 군을 맞도록 했다. 자신은 대군을 이끌고 후방을 지원했다. 현덕은 소패성에서 고순이 물러가는 것을 보고, 이는 조조의 군이 도착했음을 알았다. 그는 손건에게 성을 지키게 하고, 미축과 미방에게 집을 지키게 하며, 자신은 관우와 장비와 함께 군을 이끌고 성을 나가 여러 방향으로 진을 치고 조조의 군을 지원했다. 한편, 하후돈이 군을 이끌고 전진하다가 고순의 군과 마주쳤다. 그는 창을 뽑아 들고 말을 타고 나가 싸웠다. 고순이 맞서 싸웠다. 두 말이 서로 교차하며 싸웠는데, 사오십 합이 지나자 고순이 견디지 못하고 패하여 퇴각했다. 하후돈이 말을 몰아 추격했다. 고순이 진을 돌아 달아났다. 하후돈이 집요하게 추격했다. 진 위에서 조성이 이를 보고 몰래 활을 당겨 화살을 쏘았다. 정확히 맞추어 하후돈의 왼쪽 눈을 꿰뚫었다. 하후돈이 큰 소리로 외치며 급히 손으로 화살을 뽑았으나, 눈알까지 뽑혀 나왔다. 그는 크게 외쳤다. "부친의 정기와 모친의 피를 버릴 수 없다!" 그는 그것을 입에 넣고 씹어 삼켰다. 다시 창을 뽑아 말을 몰아 조성을 공격했다. 조성이 미처 방어하지 못하고 얼굴에 창을 맞아

죽었다. 양쪽 군사들이 이를 보고 모두 놀랐다. 하후돈이 조성을 죽이고 말을 몰아 돌아왔다. 고순이 뒤에서 쫓아와 군을 이끌고 일제히 공격하니, 조조의 군이 크게 패했다. 하후연이 형을 구하며 퇴각했다. 여건과 이전이 패잔병을 이끌고 제북으로 퇴각하여 진을 쳤다. 고순이 승리하고 군을 이끌고 돌아가 현덕을 공격하려 하자, 마침 여포의 대군도 도착했다. 여포는 장료와 고순과 함께 군을 세 갈래로 나누어 현덕, 관우, 장비의 세 진영을 협공했다. 그야말로: "눈을 씹어먹는 맹장이라도 싸울 수 있지만, 화살에 맞은 선봉은 오래 버틸 수 없다." 현덕의 승패가 어떻게 될지는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조조는 의대조를 보고 여러 모사들과 상의하여 헌제를 폐위하고 덕이 있는 사람을 세우려 했다. 정욱이 간언했다. "명공이 사방을 진동시키고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것은 한나라의 명분을 받들기 때문입니다. 지금 제후들이 평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폐위를 논하면 반드시 전쟁이 일어날 것입니다." 조조는 이를 멈추고 동승 등 다섯 명과 그들의 가족들을 각 문 앞에서 참수하도록 했다. 죽은 자가 모두 700여 명이었다. 성 안의 관민들이 이를 보고 눈물을 흘리지 않은 자가 없었다. 후세 사람들이 동승을 애도하며 시를 지었다. "밀조를 전하고 의대에 새기니, 천자의 말씀이 금문에서 나왔네. 옛날에는 구해주었는데, 오늘 다시 은혜를 받네. 나라를 걱정하다 마음의 병이 되고, 간신을 제거하다 꿈에서도 떠나지 않네. 충정은 천고에 남아, 성공과 실패를 누가 다시 논하랴." 또한 왕자복 등 네 사람을 애도하며 시를 지었다. "간언을 새겨 충성을 다했네. 당당히 군주와 아버지의 은혜를 갚으려 했네. 붉은 마음은 백 명을 버려도 아깝지 않고, 충성된 마음은 천추에 충분하네." 조조가 동승 등 여러 사람을 죽인 후에도 화가 풀리지 않아 칼을 들고 궁으로 들어가 동귀비를 죽이려 했다. 동귀비는 동승의 여동생으로, 황제의 총애를 받아 이미 임신 5개월이었다. 그날 황제가 후궁에서 복황후와 동승의 일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는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었다. 갑자기 조조가 칼을 들고 들어와 얼굴에 노기를 띠고 있었다. 황제가 크게 놀라 얼굴이 창백해졌다. 조조가 말했다. "동승이 반역을 꾀했는데, 폐하께서는 알고 있었소?" 황제가 말했다. "동탁은 이미 죽지 않았소?" 조조가 큰 소리로 말했다. "동탁이 아니라 동승이오!" 황제가 떨며 말했다. "짐은 정말 몰랐소." 조조가 말했다. "손가락을 베어 조서를 고친 것을 잊었소?" 황제가 대답하지 못했다. 조조가 무사들을 꾸짖어 동귀비를 잡아오게 했다. 황제가 말했다. "동귀비는 임신 5개월이니, 승상께서 불쌍히 여겨주시오." 조조가 말했다. "하늘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나는 벌써 해를 입었을 것이오. 어찌 다시 이 여자를 남겨 후환을 만들겠소?" 복황후가 말했다. "냉궁으로 보내고 출산 후에 죽여도 늦지 않소." 조조가 말했다. "이 역적의 씨를 남겨 어미에게 복수를 하게 하려는 것이오?" 동귀비가 울며 말했다. "온전한 시체로 죽게 해주시오. 드러내지 말아주시오." 조조가 흰 비단을 가져오게 했다. 황제가 울며 동귀비에게 말했다. "그대는 저승에서 짐을 원망하지 말아주오!" 말이 끝나자 눈물이 비 오듯 내렸다. 복황후도 크게 울었다. 조조가 화를 내며 말했다. "아직도 딸아이 같은 짓을 하는가!" 무사들에게 명해 동귀비를 궁문 밖으로 끌고 가 목을 졸라 죽였다. 후세 사람들이 동귀비를 애도하며 시를 지었다. "봄 궁전에서 은혜를 받았으나 헛되었고, 슬프게도 용의 씨앗이 함께 버려졌네. 당당한 황제가 구하지 못하고, 얼굴을 가리고 눈물만 봅니다." 조조는 궁을 지키는 관리들에게 말했다. "이후 외척 종족이 내 명을 받들지 않고 궁문에 들어오면 참수하라. 지키지 않는 자도 같은 죄로 다스리겠다." 또한 심복 3천 명을 뽑아 어림군을 채워 조홍에게 통솔하게 하여 경계를 삼았다. 조조가 정욱에게 말했다. "지금 동승 등을 죽였으나 아직 마등과 유비가 남아있으니 제거하지 않을 수 없다." 정욱이 말했다. "마등은 군을 이끌고 서량에 주둔하고 있어 쉽게 취할 수 없습니다. 편지로 위로하여 의심을 품지 않게 하고, 서울로 유인해 도모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유비는 현재 서주에 있어 분포된 형세로 쉽게 적을

만들 수 없습니다. 더구나 지금 원소가 군사를 관도에 주둔시키고 늘 허도를 도모하려 합니다. 우리가 하루아침에 동쪽으로 출정하면 유비는 반드시 원소에게 구원을 청할 것입니다. 원소가 틈을 타 공격하면 어찌 감당하겠습니까?" 조조가 말했다. "그렇지 않소. 유비는 인걸이오. 지금 치지 않으면 그의 날개가 완성된 후 도모하기 어렵소. 원소는 비록 강하나 일이 많아 의심이 많아 결정하지 못하니 걱정할 것이 없소." 바로 그때 곽가가 외부에서 들어왔다. 조조가 물었다. "내가 유비를 치려 하는데, 원소가 걱정이 되오. 어떠한가?" 곽가가 말했다. "원소는 성격이 느리고 의심이 많으며, 모사들이 서로 시기하니 걱정할 것이 못됩니다. 유비가 새로 군을 정비했으나 아직 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으니, 승상이 군을 이끌고 동쪽으로 출정하면 한 번 싸워 이길 수 있습니다." 조조가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정말 내 뜻과 같소." 이에 20만 대군을 일으켜 군사를 다섯 갈래로 나누어 서주로 내려갔다. 첩자가 이를 알아차리고 서주로 알렸다. 손건이 먼저 하비로 가서 관우에게 알리고, 이어 소패로 가서 현덕에게 알렸다. 현덕이 손건과 상의하여 말했다. "이는 반드시 원소에게 구원을 청해야 위기를 면할 수 있다." 이에 현덕이 편지 한 통을 써서 손건을 하북으로 보냈다. 손건이 먼저 전풍을 만나 그 사정을 말하고 소개를 부탁했다. 전풍이 즉시 손건을 데리고 원소를 만나러 갔다. 원소는 얼굴이 초췌하고 의관이 흐트러져 있었다. 전풍이 말했다. "오늘 주공께서 어찌 이리 초췌하십니까?" 원소가 말했다. "나는 이제 죽을 것 같소!" 전풍이 말했다. "주공께서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원소가 말했다. "내가 다섯 아들을 두었는데, 그중 가장 어린 아들이 내 마음에 쏙 들었소. 그런데 지금 옴에 걸려 목숨이 위태롭소. 내가 어찌 다른 일을 논할 마음이 있겠소?" 전풍이 말했다. "지금 조조가 동쪽으로 유현덕을 치려 하니 허창이 비었소. 의병을 일으켜 들어가면 위로는 천자를 보호할 수 있고, 아래로는 만민을 구할 수 있소. 이것은 쉽게 얻을 수 없는 기회이니, 명공께서 재단하시오." 원소가 말했다. "나도 이 계획이 가장 좋다는 것을 알지만, 내 마음이 어지러워 불리할까 두렵소." 전풍이 말했다. "무엇이 어지럽다는 것이오?" 원소가 말했다. "다섯 아들 중 이 아들이 가장 특별하게 태어났소. 만약 잘못되면 내 목숨도 끝이오." 결국 원소는 결심하지 못하고 손건에게 말했다."그대는 돌아가 유비에게 이 이유를 말하시오. 만약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나를 찾아오라. 내가 도와줄 방도가 있소." 전풍이 지팡이로 땅을 치며 말했다. "이 난세에 어린아이의 병으로 이 기회를 놓치다니, 큰일을 그르쳤구나! 통탄할 일이로다!" 발을 구르며 길게 한숨을 쉬고 나갔다. 손건은 원소가 병력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하자 별 수 없이 밤낮으로 달려 소패로 돌아와 유비를 만났다. 모든 일을 전하니 유비가 크게 놀라 말했다. "이렇게 되면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장비가 말했다. "형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조조의 군대가 멀리서 왔으니 분명 피로할 것입니다. 그들이 도착하자마자 먼저 기습해 진영을 습격하면 조조를 격파할 수 있습니다." 유비가 말했다. "너를 오로지 용맹한 자라고만 생각했는데, 전에 유대를 잡을 때는 꽤 계략을 썼더니, 이번에 내놓은 계책 또한 병법에 맞는구나." 이에 따라 병력을 나누어 진영을 습격하기로 했다. 한편 조조는 군사를 이끌고 소패로 향했다. 가는 도중, 갑자기 광풍이 불어오더니 큰 소리와 함께 한 면의 치기가 부러졌다. 조조는 즉시 군사들에게 멈추게 하고 모사들을 모아 길흉을 물었다. 순욱이 말했다. "바람은 어느 방향에서 불어왔소? 어떤 색의 깃발이 부러졌소?" 조조가 말했다. "바람은 동남쪽에서 불어왔고, 각의 치기가 부러졌소. 깃발은 청홍 두 가지 색이오." 순욱이 말했다. "다른 일은 아니오. 오늘 밤 유비가 틀림없이 진영을 습격할 것이오." 조조가 고개를 끄덕였다. 갑자기 모개가 들어와 말했다. "방금 동남풍이 불어와 청홍 치기 한 면이 부러졌소. 주공께서는 이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조가 말했다.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모개가 말했다. "제 생각에는 오늘 밤 반드시 누군가가 진영을 습격할 것이오." 후인이

시로 감탄하여 말했다. "아, 황실의 후손이 고난에 빠졌으니, 분병으로 진영을 습격해 성공을 이루었구나. 그러나 치기가 부러진 것은 징조가 있으니, 하늘이 어찌 간웅을 방치한단 말인가?" 조조가 말했다. "하늘이 나를 도우니, 즉시 대비하라." 이에 아홉 개의 부대로 나누어 하나만 남기고 앞에 가짜 진영을 세우고 나머지 군사들은 팔면에 매복시켰다. 그날 밤 달빛이 희미하게 비쳤다. 유비는 좌측에, 장비는 우측에 두 부대로 나누어 출발하며 손건만 소패를 지키게 했다. 장비는 자신이 계책이 성공할 줄 알고 경무병을 이끌고 앞서 조조의 진영으로 돌진했으나, 진영에는 사람과 말이 거의 없었고 사방에서 불빛이 일어나며 함성이 울려 퍼졌다. 장비가 계략에 빠진 것을 알고 급히 진영을 빠져나가려 했으나, 동쪽에는 장요, 서쪽에는 허저, 남쪽에는 우금, 북쪽에는 이전, 동남쪽에는 서황, 서남쪽에는 악진, 동북쪽에는 하후돈, 서북쪽에는 하후연의 군사가 덮쳤다. 장비는 좌우로 돌진하며 앞을 막고 뒤를 막았으나, 그가 이끄는 군사들은 본래 조조의 군사들이었기에 상황이 급박해지자 모두 항복해 버렸다. 장비는 서황과 맞닥뜨려 크게 싸우다, 뒤이어 악진이 도착하자 장비는 피로 길을 뚫고 나와 겨우 수십 기만이 따랐다. 소패로 돌아가려 했으나 길이 막혔고, 서주와 하비로 가려 했으나 조조의 군대가 막을까 두려웠다. 길이 없음을 깨닫고 망당산으로 향했다. 한편 유비는 군사를 이끌고 진영을 습격하려 했으나, 진영 문에 가까워지자 함성이 크게 울려 퍼지며 뒤에서 한 군대가 쳐들어와 절반의 군사를 먼저 막아섰다. 하후돈이 도착했다. 유비는 포위를 뚫고 도망쳤으나, 하후연이 뒤에서 쫓아왔다. 유비가 돌아보니 겨우 삼십여 기만이 따르고 있었다. 급히 소패로 돌아가려 했으나, 이미 소패 성 안에서 불이 일어나고 있었다. 소패를 버리고 서주와 하비로 가려 했으나, 조조의 군대가 사방을 막고 있었다. 유비는 길이 없음을 깨닫고 원소가 한 말을 떠올렸다. "만약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를 찾아오라." 이에 잠시 원소에게 몸을 의탁하기로 하고 청주로 향했다. 길을 가는데 이전이 길을 막았다. 유비는 홀로 말을 타고 북쪽으로 도망쳤고, 이전은 동행한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유비는 홀로 말을 타고 청주로 달려 하루에 삼백 리를 달려 청주 성 아래에 도착해 문을 두드렸다. 문지기가 이름을 물어보고 자사에게 알렸다. 자사는 원소의 장남 원담이었다. 원담은 평소 유비를 존경하여, 그가 홀로 말을 타고 왔다는 소식을 듣고 즉시 문을 열어 맞이했다. 유비를 공청으로 데리고 가서 자세히 물었다. 유비는 병패하여 몸을 의탁하러 왔다고 말했다. 원담은 유비를 관역에 머물게 하고, 아버지 원소에게 편지를 보내고 주의 군사를 보내 유비를 호송하게 했다. 평원 경계에 이르자 원소가 직접 삼십 리를 나와 유비를 맞이했다. 유비가 절하며 감사하자, 원소도 급히 답례하며 말했다. "어제 아들이 병이 나서 구원하지 못해 마음이 불편했소. 오늘 다행히 만나게 되어 평생의 갈망이 풀리는구려." 유비가 말했다. "고난에 처한 유비가 오래전부터 문하에 몸을 의탁하고자 했지만 기회가 없었소. 이제 조조에게 공격을 받아 처자식이 모두 포로가 되어 낯을 가리지 않고 찾아왔소. 받아주시면 반드시 보답하겠소." 원소가 크게 기뻐하며 매우 후하게 대우하고 함께 기주에 머물렀다. 한편 조조는 그날 밤 소패를 점령하고 곧바로 서주를 공격했다. 미축과 간옹은 성을 지키지 못하고 성을 버리고 도망쳤다. 진등은 서주를 헌납했다. 조조는 대군을 이끌고 성에 들어가 백성을 안정시키고 나서 모사들을 불러 하비를 점령할 계책을 논의했다. 순욱이 말했다. "운장은 유비의 처자를 보호하며 이 성을 죽을 힘을 다해 지키고 있습니다. 속히 점령하지 않으면 원소에게 빼앗길까 두렵습니다." 조조가 말했다. "나는 본래 운장의 무예와 인재를 사랑하여 그를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소. 사람을 보내 설득하여 항복시키는 것이 좋겠소." 곽가가 말했다. "운장은 의리가 깊어 반드시 항복하지 않을 것이오. 만약 사람을 보내 설득하면 오히려 해를 입을 것이오." 이때 한 사람이 나와 말했다. "제가 관우와 일면식이 있으니 가서 설득하겠습니다." 모두 그를 보니 장요였다. 정욱이 말했다. "문원이 비록 운장과 옛 인연이 있지만, 내가 보기에

이 사람은 말로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오. 내가 계책이 하나 있으니, 이 사람을 진퇴양난에 빠뜨린 후에 문원이 가서 설득하면 그가 반드시 승상에게 귀부할 것이오." 마치 굴레를 준비해 맹호를 쏘고, 향기로운 미끼를 준비해 큰 물고기를 낚는 것과 같았다. 그의 계책이 무엇인지 다음 글을 보라. 제30회: 관도에서 대패한 본초, 오소를 습격한 맹덕이 양식을 태우다 원소가 군대를 일으켜 관도로 진군했다. 하후돈이 긴급 서신을 보냈다. 조조는 7만의 군사를 일으켜 적을 맞이하러 나가고, 신욱을 허도로 남겼다. 원소의 군대가 출발할 때 전풍이 감옥에서 상소를 올리며 간언했다. “지금은 조용히 수비하며 하늘의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무턱대고 대군을 일으키면 불리할까 두렵습니다.” 봉기가 참언했다. “주공께서 인의의 군대를 일으키셨는데, 전풍은 어찌 이리 불길한 말을 합니까?” 원소는 화가 나서 전풍을 죽이려 했다. 여러 신하들이 간청하여 면했다. 원소는 분개하며 말했다. “내가 조조를 무찌른 후 그의 죄를 엄하게 다스리겠다!” 그리고 군대를 재촉하여 출발했다. 깃발이 들판을 뒤덮고 칼과 검이 숲처럼 빽빽했다. 양무에 이르러 진을 치고 목책을 세웠다. 저수는 말했다. “우리 군대는 비록 많지만, 용맹함이 저들보다 못합니다. 저들 군대는 정예이지만, 양식이 우리보다 부족합니다. 저들은 양식이 없으니 급히 싸우는 것이 유리하고, 우리는 양식이 있으니 천천히 수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을 끌면 저들은 싸우지 않고도 패할 것입니다.” 원소는 화를 내며 말했다. “전풍이 군심을 해쳤는데, 내가 돌아가면 반드시 죽이겠다. 너는 어찌 감히 또 이러는가!” 그리고 저수를 군사들에게 명하여 쇠사슬로 묶어 두었다. “내가 조조를 무찌른 후, 전풍과 함께 죄를 다스리겠다!” 그리하여 명령을 내려 70만 대군을 동서남북으로 나누어 주위에 진을 치고, 90여 리에 걸쳐 연결시켰다. 정탐꾼이 상황을 파악하여 관도로 보고했다. 조조의 군대가 새로 도착했는데, 이 소식을 듣고 모두 두려워했다. 조조는 여러 책사들과 상의했다. 순유가 말했다. “원소의 군대는 비록 많지만 두려워할 것이 없습니다. 우리 군대는 모두 정예병이니, 한 명이 열 명을 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급히 싸우는 것이 유리합니다. 시간이 지체되면 양식이 부족하여 일이 걱정스러워질 것입니다.” 조조는 말했다. “네 말이 내 뜻과 일치한다.” 그리고 명령을 내려 군사들에게 북을 치며 나아가게 했다. 원소의 군대가 맞이하러 오고, 양쪽이 진을 배치했다. 심배가 1만 명의 노수병을 두 날개에 매복시키고, 5천 명의 궁수병을 문기 안에 매복시켜 일제히 발사하게 약속했다. 북소리가 세 번 울리고, 원소는 금투구와 금갑옷, 비단 옷과 옥띠를 두르고 말 위에 서 있었다. 좌우에는 장합, 고람, 한맹, 순우경 등의 장수들이 정렬해 있었다. 깃발과 도끼가 매우 엄숙했다. 조조의 진영에서 문기가 열리고 조조가 말을 타고 나왔다. 허저, 장요, 서황, 이전 등이 각기 병기를 들고 앞뒤로 호위했다. 조조는 채찍으로 원소를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황제 앞에서 너를 대장군으로 추천했는데, 어찌하여 반역을 꾀하는가?” 원소는 분노하며 말했다. “너는 한나라의 이름을 빌려 실제로는 한나라의 도적이다! 죄악이 하늘에 가득 차서 왕망과 동탁보다 더한데, 도리어 남을 반역으로 모함하는가!” 조조는 말했다. “내가 지금 조서를 받들어 너를 토벌하겠다!” 원소는 말했다. “나는 의대조서를 받들어 도적을 토벌하겠다!” 조조는 화가 나서 장요를 내보내 싸우게 했다. 장합이 말을 타고 나와 맞이했다. 두 장수가 40~50합을 싸웠으나 승부가 나지 않았다. 조조는 이를 보고 속으로 감탄했다. 허저가 칼을 휘두르며 말을 몰아 나와 싸움을 도왔다. 고람이 창을 들고 막았다. 네 장수가 맞붙어 싸웠다. 조조는 하후돈과 조홍에게 각각 3천 명의 군사를 이끌고 적진을 돌파하게 했다. 심배가 조조의 군대가 진격하는 것을 보고 신호탄을 쏘게 했다. 양쪽에서 1만 명의 노수병이 일제히 발사하고, 중차 안의 궁수병들이 일제히 나와 앞에서 화살을 난사했다. 조조의 군대는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남쪽으로 급히 달아났다. 원소는 군대를 몰아 추격하여 조조의 군대는 대패하고 관도로 퇴각했다. 원소는 군대를 이동시켜 관도 아래에 진을 쳤다. 심배가 말했다. “지금 10만 명의

군사를 뽑아 관도를 지키고, 조조의 진영 앞에 흙산을 쌓아 군사들이 아래를 내려다보며 화살을 쏘게 하면 됩니다. 조조가 이를 버리고 떠나면, 우리가 이 험한 길목을 차지하고 허창을 함락시킬 수 있습니다.” 원소가 이를 따랐다. 각 진영에서 정예병을 뽑아 철삽과 흙짐을 가지고 조조의 진영 옆으로 가서 흙을 쌓아 산을 만들었다. 조조의 진영 안에서 원소의 군대가 흙산을 쌓는 것을 보고 나가서 돌파하려 했으나, 심배의 궁노병이 목을 막아 진격할 수 없었다. 열흘 안에 50여 개의 흙산을 쌓고, 높은 누대를 세워 궁노병을 배치하여 화살을 쏘게 했다. 조조의 군대는 모두 화살막이를 들고 방어했다. 흙산 위에서 방울 소리가 나면, 화살이 비처럼 내렸다. 조조의 군대는 모두 방패를 쓰고 땅에 엎드렸고, 원소의 군대는 함성을 지르고 웃었다. 조조는 군대가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보고 여러 책사들을 모아 계책을 물었다. 유엽이 말했다. “발석차를 만들어 공격을 막을 수 있습니다.” 조조는 유엽에게 차의 설계를 맡기고, 밤새 발석차 수백 대를 만들어 진영 벽 안에 배치하여 흙산 위의 운제를 향하게 했다. 궁노병이 화살을 쏠 때, 진영 안에서 일제히 발석차를 움직여 포석이 하늘로 날아가 위를 마구 때렸다. 피할 곳이 없어서 궁노병이 수없이 죽었다. 원소의 군대는 그 차를 ‘벽력차’라고 불렀다. 이로 인해 원소의 군대는 감히 높이 올라가 화살을 쏘지 못했다. 심배가 또 하나의 계책을 내놓았다. “군사들로 하여금 철로 된 비밀 통로를 만들어, 조조의 진영 안으로 침투하게 하십시오. 이를 ‘굴자군’이라 부르겠습니다.” 조조의 군대는 원소의 군대가 산 뒤에서 흙구덩이를 파는 것을 보고 조조에게 보고했다. 조조는 다시 유엽에게 계책을 물었다. 유엽이 말했다. “이는 원소의 군대가 밝은 곳에서 공격하지 못하고 어둠에서 공격하여, 비밀 통로를 파서 지하로 진영 안으로 침투하려는 것입니다.” 조조는 말했다. “어떻게 막아야 합니까?” 유엽이 말했다. “진영을 둘러 긴 도랑을 파면, 그 비밀 통로는 쓸모가 없을 것입니다.” 조조는 밤새 군사를 보내 도랑을 팠다. 원소의 군대는 비밀 통로를 파서 도랑에 이르러 결국 들어갈 수 없었고, 군력을 헛되이 소비했다. 조조는 관도를 지키며 8월부터 9월까지 군력이 점점 부족하고 양식이 계속되지 않아, 관도를 버리고 허창으로 퇴각하려 했다. 그러나 망설이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서신을 써서 사람을 보내 허창에 있는 신욱에게 물었다. 신욱이 서신을 보내 답했다. 서신의 대략은 이러했다. “주공의 명을 받아 진퇴의 의문을 결정하라 하시니, 어리석은 제가 생각하기에 원소가 모든 군사를 모아 관도에 집결하여 주공과 결전을 벌이려 합니다. 주공께서는 지극히 약한 힘으로 지극히 강한 적을 상대하고 있습니다.조조는 서신을 받고 크게 기뻐하며 장수들에게 명하여 힘을 다해 지키도록 했다. 원소의 군대는 30여 리 물러섰고, 조조는 장수를 보내 진영을 순찰하게 했다. 서황의 부장 사완이 원소의 군대의 정탐꾼을 잡아 서황에게 데려갔다. 서황이 군중의 상황을 물으니, 정탐꾼은 “곧 한맹이 양식을 운반해올 예정이라 길을 탐지하러 왔다”고 답했다. 서황은 이를 조조에게 보고했다. 순유가 말했다. “한맹은 용맹한 자일 뿐입니다. 경무장을 한 기병 수천을 보내어 중간에서 그를 치고 양식을 끊으면, 원소의 군대는 스스로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조조가 말했다. “누가 갈 수 있겠는가?” 순유가 말했다. “서황을 보내는 것이 좋겠습니다.” 조조는 서황을 보내어 사완과 함께 병사들을 이끌게 하고, 뒤이어 장료와 허저가 군사를 이끌고 지원하게 했다. 그날 밤 한맹이 수천 대의 양식 수레를 이끌고 원소의 진영으로 향했다. 가는 중에 서황과 사완이 군사를 이끌고 길을 막아섰다. 한맹이 말을 몰아 싸움을 걸었다. 서황이 맞서 싸우고, 사완은 양식 수레를 불태웠다. 한맹이 버티지 못하고 말머리를 돌려 도망갔다. 서황은 군사를 재촉하여 모든 양식 수레를 불태웠다. 원소의 군대는 서북쪽에서 불길이 오르는 것을 보고 놀라 의심하고 있을 때, 패전한 군사가 와서 “양식이 약탈당했다”고 보고했다. 원소는 급히 장합과 고람을 보내 큰길을 막게 했으나, 서황이 양식을 태우고 돌아오는 길에 맞닥뜨렸다. 막

싸우려 하는데 장료와 허저의 군대가 뒤에서 도착했다. 양쪽에서 협공하여 원소의 군대를 무찌르고, 네 장수가 합세하여 관도로 돌아왔다. 조조는 크게 기뻐하며 보상을 두텁게 했다. 또 군사를 나누어 진영 앞에 배치하여 각진형을 만들었다. 한맹이 패전하여 돌아가니, 원소는 크게 노하여 그를 죽이려 했다. 여러 신하들이 간청하여 겨우 면했다. 심배가 말했다. “행군에서는 양식이 가장 중요하니, 반드시 엄중히 방비해야 합니다. 오소는 양식을 쌓아둔 곳이니, 반드시 중병을 보내어 지켜야 합니다.” 원소는 말했다. “나는 이미 계획을 세웠으니, 너는 업도로 돌아가 양식을 감독하라.” 심배는 명령을 받고 떠났다. 원소는 대장 순우경에게 부장 수원진, 한거자, 여위황, 조예 등과 2만 명의 군사를 이끌고 오소를 지키게 했다. 순우경은 성격이 강하고 술을 좋아하여 군사들이 그를 두려워했다. 오소에 도착한 후, 매일 여러 장수들과 술을 마셨다. 조조의 군대는 양식이 다해 급히 허창으로 사신을 보내어 순욱에게 양식을 신속히 보내라고 했다. 사신이 서신을 가지고 출발했으나 30리를 가지 못해 원소의 군대에게 잡혀 모사 허유에게 끌려갔다. 허유는 어릴 적 조조와 친구였으나, 지금은 원소의 모사였다. 허유는 사신에게서 조조가 순욱에게 보낸 서신을 찾아내어 원소에게 말했다. “조조가 관도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우리와 대치한 지 오래되어 허창이 비었을 것이니, 군대를 나누어 허창을 기습하면 허창을 점령하고 조조를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지금 조조의 양식이 다하였으니, 이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원소는 말했다. “조조는 꾀가 많으니, 이 서신은 적을 유인하려는 계략일 것입니다.” 허유가 말했다. “지금 취하지 않으면 훗날 도리어 해를 입을 것입니다.” 마침내 업도로부터 사자가 와서 심배의 서신을 전했다. 서신에는 양식 운반에 대한 말이 있었고, 허유가 기주에 있을 때 민간의 재물을 함부로 받은 일도 기록되어 있었다. 원소는 서신을 보고 크게 노하여 말했다. “망나니 같은 놈! 감히 내 앞에서 계책을 내놓다니! 너는 조조와 옛날 인연이 있으니, 지금도 그의 뇌물을 받아 그를 위해 간첩 노릇을 하고 있구나! 본래 목을 베어야 하나, 지금 당장은 참겠으니 당장 물러가라! 앞으로는 만나지 않겠다!” 허유는 나가서 하늘을 보며 탄식했다. “충언은 귀에 거슬리는 법이라더니, 이 아이는 함께 계책을 논할 자격이 없다! 내 자식과 조카가 이미 심배에게 해를 입었으니, 무슨 낯으로 기주 사람들을 보겠는가!” 허유는 칼을 빼어 자결하려 했다. 주변 사람들이 칼을 빼앗으며 말했다. “어찌 이리 가볍게 목숨을 버리려 하십니까? 원소가 직언을 받아들이지 않으니, 훗날 반드시 조조에게 패할 것입니다. 공께서는 조조와 옛날 인연이 있으니, 어둠을 버리고 밝음으로 돌아가십시오.” 이 두 마디 말이 허유를 깨우쳤다. 허유는 곧바로 조조의 진영으로 갔다. 후세 사람은 시로 탄식했다. “본초의 호기가 중원을 덮었으나, 관도에서 대치하며 헛되이 탄식했구나. 만약 허유의 계책이 쓰였다면, 산하는 어찌 조씨의 것이 되었을까?” 허유는 몰래 진영을 나와 조조의 진영으로 갔다가 길목에서 군사들에게 붙잡혔다. 허유는 말했다. “나는 조승상의 옛 친구이니, 빨리 전해라. 남양의 허유가 만나러 왔다고.” 군사가 급히 조조의 진영에 보고했다. 조조는 옷을 벗고 쉬고 있다가 허유가 진영에 왔다는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신을 신을 겨를도 없이 맨발로 나가 맞았다. 멀리서 허유를 보고 손뼉 치며 기뻐하고 함께 손을 잡고 들어갔다. 조조가 먼저 땅에 엎드려 절을 했다. 허유가 놀라며 일으키며 말했다. “공은 한나라의 승상이고 나는 초야의 선비인데, 어찌 이리 겸손하십니까?” 조조가 말했다. “공은 나의 옛 친구이니, 어찌 명예와 지위로 위아래를 가리겠습니까?” 허유가 말했다. “나는 주인을 잘못 선택하여 원소에게 몸을 굽혔으나, 말도 듣지 않고 계책도 따르지 않아서, 이제 그를 버리고 옛 친구를 만나러 왔소. 받아주시오.”조조가 말했다. “자원(순유)이 오니 내 일이 이루어졌소. 원소를 무너뜨릴 계책을 가르쳐 주시오.” 순유가 말했다. “나는 한때 원소에게 경무장을 한 기병으로 허도를 기습하여 양쪽에서 협공하라고 했소.” 조조가 크게 놀라며 말했다. “만약 원소가 그 말을 썼다면, 나의 일이 망했을 것이오.” 순유가 말했다. “공께서는

지금 군량이 얼마나 되오?” 조조가 말했다. “1년을 버틸 수 있소.” 순유가 웃으며 말했다.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오.” 조조가 말했다. “사실 반년치밖에 없소.” 순유가 소매를 털며 일어나 장막 밖으로 나가며 말했다. “나는 성심을 다해 왔는데, 공께서 나를 속이니, 어찌 내가 기대한 바겠소!” 조조가 붙잡으며 말했다. “자원(순유), 화를 내지 마시오. 솔직히 말하겠소. 군중의 양식은 3개월치밖에 없소.” 순유가 웃으며 말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말하길, 맹덕(조조)은 간교한 영웅이라더니, 이제야 알겠소.” 조조도 웃으며 말했다. “병법에 속임수를 싫어하지 않소.” 이어 귀에 대고 낮게 말했다. “군중에는 이달치 양식밖에 없소.” 순유가 크게 말했다. “나를 속이지 마시오. 이미 양식이 다 떨어졌소!” 조조가 놀라며 말했다. “어떻게 알았소?” 순유가 조조와 순욱의 서신을 꺼내 보여주며 말했다. “이 서신은 누구의 것인가?” 조조가 놀라며 물었다. “어디서 얻었소?” 순유가 사신을 잡은 일을 말해주었다. 조조가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자원이 옛정을 생각하여 왔으니, 나를 가르쳐 주시오.” 순유가 말했다. “공께서는 고군으로 대적을 막고 있으면서 급히 승리할 방법을 구하지 않으니, 이는 죽음을 자초하는 길이오. 나에게 계책이 하나 있소. 3일 내에 원소의 백만 군사가 싸우지 않고도 스스로 무너질 것이오. 공께서 들으시겠소?” 조조가 기뻐하며 말했다. “좋은 계책을 듣고 싶소.” 순유가 말했다. “원소의 군량과 물자는 모두 오소에 쌓여 있고, 지금 순우경이 지키고 있소. 순우경은 술을 좋아하여 방비가 없소. 공께서는 정예병을 선택하여 원소의 장수 장기로 가장하여 군량을 호위하는 척하며, 빈틈을 타서 그 군량과 물자를 불태우시오. 그러면 원소의 군대는 3일 내에 스스로 혼란에 빠질 것이오.” 조조가 크게 기뻐하며, 순유를 후하게 대접하고 진중에 머물게 했다. 다음 날, 조조가 친히 마보군사 5천 명을 선택하여 오소로 가서 군량을 탈취하려고 준비했다. 장료가 말했다. “원소가 군량을 쌓아둔 곳에 어찌 방비가 없겠소? 승상께서 가벼이 가지 마시오. 허유의 계략일까 두렵소.” 조조가 말했다. “그렇지 않소. 허유가 온 것은 하늘이 원소를 망하게 하려는 것이오. 지금 우리 군량이 부족하여 오래 버티기 어렵소. 허유의 계책을 쓰지 않으면 앉아서 고통을 기다리는 것과 같소. 그가 계략이 있다면 어찌 나의 진중에 머물겠소? 또한 나도 오소를 탈취하고자 한 지 오래되었소. 이 계책은 반드시 행해야 하니, 그대는 의심하지 마시오.” 장료가 말했다. “또한 원소가 빈틈을 타고 공격할 것을 대비해야 하오.” 조조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이미 잘 계획했소.” 이어서 순유, 가후, 조홍과 함께 허유를 대진을 지키게 하고, 하후돈과 하후연에게 한 군을 맡겨 좌측에 매복하고, 조인과 이점에게 한 군을 맡겨 우측에 매복하여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게 했다. 장료와 허저가 앞에 서고, 서황과 우금이 뒤를 따르며, 조조가 직접 여러 장수들과 함께 5천 명의 병사를 이끌고, 원소 군의 깃발을 달고, 군사들에게 모두 풀을 묶어 지고, 입을 다물게 하여 해질 무렵에 오소를 향해 출발했다. 그날 밤 별빛이 가득했다. 한편, 저수가 원소의 군중에 갇혀 있었는데, 그날 밤 별들이 밝게 빛나는 것을 보고, 감시자를 시켜 중정으로 나가 하늘을 관찰했다. 갑자기 태백성이 거꾸로 움직이며 우수와 두수 사이를 침범하는 것을 보고 크게 놀라며 말했다. “재앙이 닥치겠구나!” 이어 밤새 원소를 찾아가 만나기를 청했다. 원소는 이미 술에 취해 잠들었으나, 저수가 급한 일이 있다고 하여 들어오라고 했다. 저수가 말했다. “막 하늘의 별을 보니, 태백성이 유수와 귀수 사이에서 거꾸로 움직이고, 빛이 우수와 두수 사이로 흘러 들어갔소. 이는 도적이 군량을 탈취하려는 징조이니, 오소를 방비하지 않으면 안 되오. 급히 정예병을 보내어 산길을 순찰하게 하여 조조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하시오.” 원소가 화를 내며 말했다. “너는 죄인이면서 어찌 감히 헛소리로 사람을 현혹하는가!” 이어 감시자에게 말했다. “내가 너를 가두라고 했는데, 어찌 감히 풀어주었느냐!” 이어 감시자를 참수하고, 다른 사람을 시켜 저수를 감시하게 했다. 저수가 울며 말했다. “우리 군이 아침저녁으로 망할 것이니, 내 시체가

어디에 떨어질지 알 수 없구나!” 후세 사람들이 시로 탄식했다. “거슬리는 충언은 도리어 원수가 되어, 독재자 원소는 계모가 적었구나; 오소의 군량이 떨어지니 근본이 뽑히고, 여전히 기주를 지키려 하네.” 한편, 조조는 군을 이끌고 밤에 행군하며, 원소의 별진을 지나갔다. 진병이 어느 군대냐고 물었다. 조조는 사람을 시켜 말했다. “장기가 오소로 군량을 호위하러 가는 것이오.” 원소의 군대는 자기 깃발을 보고 의심하지 않았다. 여러 곳을 지나며 모두 장기의 병사라고 속여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았다. 오소에 도착하니, 이미 사경이 지나갔다. 조조는 군사들에게 풀을 묶어 주변에 불을 지르게 하고, 여러 장수들은 북을 치며 곧바로 쳐들어갔다. 순우경은 여러 장수들과 술을 마시고 취해 장막에 누워 있었다. 북소리를 듣고 급히 일어나 물었다. “왜 이렇게 시끄러운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조조의 군사들에게 끌려 나갔다. 수원진과 조예가 군량을 운반하던 중, 오소에 불이 나는 것을 보고 급히 구원하러 왔다. 조조의 군사들이 보고하여 말했다. “도적병이 뒤에 있으니, 군을 나누어 막아야 하오.” 조조가 크게 외쳤다. “여러 장수들은 힘껏 앞으로 나아가라. 도적병이 뒤에 오면 그때 돌아서 싸우라!” 이리하여 여러 군사들이 앞다투어 공격했다. 잠시 후, 불꽃이 사방에서 일어나고 연기가 하늘을 가렸다. 수원진과 조예가 군을 이끌고 구원하러 왔으나, 조조가 말을 돌려 싸웠다. 두 장수가 적을 막지 못하고 모두 조조의 군사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군량과 물자는 모두 불타버렸다. 순우경은 포로가 되어 조조를 만나니, 조조는 그의 귀와 코, 손가락을 잘라 말에 묶어 원소의 진영으로 돌려보내어 모욕했다. 한편, 원소는 장막에 있다가 북쪽에서 불빛이 하늘을 가득 채운 것을 보고, 오소가 함락된 것을 알고 급히 장수들을 불러 구원하러 보내려고 했다. 장합이 말했다. “내가 고람과 함께 구원하러 가겠소.” 곽도가 말했다. “안 됩니다. 조조가 군량을 탈취하려면 조조가 친히 올 것이오.조조가 말했다. “나는 이미 직접 출전했으니, 진영은 비어 있을 것이다. 병력을 풀어 조조의 진영을 먼저 공격할 수 있다. 조조가 이를 들으면 반드시 급히 돌아올 것이다. 이것이 손빈의 '위나라를 포위하여 조나라를 구한다'는 계책이다.” 장합이 말했다. “아닙니다. 조조는 계책이 많아 외출할 때 반드시 내부를 대비하여 불시에 대비할 것입니다. 지금 조조의 진영을 공격하다가 실패하면, 우리가 모두 사로잡힐 것입니다.” 곽도는 말했다. “조조는 군량을 탈취하는 데만 신경 쓰고 있을 것이니 진영에 병력을 남기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세 번이나 조조의 진영을 습격하기를 청했다. 원소는 마침내 장합과 고람에게 군사 5천 명을 이끌고 관도로 가서 조조의 진영을 공격하게 하고, 장기를 시켜 군사 1만 명을 이끌고 오소를 구원하게 했다. 한편, 조조는 순우경의 부대를 무찌르고 그들의 옷과 깃발을 모두 탈취하여 순우경의 패잔병으로 가장하고 진영으로 돌아갔다. 산속의 좁은 길에서 장기의 군마를 만났다. 장기의 군대가 물었다. “너희들은 누구냐?” 패잔병들은 “우소에서 패하여 돌아가는 군사들이다”라고 답했다. 장기의 군대는 의심하지 않고 말을 몰아 지나갔다. 장료와 허저가 갑자기 나타나 크게 외쳤다. “장기, 도망가지 마라!” 장기는 손 쓸 틈도 없이 장료에게 베여 말에서 떨어졌다. 장기의 병사들은 모두 죽임을 당했다. 또 사람을 시켜 먼저 거짓 보고를 했다. “장기가 이미 우소의 병사들을 무찔렀다.” 원소는 더 이상 우소에 지원군을 보내지 않고, 병력을 관도로 보냈다. 한편 장합과 고람이 조조의 진영을 공격했으나, 좌측에는 하후돈, 우측에는 조인, 중로에는 조홍이 함께 나와 삼면에서 공격하니 원소의 군대는 대패했다. 지원군이 도착했을 때, 조조가 뒤에서 다시 공격하여 사방에서 포위하고 섬멸했다. 장합과 고람은 겨우 도망쳤다. 원소는 우소의 패잔병을 수습하여 진영으로 돌아갔는데, 순우경은 귀와 코, 손발이 모두 잘려 있었다. 원소는 물었다. “어떻게 우소를 잃었는가?” 패잔병은 말했다. “순우경이 술에 취해 누워 있었기 때문에 저항할 수 없었습니다.” 원소는 노하여 즉시 순우경을 참수했다. 곽도는 장합과 고람이 돌아와 원소에게 사실을 말할까 두려워 먼저 원소에게 참언했다. “장합과 고람은 주군의 군대가 패하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기뻐했을 것입니다.” 원소는 말했다. “어찌 그런 말을 하는가?” 곽도가 말했다. “두 사람은 본래 조조에게 항복하려는 마음이 있었으니, 이번에 진영을 공격할 때 일부러 힘을 쓰지 않아 병사들이 손실된 것입니다.” 원소는 크게 노하여 두 사람을 긴급히 소환하여 처벌하려 했다. 곽도는 먼저 사람을 보내 두 사람에게 말했다. “주군이 너희를 죽이려 한다.” 원소의 사자가 도착했을 때, 고람이 물었다. “주군이 우리를 부르는 이유가 무엇인가?” 사자가 말했다. “알지 못한다.” 고람은 즉시 검을 뽑아 사자를 베었다. 장합은 크게 놀랐다. 고람이 말했다. “원소가 참언을 믿고 있으니, 우리가 앉아서 죽음을 기다릴 수는 없다. 차라리 조조에게 투항하는 것이 낫다.” 장합이 말했다. “나도 오래전부터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본부 병력을 이끌고 조조의 진영으로 투항했다. 하후돈이 말했다. “장합과 고람이 투항했으나, 그 진위를 알 수 없다.” 조조가 말했다. “나는 은혜로 대할 것이다. 비록 다른 마음이 있더라도 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진영의 문을 열고 두 사람을 들였다. 두 사람은 무기를 버리고 조조에게 무릎을 꿇고 절했다. 조조는 말했다. “만약 원소가 두 장군의 말을 들었다면, 이렇게 패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두 장군이 투항했으니, 미자(微子)가 은나라를 떠난 것과 같고, 한신(韓信)이 한나라로 돌아온 것과 같다.” 그래서 장합을 편장군 도정후로, 고람을 편장군 동래후로 봉했다. 두 사람은 크게 기뻐했다. 한편 원소는 이미 허유를 잃고, 장합과 고람을 잃고, 우소의 군량까지 잃어 군심이 불안했다. 허유는 조조에게 속히 진군할 것을 권했고, 장합과 고람은 선봉을 맡겠다고 청했다. 조조는 따랐다. 즉시 장합과 고람에게 군사를 맡겨 원소의 진영을 공격하게 했다. 그날 밤 삼경에 세 갈래로 나누어 진영을 습격했다. 날이 밝을 때까지 혼전하여 각자 군사를 수습했으나 원소의 군대는 절반 이상이 전멸했다. 순유가 계책을 바쳤다. “지금 인마를 나누어 한쪽은 산조를 취하고, 한쪽은 업군을 공격하겠다고 소문을 퍼뜨리십시오. 원소는 이를 듣고 당황하여 병력을 나누어 우리를 막을 것입니다. 우리가 그들이 병력을 나눌 때 공격하면 원소를 무찌를 수 있습니다.” 조조는 그 계책을 따라 대소 군사들에게 사방으로 소문을 퍼뜨리게 했다. 원소의 군대는 이를 듣고 보고했다. “조조가 군사를 나누어 한쪽은 업군을 취하고, 한쪽은 이양을 공격하러 갔습니다.” 원소는 크게 놀라 급히 원상에게 군사 5만을 나누어 업군을 구원하게 하고, 신명에게 군사 5만을 나누어 이양을 구원하게 했다. 그날 밤 출발했다. 조조는 원소의 군대가 움직인 것을 탐지하고 대군을 나누어 팔로에서 원소의 진영을 직접 공격했다. 원소의 군대는 싸울 의지를 잃고 사방으로 도망쳤다. 결국 대패했다. 원소는 갑옷을 입을 틈도 없이 단옷에 수건을 두르고 말을 탔다. 어린 아들 원담이 뒤따랐다. 장료, 허저, 서황, 우금 네 장수가 군사를 이끌고 원소를 추격했다. 원소는 급히 강을 건너며 도서와 금보를 모두 버리고 800여 기병만 이끌고 도주했다. 조조의 군대는 추격하지 못하고 남겨진 물품을 모두 얻었다. 8만여 명을 죽였고, 피는 도랑을 가득 채웠으며, 물에 빠져 죽은 자는 셀 수 없었다. 조조는 완전한 승리를 거두고 얻은 금보와 비단을 군사들에게 상으로 주었다. 문서 중에서 서신 한 묶음을 발견했는데 모두 허도와 군중의 여러 사람들이 원소와 몰래 통하는 서신이었다. 좌우의 사람들이 말했다. “이를 하나하나 대조하여 이름을 적고 처벌해야 합니다.” 조조는 말했다. “원소의 강성한 때에도 나조차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었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이야 더하겠는가?” 그래서 모두 불태우게 하고 다시 묻지 않았다. 한편 원소는 군대가 패하여 도망쳤고, 저수는 감금되어 도망치지 못하고 조조의 군대에게 사로잡혀 조조를 만났다. 조조는 저수를 알고 있었다. 저수는 조조를 보고 크게 외쳤다. “저수는 항복하지 않는다!” 조조는 말했다. “본초(원소)는 무모하여 그대의 말을 쓰지 않았으니, 어찌하여 아직도 집착하는가? 내가 만약 그대를 일찍 얻었다면 천하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두텁게 대우하며 군중에 머물게 했다. 저수는 군중에서 말을 훔쳐 원씨 집안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조조는 노하여 그를 죽였다. 저수는 죽음에 이르러서도 얼굴빛이 변하지 않았다. 조조는 탄식하며 말했다. “나는 충의로운 인재를 잘못 죽였다!” 후하게 장례를 치르고 황하 나루터에 묻어주었다. 그의 무덤에 ‘충렬한 저군의 무덤’이라고 새겼다. 후세 사람들이 시로 찬양했다. “하북에 명사가 많으니, 충성스럽고 정직한 저군이 으뜸이라. 눈빛으로 진법을 알고, 얼굴을 들어 천문을 알다. 죽기까지 마음은 철 같고, 위기를 당하여 기세는 구름 같구나. 조공이 그 의로운 기개를 존경하여 특별히 외로운 무덤을 세웠도다.” 조조는 공격을 명령했다. "세력이 약한 것은 계산이 많아 이기고, 병력이 강한 것은 계책이 적어 망한다."